민노씨.네 __ 파워블로거 상업화 논란 단상 : 사람이라는 궁극의 매체이자 메시지에 대해

어제 낮 진보네트워크 회의실(여경님 감사 :)에서 KBS <소비자고발> 담당 피디와 짧게 인터뷰했다. 주제는 소위 '파워블로거 상업화 논란. 담당 피디 이야기로는 '베비로즈' 건 때문에 부랴부랴 기획한 건 전혀 아니고, 이전부터 기획했는데, 베비로즈 사건이 터졌다고 하더라. 내 지난 글들, 특히 프레스블로그 관련글을 보고 이메일로 연락하게 됐다고. 인주찾기 동인들께 조언을 구한 끝에 인터뷰하지 말까 하다, 결국 했다. 본방은 다음 주 금요일에 나간다고 하더라. 뭐 1시간 남짓 인터뷰 했지만 결국은 잘 나와봐야 1분 정도일 듯. 8월 초/중반 쯤 한번 더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 다룰지도 모른다고 한다. 암튼 1분 보다는 긴, 간략한 요약본을 여기에 옮긴다. 이 글을 부랴부랴 쓴 건, 친애하는 한 블로거벗께서 내일 아침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에 동일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실 예정이기 때문. 눈꼽만큼이라도 참조가 될까 싶어서 메일에 썼던 글을 추고해서 옮겨온다.  


1. 블로그 마케팅 / 블로그 상업화에 대해 : 그리고 희생양이 가리는 것들  
상업화 그 자체로는 좋다/나쁘다를 논하기 어렵다. 상업화가 무조건 나쁜 것이었다면 자본주의 시스템은 성립 불가능했을 거다. 다만 블로그 상업화를 상대적으로 좀더 우려가 하는 이유가 있다면 블로그라는 미디어 속성상 개인의 체험에 바탕한 리뷰와 광고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독자에게도 리뷰와 광고를 구별할 수 있는 역량, 미디어 리터러시랄까, 비평 감수성이랄까, 이런게 필요하다고 본다. 강조하고 싶은 건 자동차에 흠이 있다고 광고모델을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물론 해당 블로거를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는 전혀 아니고), 블로그 마케팅 문제에 있어 블로거 그 개인에게 비난의 초점이 맞춰지는 건 문제를 만든 구조적 원인들에 눈감게 하고, 진짜 문제들을 가리는 '희생양' 세우기 우려가 있다고 본다.  

2. TNM 부분, 윤리선언, 가이드라인 등 : 극단적 요약  
옴니아 2 빨아주기 논란 이후 자정작용, 리뷰와 광고의 경계세우기에 대한 블로그계 논란을 TNM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은 평가한다. 다만 투명성을 위한 자정 작업이 '윤리선언'이나 '내부적 가이드라인'으로 실효성을 얻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모순(특히 포털의 유통시스템)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 물론 그때 블로거들이 자기 양심껏 리뷰(라기 보다는 광고글)를 썼는지는 그 블로거들만 알겠지.

3. 대행업체가 더 문제일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이다. 대부분 재주는 곰(블로거)가 부리고, 왕서방은 뒤로 숨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왕서방과 곰에게 판을 제공한(측면이 강한) 포털 유통시스템에 대해선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고, 내가 그 "사람"을 "인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에, 블로그라는 미디어의 속성상, 블로그는 일인미디어의 속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그 블로그(거)에게만 책임을 돌리기 쉬운 것 같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구조를 등한시 한채 블로거 일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은 실효가 없을 것으로 본다.

