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인터넷 주인찾기 컨퍼런스 3차 준비모임 소고
제3회 인터넷 주인찾기 컨퍼런스는 오는 6.25에 열립니다!
지난 11일에 있었던 인주찾기 컨퍼런스 3차 준비모임을 간략히 정리합니다. 가급적 발언자가 말하고자 한 취지를 살리려고 했지만, 빈약한 메모와 더 빈약한 기억력에 의존하는 한계 때문에 발언자의 취지와 무관하게 쓰여진 부분이 없지 않으리라 예상합니다. 그 오차 부분은 제 기억의 변주이면서 제 해석(혹은 오독)이라고 너그럽게 여겨주시길 바라봅니다. 이하 평서문으로 작성합니다.
일시 : 2011.5.11. 오후 7시~ 오후11시
장소 : 서대문 정동 비스(BIS)
참석자
마냐 : 마냐님께서 오래전부터 블로깅을 해왔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 )
나솔 : 회의를 위해 스위스에서 오셨습니다(물론 구랍니다). 영어교육의 꿈을 갖고 계신 나솔님.
하이커 : 애인과 7년째 알콩달콩 연애중인 인주찾기의 '젊은 피'. 사회에 아주 불만이 많다죠? ^ ^
민노씨 : 접니다.
박준우 : 함께하는 시민행동 활동가이자 '선거법' 문제 전문가십니다. 일명 '곰탱'
필로스 : 인주찾기의 큰 형님. 인터넷 미디어계의 산증인. ㅎㅎ.
뗏목지기 : 제2회 컨퍼런스 참석을 인연으로 새롭게 합류하신 뗏목지기님. 첫 오프라인 회의 참석!
엔디 : 젊은 기자이자, 정말 섬세하고 예민한 글쟁이 엔디님.
백수민 : 엔디님 소개로 오신 한국여성운동연합의 젊은 활동가.
이정환 : 설명이 필요없는 이정환닷컴의 이정환
써머즈 : 인주찾기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시는 최고의 웹프로그래머 써머즈님.
제라드76 : 최근 '게임 셧다운' 반대운동(<100분토론>패널로 참여하셨죠)에 열심이신 제라드님.
새드개그맨 : 대한민국 최고의 팟캐스터 새드개그맨님
펄 : 블로그계의 빨강머리 앤. 한국일보 열혈기자 펄님.
링크 : 소리웹(soriweb.com)을 인터넷언론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계신 링크님.
이승환 : 짤방미학의 대가 이승환 수령.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상 도착 순서. 총17명)
1부 : 브레인 스토밍 :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1. '소셜'이라는 화두, 그리고 웹은, 블로그는 어디로 가는가? (민노씨)
이번 3회 인주찾기 컨퍼런스의 화두는 필로스가 지적한 것처럼 '소셜'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블로거 정체성으로 만난 인주찾기 동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가능성과 한계를 냉정히 돌아보고,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위축되고 있는 블로기즘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다시한번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반적으로 동의했다.
2. 복잡해진 전선, 우리가 지향하는 미디어의 방향 (강정수)
지난 2차에 걸친 회의에서 컨퍼런스의 전반적인 방향은 소위 '포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를 통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과연 네이버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포털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형식인가, 또 이런 소셜의 흐름이 블로거에게는 어떤 의미인가를 이야기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논의가 더해지면서 1) '소셜커머스'의 문제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이승환), 또 최근 2) 안드로이드폰의 기본검색엔진 설정에서 구글의 압력문제(한국포털 v. 구글), 3)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저장 이슈(글로벌 이슈로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WSJ에서 해명한 '버그', 국내 이슈로선 대한민국 검찰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구글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상에서 보는 것과 같이 다뤄야 하는, 혹은 다루고 싶은 떡밥은 점점 많아지고, 전선은 복잡해졌다. 지난 1, 2회 컨퍼런스의 테마(인터넷실명제, 저작권법)은 비교적 명확하게, 비유하자면, 적과 아군이 구별되는 전선이었다면, '소셜'(모바일의 프라이버시 문제까지 포함해서)을 둘러싼 현재 상황은 대단히 복잡하게 엉켜있는 전선이다.
명확한 전선을 구축하는 일이 문제로 등장했다. 여기서 명확한 전선이라고 함은 선악의 이분법으로 적과 아군을 나누는 일은 물론 아니다. 이율배반의 경계에 서 있는 문제들을 그 이율배반 자체로 '투명하게' 드러내는 일이고, 그렇게 조금이나마 드러난 실루엣들을 좌표삼아 우리의 진로와 비전을 마련하는 일이다.
3. SNS, 블로기즘의 확장인가? (마냐)
SNS와 블로그는 제로섬인가? 플러스섬인가?(민노씨) SNS는 블로그의 미디어성을 확장하는 보완재로서 작용하고 있나? 아니면 블로그를 대체하는 형식으로 자리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마치 블로그가 절대선이라고 전제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다. 다만 블로그는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블로그를 매우 가치 있는 도구로 생각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블로그를 통해서 보다는 SNS를 통해서 좀더 쉽게, 좀더 효율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블로그에 집착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4. 이제 액션이 필요하다 (이정환)
대안미디어로서 블로그가 여전히 의미를 갖고 있다면, 이제는 분석과 해석보다는 '실천'과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 언제까지 남 탓만 할텐가. "너희들이 못하면 블로거가 하겠다"(이정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하 이정환의 글 참고.
