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너바님의 도전적인 문제제기에 대해 그저 제 생각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쓰는 글에 불과합니다. 이 글은 너바님께 트랙백 보냅니다.
너바님의 글은
블로거들의 각종 모임에 대한 잡생각 [2007/04/09]
http://www.nirvanana.com/184
입니다.
0.
난 이렇게 생각한다. 블로그에 관계란! 글 하나하나에 대해 관계가 맺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런 글이 중첩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계란 놈이 형성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블로그를 1인 미디어로써 생각하며 블로그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바라는 블로거가 많다. 기존 언론 보다 사회, 경제, 정치 등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적게 받음으로써 자유로운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블로그의 장점으로 흔히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친분이란 놈이 쌓이게 되면 과연 블로그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글을 쓸 수 있을까? 거의 힘들다고 본다. 아니 오히려 기존 언론보다 더 글을 쓰기 어려워 질 것이다.- 너바나나, http://www.nirvanana.com/184 중에서
너바님의 위 글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적은 위 문단입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제 생각을 풀어볼까 합니다.
1. 블로그를 통한 관계맺기의 단초는 쌍방의 글(포스트)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는 원칙적으론 그렇지만,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블로거에 대한 개념규정은 그 협의와 광의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블로깅에 개입하는 그 무수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독자'로서 '블로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라면 그는 실질적인 '포스팅'을 하지 않더라도 저는 블로거라고 부르고 싶습니다(광의의 블로거). 왜냐하면 그 익명의 어떤 독자는 '블로깅'에 이미 개입되어 있고, 또 블로깅에 영향을 주는 인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글(포스트)을 매개로 한 관계의 확장과 그 견고화는 당연한 것이지만, 여기에는 예외적인 상황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구요. 다만 너바님의 지적과 그 지적이 담고 있는 취지에 대해선 전폭적으로 공감합니다.
2. 친분과 블로그(특히 포스팅)의 독립성.
이게 본론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선 우리사회와 문화의 인맥과 인정주의라는 '괴물'이 얼마나 많은 부정적인 폐해들을 양상하고 있는지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최소한 심정적인 차원에서, 그 폐해를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블로거 개개인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적극적인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라면, 그리고 그 포스팅이 그저 단편적인 정보들의 집적이 아니라, (상대적인 의미에서) 자신의 의견과 관점과 견해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칼럼니스트 혹은 리뷰어로서의 글쓰기를 하시는 블로거라면 이 문제는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로선 포스팅의 독립성과 관계(친분)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물론 존재하지만, 그 역도 성립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이하에서 좀더 풀어봅니다.
3.
너바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물론 너바님의 지적처럼 그런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쓰고자 하는 글이 본의 아니게 친분이 있는 블로그를 비판하는 것 같이 되는 글일 때가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가치관이 아니기에 서로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친분이란 놈이 있다면 행여나 이런 친분이 손상되지 않을까라며 한 번쯤은 더 생각해 보고 글쓰기를 포기하던가 아님 좀 더 완곡하고 두리뭉술하게 글을 쓰게 된다.이렇듯 블로거들의 단순한 관계 맺기는 별 도움이 안 되며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 중략 ... )
자유롭기 위해선 조금 외로워야 하지 않을까?
- 너바나나, http://www.nirvanana.com/184 중에서
저 역시 인정합니다.
다만 이는 어떤 관계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블로그를 통한 관계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니고, 이미 우리 실생활의 어떤 영역에서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인 것이죠. 그런데 그런 부정적인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홀로 '고립'되어야 한다는 듯한 방법론에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한줄이 너무 멋지긴 하지만.. ^ ^;; 저는 여기엔 반대합니다.
해법은 간단합니다.
공사를 구별하는 것이죠.
사적인 관계가 공적인 포스팅에 영향을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최소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블로거라면, 자기가 쓰고자 하는 포스트의 가치와 자기 친분의 가치를 비교형량해서 그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정말 문제가 이렇게 간단할까요?
...
...
...
물론 이 해법은 말도 안되는 해법입니다. ^ ^;
그 양자택일이 그렇게 간단히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뿐더러, 이 문제의 본질은 '양자택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 )
4.
포스팅의 독립성과 친분은 별개입니다.
그런데 그 '관계'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현실적인 작용들을 다소간 무시한 '비현실적인' 해법으로 여겨질 수도 있으리라 염려되지만요. 하지만 이것이 제 생각이고, 또 제 마음 속에 있는 목소리인 바에야 그냥 생각한 그대로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선은 비판이라는 작용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건 '비난'과는 다른 작용입니다.
