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음해에 시달렸습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이명박 후보)
"엄청난 검증의 쓰나미가 몰아 닥칠 것입니다."(박근혜 후보)- 2007년 8월 5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경선 광주합동연설회(광주 구동체육관) 중에서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살짝 떴다가 잠잠해진 것으로 보이는 이 정치적 유행어는 이중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하나는 물론 당사자의 발언 취지처럼 대통령 후보 경선 시절 자신에 대한 음해(?)가 거짓이라는 항변일테다. 다른 하나는, 이게 참 묘한 울림을 주는데, "이거 다 ( = 지금 제가 하는 말까지 포함해서, 아니 그것을 적극적으로 포함해서 모두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처럼 들린다. 즉, 자신이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니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강변처럼 들린다. MB 치하에서 겪은 체험적 맥락이 겹쳐져서 더 그렇게 들리나보다.
자기가 자신에게 면죄부를 부여한다. 나는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나는 "이게 다 거짓말"이라고 선언했으니까. 거짓말을 이미 밝히고 스스로 용서(?)받았으니까 나는 거짓말 해도 돼. 거짓을 당당히 선언하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방식을 우리는 흔히 뻔뻔함이라고 부른다. "부끄러운 줄" 모른다. 그게 한국정치 메뉴얼 1장 1절이다.
정치가 바로 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언어 투명성의 실종이다. 말은 그 자체로 맥락이지만, 현실의 맥락이 말의 맥락을 복잡하게 만들어놓는다. 말이 말로 서지 못하고, 이율배반의 맥락들은 중층적으로 의미들에 겹쳐지고, 그 의미를 교란시킨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 사이의 거리는 극단적으로 벌어진다. 말은 있되 의미는 사라지고, 선언은 있되 행동은 없다.
잠깐 웃자고 쓴 글이지만, 한 정치인의 발언이 이토록 배반적인 울림으로 다가온다는 현실 자체가, 코믹스럽다기 보다는 공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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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 (원출처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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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가가카 포커 페이스크 버전 : 이거 참 재치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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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아점
가카의 이 절실한 외침을 흘려들어선 안된다 http://goo.gl/0P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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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주어(?)가 없는 또하나의 명(?)대사.
왜 '지금 박근혜 후보의 발언은 다 거짓말입니다.'
라고 명확하게 단언 할수 없었을까요?
왜 스스로 대답을 하시지 않고 명확한 주어없이
'여러분'에게 '아시죠?'라고 물었는지 궁금합니다.
연설이라는 속성상 글로 쓰는 것과는 달리 충분히 그렇게 말할 법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명박이라는 정치인의 행적은 "이거 다 거짓말"이라는 항변이 항변이 아니라 강변으로 들린다는 점에서 뭔가 남다른 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정치인들도 방구나 뽕이나 수준이긴 하지만 가카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심지어 단어선택도 잘못된게
주어를 빼려고 했으면 거짓된 사건이라던지, 잘못된 상대방의 말이라던지 목적어라도 분명해야 하는데 저 단어만 놓고보면 자기가 하는말이 거짓이라고 얘기하는것 밖에는 안되죠
문단의 맥락으로 보면 어느 정도 앞에 있는 문장이 뒤에 있는 문장의 의미를 보완해주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역시나 가카의 포스와 결합하면 뭔가 아햏햏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묘한 미로 속에 빠지는 기분이랄까... 그렇습니다. ^ ^;
역시 명민하시셔. ^^ 저는 스토커여요; 어제 트위터에 글 남기셨길래 링크타고 따라갔었다죠~ 근데 그걸 기억하시다니! 와우~ +,.+
제가 영민해서가 아니라 그냥 기억이 되던데 말이죠..^ ^;;;
암튼 이틀 연속 콤보로 댓글 주시니 더 반갑네요. ㅎㅎ
* 링크 제목 수정.
레이디 가가 포커 페이스
-> 레이디 가카 포커 페이크 (유튜브 제목을 이제야 제대로 발견.. 역시 재치있구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