4.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사람이라는 궁극의 매체이면서 메시지에 대해
인간은 그 자체로 궁극의 매체이면서 동시에 메시지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하는 형식은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독자들은 어떤 블로거의 인격을 그 블로그와 동일시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거를 '인간'으로서 신뢰한 독자들을 생각한다면, 문제를 일으킨 공범? 중 하나인) 블로거 책임이 가볍지는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구조를 바라보지 못하면, 재주 피운 곰만 보면서 '내가 저 곰에게 속았어'라기 보단, 그 곰을 훈련시킨 왕서방, 그리고 왕서방이 판칠 수 있게 만든 포털의 구조, 우리 사회의 비합리성, 모순을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행위를 비판하며, 결과에 흥분하지 말고, 그 원인을 찬찬히 살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사람은 사람대로 피폐해지고, 이 모든 몰상식과 비합리는 끝없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추.
일부(?) 언론에서 블로그 때리기에 들어갔나보다. 자신들 눈에 있는 들보는 못보고, 티끌은 엄청나게 부풀린다. 오늘 오랜만에 필벗들과 술한잔 하면서, "망원경으로 볼 일이 있고, 현미경으로 볼 일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일단 망원경으로 대한민국 인터넷 전반을 훑어 본 뒤에 파워블로거 과대광고 논란을 현미경으로 보든 돋보기로 보든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를 살펴 본 뒤에 뭘 봐도 봤으면 한다. 일전에도 강조했듯, 소위 파워블로거 상업화(이 표현은 참 이상한 표현인데....) 논란에서 기성언론은 줄기차게 직무를 유기했다. 그리고 기성언론들이라고 뭐가 다른가. 트루맛쇼도 그렇고, 삼성 빨아주기도 그렇고, 죄 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물론 친애하는 한 벗의 표현을 빌자면, "(몰상식하고, 기만적인) 블로그 마케팅은 까야 맛"이긴 하다. ㅡ.ㅡ;



* 관련글 : 좀 오래된 글들이지만, 현재의 논의구조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서...;;


* 관련 추천글
(...) 궁극적으로 대중적인 블로그를 쓰는 사람들은 평판(reputation)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것은 지적 거래이다. 블로거는 당신에게 정보와 관점을 준다. 그 댓가로 당신은 그 블로거들에게 당신의 주목과 지적 열정을 바치는 것이다. 당신의 시선을 끌 때 그들은 영향력을 얻는다; 당신은 당신의 눈을 빌려줌으로써 정보를 얻는다. 그들은 유명해지고 영향력을 갖게 된다; 당신은 즐거움을 얻고 정보를 얻는다. 그들은 이를 통해 뭔가를 얻고 당신 역시 뭔가를 얻는다. (페기 누난. Peggy Noonan)
그리고 높은 평판은 궁극적으로는 그 개인 혹은 조직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책을 더 많이 팔건, 프로젝트를 더 많이 수주하건, 컨설팅을 더 많이 따내건, 좀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건, 선거에 이기건, 회사 홍보를 더 잘하건, 또는 광고를 더 많이 따내는 등이다. 그게 아니면 뭔가 정신적 해방구라도 될 듯 하다.

(.....)

아니 누가 와서 보란 것도 아니고 누구나 말할 자유가 있는데, 하드코어를 팔든, 레이싱 걸을 올리건, 연예인 가쉽을 팔든 어떠하리? 안보면 될 것 아닌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악정보가 양질의 정보를 구축해버린 디지털 그레샴 법칙의 시대에 블로그계 마저 타블로그가 진짜 블로그를 대체하는 날이 온다면 우리가 얻는 손실은 여간 큰게 아닐 것이다. 지금이나 몇 십년 후에나 블로그가 타블로이드적 가치에 밀리지 않고 건재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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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우려했던 와이프로거의 상업화가 곪아터지다

    Tracked from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2011/07/14 22:18 del.

    우려했던 것이 드디어 왔다. 네이버 파워 블로거에 주로 서식하는 유명 와이프로거들의 상업화 논란이 한참 거세다. 이들은 아줌마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수 만명의 방문자와 이웃 팬을 거느리고 이를 이용해 기업들(주로 생활용품)과 제휴하여 홍보를 하거나 공동 구매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챙기는 새로운 유망직종으로 떠오른 것. 고학력에 아이를 기르는 것 외에 마땅한 돈벌이가 없던 아줌마들에게 적당한 글솜씨와 괜찮은 DSLR과 부지런함만 갖추면 누구나 유명..

  2. Subject : 블로그의 광고매체화, 찬성하십니까?

    Tracked from 하민혁의 민주통신 2011/07/19 08:51 del.

    블로그가 광고매체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찬성하십니까? 대답은? 이보다 더한 우문이 있을까싶다. 블로그는 개인적인 공간이다. 그런 사적인 영역에 대고 누가 광고를 하라 마라 할 수 있겠으며, 또한 '나는 반대요'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인가? 블로그는 당연히 광고매체로 사용될 수 있다. 블로그가 광고 매체로 사용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더 정확히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말 자체가 무용하다는 의미다. 이같은 전제를 달고 블로그에 광고를 싣는 ...

  3. Subject : 언론사 기자와 파워블로거의 대화

    Tracked from 빈꿈 EMPTYDREAM 2011/07/23 00:36 del.

