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va님의
[디지털 통을 통해 본 블로그스피어] ( http://trivial.tistory.com/45 )
를 읽고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까칠한 nova님
- '(인기) 스크랩 블로그'를 둘러싼 문제들
1. 스크랩 블로그는 의미있다.
nova님께선 "퍼온 신문기사로는 그녀 또는 그의 생각을 알 수 없는 법"이라고 말씀하시지만, 퍼온 신문기사로도 그 또는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있다.
ㄱ. 어떤 관점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
일단 개별적인 해석의 주관적인 편차를 별론으로 하자. 그저 '상식적인' 관점으로 평가해보자는 소리다. 스크랩한 글들에서 '어떤 관점'도 없는 경우엔,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그냥 '방문자 늘려서' 애드센스로 용돈이나 벌어보자, 라고 나는 편하게 '해석'한다.
그 블로거는 '용돈이나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거다.
그게 그 블로그의 철학이다.
나는 그런 블로그를 '스크랩 블로그'로 부르지 않는다.
그 블로그는 그냥 뭐, 블로그다. - -;
그 블로그의 의미를 폄하하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런 블로그가, 만약에 '인기'블로그라서, 그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긍정할 수도 없다고 본다. 어쩔 수 없이 '해석'은 모든 경우에 불가피하고, 그 해석은 대부분 가치평가로 귀결되곤 한다.
ㄴ. 관점이 발견되는 경우.
나는 일전에 [스크랩 블로그를 위한 항변]에서도 지적했지만, 스크랩은 고도의 편집행위 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관점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물론 그 스크랩 행위에 의한 '편집행위'의 가치는 자신의 관점과 실존과 철학을 '직접 자신의 언어'로 드러내는 '창작(?) 블로그'만큼(! 여기서 주의하기 바란다)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을 수는, 절대로, 없다.
ㄷ. 특수한 문제 - 신문기사 스크랩 (온신협 이용규칙과의 관련하에서)
나는 스크랩 블로그(위 'ㄴ'의 경우)를 원칙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이긴 하다(물론 그 글을 읽는 독자들이 출처를 쉽게 확인할 만큼 분명하게 표시되어 있는 경우를 전제로).
다만 신문기사를 그대로 전문 인용하는 방식, 이건 온신협 규정상 문제될 수 있다. 나는 온신협의 폐쇄적이며, 근시안적인 저작권 정책에 반대한다. 온신협의 규정에 의한다면, 여전히 신문기자기사를 포스팅의 재료로 삼는 것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기사 본문-내용 인용은 원칙적으로 저작권에 반한다는 것이 온신협의 입장이고, 지금은 제목 인용과 딥링크 정도는 '용인'하고 있지만, 본문에 대한 부분적인 인용(해당 기사의 1/3, 혹은 1/2 이내 라면 표준을 제시하면 어떨까?)도 허용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신문사닷컴의 트랙백 트래픽 (페이지뷰) 증가에, 장기적으론,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현재 온신협 회원사의 저작권 정책상 '내용인용'은 저작권에 저촉되는 것으로 안다.
온신협 규정에 비판적인 나로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인용'에는 그다지 찬성하고 싶진 않다. '전문 인용'은 해당언론사의 트랙픽(그 현실적인 이익)을 '적극적'으로 훔쳐오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건 링크를 표시하든 말든 상관없다.
그리고 한편, 좀 '까칠하게' 말한다면, 전문인용 스크랩 방식은 자신의 블로그가 갖는 고유한 가치를, 대체로, 하락시키는 일이 되기 쉽다. 그 경우엔 전문 인용보다는 '딥링크' 하나로 충분하다.
2. [디지털 통]블로그의 사례
nova님도 지적했듯, 문제는 스크랩과 창작의 구별이 모호한 블로그다. 대체로 양자의 행위를 '스크랩 블로그'들은 병행하고 있다. nova님께서 비판(?)한 [디지털 통]도 그런 경우다. 이에 대해 [디지털 통]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온달왕자님은, 흔쾌히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고, 사과했다. 흐뭇한 풍경이다. 두 분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온달 왕자님의 댓글 논평
1. http://trivial.tistory.com/45#comment1430910
2. http://trivial.tistory.com/45#comment1430998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nova님은 매우 중요한 지적을 했다.
이하 이를 검토한다.
3. 메타 블로그 평가시스템 - 스크랩과 창작콘텐츠를 구별해야 하는가?