이는 애정없는 대상에 대해서 신경질을 부리고, 공격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를 저는 '비난'이라고 부릅니다.
이를테면 "저 새꺄는 잘 생겨서 재수없어", 이게 비난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근거도 어떤 고민도 없습니다.
그냥 싫어서 싫은거죠. ^ ^;;
(그런데 저도 너무 잘생긴 오빠들은 좀 재수없더군요. 물론 농담입니다. 농담유골이죠. ㅡㅡ;; )
저는 애정없는 대상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저는 조선일보를 비판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일보에 애정이 있냐구요?
아닙니다.
저널리즘에 애정이 있습니다.
마땅히 있어야 하는 저널리즘의 풍경, 그 이상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를 비판합니다.
이는 한겨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겨레에 애정이 있다고 해서, 거기 있는 기자분들 몇 명 안다고 해서, 오프에서 몇번 술마셨다고 해서 비판하지 않는 것 아닙니다. 오히려 더 비판하려고 노력 합니다. 조선일보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도 이럴 시간에 한겨레 비판하는 글 써야 하는데.. 하는 내심 미안한 마음까지 생깁니다. ^ ^;; 물론 이게 다 저 혼자 생각이긴 하지만요. 필넷(한겨레블로그)이라는 엉터리 블로그사이트에 애정이 있어서 지금까지 근 1년 반을 나름으로는 줄기차게 비판했습니다.
애정이 없으면, 바람이 없으면, 관계가 없으면, 그냥 손털고 나가면 그만입니다.
오히려 비판을 하기 싫어질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무관심하면 그 뿐입니다.
그런데 관계를 생각하면, 그 '친분'을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물론 현상태로는, 최소한 '필넷'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포기상태이긴 합니다만.
비판이란 상대방에 관심이 있고, 또 애정이 있기 때문에 굳이 내 시간을 뺏겨가면서 지적인 혹은 감성적인 에너지들을 거기에 투여하는 고도의 의식적인 노력인데, 관심없고, 애정없는 것들에 대해서 저는 그러기 싫습니다.
5.
문제를 블로그에 돌리죠.
어떤 블로거가 있습니다.
그에게 애정을 갖습니다.
친분도 생겼습니다.
오프에서도 몇 번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블로거의 포스트가 저의 입장과는 배치합니다.
그 포스트를 비판하고 싶습니다.
그럼 비판하면 됩니다. ^^;
(너무 간단한가요? )
다만 그 비판은 존중의 형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비판이 무거운 비판이라면, 그 형식도 거기에 비례해야겠죠.
물론 이것이 무거운 어투로 글을 쓰란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 ^;;
그 형식이야 자유로울 수 있겠지만, 비판하고자 하는 그 내용, 주장의 무게가 그 근거의 무게와 비례해야 한다는 말이죠.
그리고 그 관계와 친분은 그 비판이 갖는 취지에 대한 오해가능성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도 저는 생각합니다. 너무 낙관적인 생각인가요? ^ ^;;
언젠가 썼던 글을 마무리로 대신할까 합니다.
때론 사람은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한다.
그게 더 옳고, 합리적이며, 세련된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웃긴 건.. 그건 강요할 수 없다는 거다. 물론 나도 그런 실수를 곧잘 하곤 하지만.. 최소한 어떤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래서 자신의 (거의) 전부를 던진 사람에게는 조언은 쉽게 하는 게 아니다. 그건 최소한 거기에 애정을 갖고, 충분히 생각하고, 또 존중의 언어로 조언해야 한다.
그냥 지나가는 듯한 '잘난 척'으로 그렇게 '배설'하면, 조언을 듣는 그 (다른) 신념이 "아, 그랬군요. 객관적으로 살아야겠군요!" 이럴까? -_-; 정말 난 이런 식의 잘난 척이랄까, 삽질이랄까... 정말 웃긴다. 그리고 한편으론 서글픈 생각이 드는거다.
신념은 강요할 수 없고, 다만 진심을 통해, 그리고 그 진심어린 마음이 만들어내는 방법들을 통해 전염될 수 있을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음만으론 곤란하고, 방법도 그 마음과 진심과 관련맺긴 하더라.
- http://blog.hani.co.kr/skymap21/2524 중에서
p.s.
여기서 정말 마지막 고민.
그 애정어린 비판을 그 블로거가 기분 나빠합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때엔 '관계의 단절' 모드(이것도 단계가 있다면 좋겠네요. ^ ^;; )로 돌입하시면 됩니다.
물론 그 블로거와만 말이죠.
저도 이런 경우가, 솔직히, 있습니다.
물론 제 방법이 서툴러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