    2주 전, 한 언론사 기자와 파워블로거 다섯 명이 대담을 가졌다. 원래는 기자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해서 가진 자리였지만, 이번 기회에 기자의 생각도 들어보자 해서 쌍방간 인터뷰가 됐다. 각자 마시는 커피는 스스로 사 마시는 진풍경이 펼쳐질 만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을 비롯한 민감한 내용들이 오갔다. 따라서 기자를 비롯한 모든 블로거들은 익명으로 처리하겠다. 또한 아주 민감한 내용이라 판단되는 것은 삭제하거나 늬앙스만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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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nk 2011/07/06 10:53

    민노씨 결국 인터뷰를 했군요. 방송에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 알겠으나 인터뷰를 요약한 부분(이것의 1/10도 방송을 타지 않겠죠)만 보고 의견을 달겠습니다.

    먼저 TNM 관련 부분에 있어서, 과연 TNM이 옴니아 2 사건 이후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윤리선언, 가이드라인 뭐 이런거야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외부에선 알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런 것 보다는 솔직한 고해성사라도 했다면 비난을 덜 받았을 것입니다.

    대행사가 문제라고 인터뷰한 것 같은데, 사실 대행사보단 그 대행사의 클라이언트인 기업이 더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블로거를 매수(?)해서 호의적인 글을 쓴다거나 호의적인 리뷰를 해주길 원하기 때문에 대행사도 그런 일을 하는거죠. 대행사는 말 그대로 대행을 해주는 것이니까요.

    어제 오늘 삼성이며 LG에서 갑자기 윤리선언이니 뭐니 하고 있죠. 그게 다 자기네들이 구린 부분이 있으니까 호들갑을 떠는게 아니겠습니까. 대행사들이야 철저하게 갑을 관계에서 을이기 때문에 해달라는 것을 해 주면 그만입니다. 물론 그네들도 문제가 있지만 갑인 기업측에서 정상적인 마케팅을 원했다면 그들도 따라서 정상적인 영업을 했으니라 추측합니다.

    민노씨의 마무리 글 내용처럼 피상적인 면만 떠들 것이 아니라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죠. 짧은 공중파의 방송 인터뷰로는 그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게 힘들겠죠. 하지만 이 인터뷰가 100프로 나간다고 해도 제가 보기엔 거악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빠져있는 것 같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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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7/07 05:38

      링크님 취지는 십분 이해합니다만, 긴 사정이야 이메일 글타래를 읽어보셨다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믿고요, 제가 '기업 홍보팀(?)'의 의도를 함부로 단정(?)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2. 이대팔 2011/07/06 15:39

    KBS나 MBC나 SBS등 그 거룩하고? 비싼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사들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그(방송)들을 "X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에서의 'X 묻은 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을 인식하는지를 그 들 면전에서 좀 묻고 싶기는 한데...그래도 그 시덥잖은? 그들 내부에서라도 뭔가 사회정의(이 '사회나 정의'란 말도 '내 통장에 29만원'씨나 2MB가카께서 기만적으로 드립쳐서 혐오스럽기는 하지만)를 위해 눈 부릅뜬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하는 시사프로그램에대한 기대감을 (아직까지)버리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음...정리가 안되네요.-_-;;) 아무튼 왜곡 하려는자가? 왜곡할 의도가 없다고 하여도 그 시스템상 짧게 정리하여 편집하다가 보면 '민노씨'의 본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의 의도가 제대로 만만하게 전달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에 우려스럽지만 그래도 그 인터뷰의 방송 결과물이 좀 잘 나와서 앞으로 이런 저런 여러가지 문제들, 민노님이 블로그에서 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좀더 영향력 있는 매체를 이용하여 폭 넓게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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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7/07 05:41

      앗, 친애하는 이대팔님! : )

      짧은 만남이었지만, 제가 느껴본 바로는, 소비자고발 담당 피디는 의지 충만(좋은 의미에서)이신 듯 하더라구요. 물론 오프 더 레코드로 대팔님께서 말씀하신 그 이야기들도 나눴는데요. 뭐 .... ㅡ.ㅡ;

      저도 인터뷰 내내 정리(중언부언)한 것 같아서... 뭐랄까 워낙에 간결하게 끊는 이야기에는 약해서...;; 앞으론 좀 연습(?)을 해얄까 봐요. 인터뷰가 더 있겠냐만,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글도 만연첸데, 말까지 만연체화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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