"퍼온글은 평가 시스템에서 제외되어야 옳다고 생각하고 반복적인 펌을 행하는 블로그는 노출되지 않도록 필터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올블로그가 구현하고 있는 소극적인 개별 사용자 수준의 필터링이 아니라, 시스템 수준의 전면적인 차단이어야 하며 그것이 블로그스피어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난, 믿는다"(nova).
근래에 내가 읽은 주장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주장이 아닌가 싶다.
최근에 복사해서 옮겨오면, 그 출저가 자동으로 현출되는 그런 기술설정이 마련되었다고 아는데, 메타블로그 시스템에서도 이를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거름장치의 기술적인 구현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확실하게 아시는 독자분 계시면 설명을 부탁).
nova님의 지적처럼, 문제는 메타블로그가 일종의 '평가시스템'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러니까 메타블로그는 쉽게 비유적으로 말하는 '게임' 혹은 '경쟁'의 장이다. 여기에 참여한 선수들이 '공평한 룰'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간단히 nova님의 '선언'에 대해 내 견해를 밝히고, 부족한 의견이나마 보충하고자 한다.
1) 우선 나는 nova님의 취지에 전폭적으로 공감한다.
2) (보충의견으로) 소극적 필터링의 단위는 '개별 포스트'에 한정되어야 한다. nova님께선 '(상습) 블로그' 단위로 필터링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해석했다.
3) (보충의견으로) 스크랩 콘텐츠와 창작 콘텐츠의 구별
ㄱ. 이는 획일적인 구별이 몹시 어려울 수 있다. 글의 부피가 10일 때, 스크랩 부분이 9이고, 이에 대한 논평이 1인 포스트는 스크랩 콘텐츠인가, 아닌가?
ㄴ. 글의 절대적인 부피가 100인 포스트가 있는데, 스크랩의 부피가 90이고, 논평(창작적 요소)가 10인 포스트는 또 어떤가? (위 ㄱ.의 사례와 비교해서).
ㄷ. 글의 물리적인 부피만으로 스크랩 포스트를 판정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모든 글을 내용으로, 그 내재적 요소로 모니터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즉, 기술적으로 이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메타사이트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이 구현가능할지 의문이다.
4) (보충의견으로) 따라서 (좀더 구체적으로, 올블의 예를 들자면)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유저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할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nova님께서 말씀하신 "시스템 수준의 전면적인 차단"은 불가능하지 않나 싶다.
4. 미몹의 경우.
이상이 주로 '올블'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나로선 정말 반가운 nova님의 지적이 있었는데, 그건 미몹의 '끌어 쓰기'식 블로그 콘텐츠 활용법이다. 미몹의 댓글 "귀하의 글을 미몹 메인에 링크합니다"에 대해서, 나는 초기에는 뭐, 그래도 성의있군, 했지만, 그 미몹 메인에 링크되는 몇몇 문제있는(?) 글들, 그리고 미몹이 공동운영진으로 참여하는 '블로그 정글'의 메인 풍경을 보고 나서는, 솔직히 미몹의 정책방향에 대해 그다지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름으로 비판했지만, 이에 대한 운영진의 무성의한 태도도 좀 다소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특히나 블로그 정글의 경우엔, 버젓이 미끼성 스크랩글이 메인을 장식하곤 했으니까. 나는 미몹이 '대외적으로' 추구한다는 '블로그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거기에 응원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미몹의 일방주의와 위험한 상업주의에 대해선 많은 블로거들이 적극적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바람으로는 미몹 블로거들이 이런 애정어린 비판을 미몹에 날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5. 결 - 까칠한 nova님
블로깅에 내재한 공동체적 희망에 대한 낙관은 그저 동료 블로거를 칭찬하고, 또 '주례사 댓글'로 격려하는 것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블로고스피어에 '비판'이 없다면, 애정어린 비판적 모니터링이 없다면, 그건 정말 블로고피어의 적신호라고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대로 강조할 생각이지만, 나는 블로거는 블로그 리뷰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블로깅에 내재한 공동체적 희망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의미있는 '참여' 방식의 하나라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nova님의 '까칠함'이 나에겐 반가운 이유다.
nova님의 까칠함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는 바다.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연습^^
이거 댓글 어떻게 다는건가 한참 찾았네 ㅎㅎ
잘 지내고있는건가요??
필넷시스템이 문제인지 또 안되네 오랜만에 들어갔는데
.
.
.
이글 예전에 봤던건가? 생각은 안나지만
목소리는 사춘기같습니다.
그러게요.