5. 비판적 문제제기 좋다! 하지만 더불어 긍정의 힘을 보여주어야!! (강정수)
상업적인 마케팅(세력에 포섭된) 블로그의 팽창, SNS의 득세와 더불어 (대안미디어로서의) 블로그가 위축되었다는 관점은 중요한 한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지나치게 비판적인 문제제기에만 몰두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매체들을 적극적으로 활요함으로써 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좀더 강력한 미디어 파워를 모색하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했다. SNS를 단순히 블로그의 대체재로 파악하기 보다는 SNS를 블로그의 아군으로 활용하는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
6. 우리 먼저 반성하자 (민노씨)
블로거 정체성으로 만나서 블로그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더 나아가 인터넷 주인인 네티즌 권리를 '되'찾기 위해 우리는 만났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SNS의 명암을 논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의 네트워크는 어떤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SNS는 우리의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시켜줬나? 아니면 서로가 서로를 더 무관심하게 만들었나? 거시적인 현상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가 체험한 진실들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겠다.
7. 우리라도 서로의 글을 좀 읽자! (나솔)
자신이 좋아하는 블로그를 골라, 그 블로그의 포스트를 10개, 20개씩 선정해보면 어떨까?
2부 : 발제 테마 추천
이하 모두 후보들에 불과하다.
1. 위치정보와 프라이버시 (필로스, 뗏목지기)
가장 시의적인 테마이고, 또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터넷/모바일 시대의 프라이버시 개념에 대한 재정립 필요성도 논의해볼만하다(강정수).
2. 소셜서비스의 명암 (새드개그맨)
1) SNS와 정보민주화 : SNS는 오히려 정보를 편중유통시키고, 정보를 양극화하고 있지는 않을까?
2) SNS와 모바일 : 모바일과 결합한 SNS는 과연 '소셜'한가? 과연 소통 친화적인 도구인가? (정보의 일방향성 문제, 정보수용자의 수동성을 강화시키는 문제)
3. 문제는 아젠다 세팅 파워다! (이정환, 강정수, 민노씨)
SNS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SNS든 블로그든 도구에 불과하다. 문제는 시민대중의 아젠다 세팅(의제설정) 역량 약화다. SNS 유통 콘텐츠는 속보성이 강조된다. 반면 블로그는 회고적 성찰에 친한 매체다. 당연히 SNS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속성은 기성언론 생산 콘텐츠와 친하다. 이런 메커니즘이 구조화되면 블로그의 사회 문화적인 역량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아젠다 세팅 파워다. 즉, 시민/민중의 미디어권력 약화(강정수)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4. SNS를 통해 온라인은 투명해지고 있나? 아니면 실명화되고 있나? (펄, 민노씨)
SNS가 득세하면서 온라인 아이덴티디의 다층성이 약화되고 있다(혹은 익명성). 이것은 온라인의 '투명화'인가? 아니면 온라인의 '실명화'인가? 한편으로 블로그는 익명성(필명성)이 강조되는 권위저항적 속성이 강했다면, 특히 페이스북은 오프라인 권위 의존적인 속성이 UI의 메커니즘을 통해 강조되는 형식이라고 생각한다(민노씨). 특히 한국적인 권위의존적 문화가 결합하면서 이런 패턴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5. 독점 이슈 : 서비스 종속성의 문제
트위터, 페이스북이 SNS 시장을 (거의 완전) 독점함으로써 생겨날 수 있는 문제들. 약관에 대한 검토 필요성. 국내포털의 역차별 문제 등등.
6. SNS는 실용성과 편의성이라는 새로운 '패션'을 반영한다 (써머즈)
소셜서비스는 패션이다. 편의성과 실용성이라는 패션. 블로깅은 올드 패션, 불편한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 블로그는 관계적인 툴이지만, 동시에 고립적인 자아를 구축하는 성(城)과 같다. 그런 측면에서 블로그 패션이 온라인 실존의 상상력과 개성이라면 SNS 패션은 실용성과 편리다. 시대적 경향이 '상상력'과 '개성' 보다 '실용성'과 '편리'를 우선하는 것 같다.
7. 블로거가 트위터를 만났을 때 (백수민)
기존의 블로거들에게 트위터가 보완재 혹은 (현실적으로) 대체재 역할을 한다면, 새로운 트위터 유저들은 트위터를 통해서 블로그를 만나기도 한다. 이들의 솔직담백한 체험담을 들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8. 포털의 뻘짓은 현재진행형
포털을 일방적인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소셜서비스의 시대를 블로거, 네티즌의 입장에서 돌아봄에 있어서 '여전히 문제는 포털이다'는 비판적 관점은 (아직도!) 유효하지 않을까?
9. 소셜 시대에 블로거로 살아남기 (김인성)
"탁월함"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소셜이건 블로그건 간에 문제는 '탁월함'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자기 안으로 더 파고들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나만의 것이 생긴다. 발제를 한다면 이 테마로 해보고 싶다.