접속이 됐다 안됐다 하네요.. ㅡ.ㅡ;
사춘기라니.. ^ ^;;
정말 멀리 지나버린 시절이네요.
ㅠ.ㅜ;
근데 빨강머리앤 주의자는 어떤건가요^^
그건 빨강머리앤을 어떻게 떠올리는가(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싶지만.. 그냥 저는 마구 마구 빨강머리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 )
전 어떤 주의자가 되지말자는 주의자입니다.
저랑 비슷하면서 좀 다르네요. : )
아직 이쪽 동네로 이사온지 얼마안되어서인가 방문자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군요. 민노씨의 열화와 같은 블로그 활동을 고려하면 여기 북적거리는 것도 시간문제겠지요. 민노씨가 언급한 모든 `주의` 를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전 민노씨 필명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전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따서 필명을 정했나...라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격려 고맙습니다.
그런데 북쩍.. ^ ^; 에 관해서는요.
오늘 새벽 아거님의 글을 읽었는데요.
[모든 블로거들이 "관계"를 소중이 하는 그 날까지]
http://gatorlog.com/?p=673
저 역시 블로그의 본질적인 재미랄까, 그 블로깅의 목적은 공적인 영향력의 확보/확대라기 보다는, '관계'의 그 깊이와 질에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양자 모두 블로거에게는 깊은 관심사라고 생각하지만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블로거들이 '동시에 모두' 유명해진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유명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것은 블로깅을 스스로 따분하게 하는 혹은 그 블로깅 재미를 느끼기 힘들게 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만명 십만명의 독자들도 물론 의미가 있겠지만, 진심으로 '관계' 맺고,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한 두명의 동료 블로거가 있다면 그 블로그는 정말 스스로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블로그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네요.
p.s.
블로그는 없으신가요?
이참에 민노씨 시를 쓰면 어떨까 싶다 ^^
농담이시죠? : )
은물결님 말씀처럼 시를 써도 괜찮을 듯 한데요. :)
그로커님까지 농담하시네요. ^ ^;
제가 좋아하는 시를 쓰시는 블로거는
http://wnetwork.hani.co.kr/riverforyoung/
에 있습니다. : )
아거님의 말씀이야 천부당 만부당 지당하신 말씀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거 온라인 활동을 해보신 분들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좋은 말씀이군요. 전 블로그 운영하지 않고 있구요.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 같네요. 맘 먹고 써놓은 글 며칠뒤에 읽으면 몸에서 두드러기가 나고 얼굴이 새빨개지는 병이 있어서요.
그런 부분이 있죠.
우리 모두는 어느정도는 속물적인 욕망이 있는거니까요. ^ ^
저도 그런 부끄러움이랄까..
아주 자주 느낍니다.
이런 부족한 글을 공개해도 되는걸까.. 혹시 누가 욕하지는 않을까.. 뭐, 그런 소심한 생각이 들곤해요.
그래도 뭐, 잘난 사람만 글쓰는 것도 아니고, 잘쓴 글만 공개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좀 편하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블로그 하나 장만하시죠.
: )
적고나서 구글에서 블로거와 탐미주의로 검색해보니 이 글이 맞아주는군요.^ ^; 반갑게 트랙백 보냅니다. 예전같으면 부끄러워서 이런 글을 적지도 못했을 텐데, 저도 많이 철면피가 되가는 거 같네요. ㅎㅎ
앗! 분명히 댓글을 남겼다고 생각했는데.. ^ ^;;
제가 마음 속으로만 혼자 그렇게 대화했다고 착각한 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글 트랙백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
울음: 연애에 대하여 를 읽고, 민노씨는 시를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당 글에 댓글창이 안열리길래(막아놓으셨나?) 기왕에 민노씨 연애담이나 읽어볼까하고 위 카테고리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윗댓글 중에 은물결님이 저와 같은 생각을 글로 써놓으셨네요. 시도 아닌 글에... 우연치곤 재밌네요.
덕분에 좋은 뮤직비디오를 감상했습니다. 문득, 바로 바로 볼 수 있는 한국에서 보는 저 영상과 이곳에서 삼십분 걸려서 겨우 볼 수 있는 영상은 같은 감성이라도, 소중함의 무게가 틀리것 같다는 생각이... 물론 영상뿐은 아니고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요.^^
보보님 반갑습니다. : )
정말 오랜만에 흔적을 남겨주셨네요.
그나저나 답글은 보보님 방명록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왠지 여기에서는 민망함이 앞서서 말이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