2와 1/2부 : PR 이벤트 및 막간 행사 논의
1. 지난 컨퍼런스 테마에 대한 고찰 (하이커)
지난 1,2회 컨퍼런스의 의미들을 우리 스스로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그 후속상황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2. 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체험기 및 인터뷰
가령 '나는 트위터 이렇게 쓴다' '페이스북 100배 활용기' 따위를 동영상, 혹은 인터뷰 영상으로 제작하면 어떨까?
3. 액션이 필요하다! (이정환) 위 1부 4. 참조
구글 폭탄.
나는 블로거다(캡콜드, 이정환)
옴니아2 좋다던 블로그 글은 다 어디로 갔을까?
트위터 유통 콘텐츠 순위 리서치 >>> 유저스토리랩 등에 문의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보충.
깜박했던 제3회 컨퍼런스 개최일 보충.
제3회 인터넷 주인찾기 6월 25일에 열립니다! (장소는 아직 미정)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해서 블로거들이 블로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오히려 의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도전으로 블로깅에 임해 보려고 합니다.
저한테서 사회에 대한 비판을 듣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제 블로그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아마 제가 사회의 진보만큼이나 개인의 혁신에 주목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으로 믿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시대, 블로거로 살아남기
블로그에서 출판까지, 무엇이 당신을 탁월하게 만드는가?
아직 늦지 않았다. 블로그가 희망이다.
이런 제목들이 떠오르네요. 각론은 머리 속에서 계속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방문자가 늘지 않는 날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블로깅, 긴 글은 애초에 거부해버리는 소셜 서비스들, 시민기자의 무덤인 온라인 신문사, 조회수 폭풍을 불게만들어 주는 포털 메인 페이지, 길고 긴 적막, 한마디의 피드백도 없이 냉정하게 거절했던 출판사 편집자들, 애쓴 만큼 보람도 없고 결과도 보이지 않으며 전망도 없고 무의미해 보이는 블로깅, 그런 날 속에서 어쩌다 가끔 나타나는 감동적인 댓글, 블로깅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만들어 주고 계속할 수 있게 해 주는 천사들의 목소리......
블로깅을 계속하는 이유는 오픈소스 개발 때처럼 이런 천사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글쓰기 여행에 관한 긴 글을 어떻게 시작할까? 아내에게서 딸의 사랑을 뺏어오기로 변질되버린 막내딸과의 등산기를 어떤 포맷으로 만들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조회수가 폭팔하고 인터넷이 들썩이기를 기대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지요. 아직도 저는 탁월함이 부족하고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저는 그 과정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답니다.
절망하지 않는 "성실한 창의력", 이것이 제가 원하는 전부일 뿐입니다.
(여긴 어딘지 제가 지금 뭔 소리 했는지 모르겠지만 교정 없이 그냥 올리기 버튼 누름)
미닉스님께서 주신 이 댓글이야말로 저에게는 '천사의 목소리'네요. : )
블로그 메타(플랫폼)이 블로그를 (궁극적인) 매개로 하지 않고, 트위터나 (페북의 뉴스피드) 같은 즉물성/속보성이 강조되는 스트리밍 필터링 서비스 기제들에 의해 구조화되는 문제는 장기적인 웹 생태계에도 그다지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속보성과 시의성, 대단히 중요하지만, 단편성, 피상성의 한계를 보완해줄 필요는 당연히 존재하는데, 너무 한편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물론 블로그 역시 기존의 관성(혹은 형성된 인상)에 머물지 말고, 좀더 날렵해질 필요가 있겠지만요...
그나저나 블로깅에 다시 의욕을 갖게 되셨다니 참 반가운 일입니다.
미닉스님의 멋진 글들,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아주 사소한 추고
군더더기 표현 몇 군데 추고.
상상력을 주는 서비스보다는 즉흥적이고 실용적인 (듯한 착각을 주는) 서비스들이 인기가 높은 이유를 사회의 속물적인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는 방증으로 보면 억지일까요?
블로그 조차도 취업에 도움이 되기 위한 포트폴리오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세상이니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도 같고요.
"이제 나도 블로거 딱지 좀 떼고 뭔가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어야지" 라는 뉘앙스의 얘기를 전달하는 어느 유명 블로거의 글을 보고서는 씁쓸해졌던 기억도 스물스물 올라옵니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 즉물성, 표피성이 강한 경향으로 표현되고 있다고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블로깅을 통해서 자신의 (장기적인) 평판을 관리(?)하고 싶어하는 욕심이나 블로그를 입사 참조자료(?)로 삼는 기업이 있다면 오히려 좋은 현상 같아요. 아닌가? ^ ^; 물론 말씀하신 취지는 블로그, 블로깅을 철저히 수단화시키는, 일테면 토익점수처럼, 지나친 도구화의 관점을 비판하신 것이겠지만요.
그나저나 "이제 나도 블로거 딱지 좀 떼고 뭔가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어야지" 이 유명 블로거는 누구신가요? 비밀글로 살짝 알려주시길! ㅎㅎ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