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prak님께 보내는 트랙백용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댓글로 남겨도 될 글인데, 글이 좀 길어지네요.
굳이 민망하지만 독립포스팅합니다.
일종의 댓글 포스트입니다. ㅡㅡ;

prak님의 글은
새로운 웹2.0 서비스, 레뷰2.0과 나루
http://www.fortytwo.co.kr/tt/331
입니다.


 

나루와 블로그레벨, 그리고 속물근성



 

역시나 친절한 소개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prak님 특유의 면도날 같은 관점들은 이 글에서는 다소간 부드럽게 다듬으신 것 같기도 하네요. ^ ^;;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ㅎㅎ 농담이구요).

저로선 특히 나루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1. 지금은 네이버에 인수된 '첫눈'과는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 2. 그리고 '첫눈'은 현재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더불어 궁금해지네요. 제가 워낙에 과문해서 '첫눈'도 이번 나루 때문에 처음 접해봤습니다. 제가 살짝 경험(정말 살짝)한 바로는 콘텐츠에 대한 세밀하고, 정확한 분류는 '첫눈'이 훨씬 나아보이더만요. 물론 '나루'야 이제 막 런칭한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다소간 어처구니 없는 검색 모습을 지적하는 몇몇 포스트나 미투로그를 본 적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시적으로 '재점검'(?)에 들어간 '블로그 레벨'에 관해서도, 제가 검색한 바에 따른 제 주관적인 '중요도'와는 그다지 비례하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쉽게 예시하면, 제가 생각하기엔 A 블로그가 훨씬 더 영향력있고, 중요한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B나 C가 A보다 훨씬 높은 레벨을 얻고 있는 경우랄까요?


3. 특히 블로그 레벨에 대해

'나루'가 테크노라티와 같은, 혹은 올블과 같은 평가시스템을 골간으로 한다면, 그 평가 표준과 평가 표준의 객관성과 정확도, 즉, 평가의 신뢰도가 생명일텐데... 이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알고리즘을 갖는 시스템을 구성한다는 것인지.. 그 개략적인 모습만이라도 알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기술적인 부분들이야 '회사의 기밀'에 속하는 문제겠지만, 최소한 어떤 표준들을 그 레벨 산정의 표준으로 삼겠다는 정도는 공표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제가 관심이 부족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루만의 독특한 평가기술이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더불어 객관성과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는 동안은 그 레벨 정책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하기를 개인적으론 바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물론 블로그 파워가 좀더 커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현실적인 전략으로, 좀더 유명한 블로그가 많아지기를 기대하지요. 간략히 말해서 '좋은 블로그가 유명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많은 블로거들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를 기대하죠.

하지만 지금 블로고스피어의 현실이  좋은 블로그를 유명하게 하는 효율적인 평가시스템을 갖춘 장(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좀 다소간 실망스러운 수집과 분류의 메카니즘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올블만 해도 '기사 스크랩'을 '어제의 추천글' 1위에 등장시키는 해프닝을 보여주고 있지요.

이런 물적 기반과는 더불어, 블로고스피어를 관통하는 문화가 좋은 블로그를 추천하고, 장려하는, 제가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블로그 리뷰'가 활성화된 의식적 토양을 구축하고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아요.

그러니 물적 바탕은 물론이고, 그 물리적 시스템의 공기를 실질적으로 채우는 개별 블로그들의 마인드, 즉 블로고스피어의 문화 차원에서도 '나르시즘'적 성향은 강하지만, '관계적 마인드'는 매우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에 더해 '애드센스'의 부정적인 여파(미끼글의 양산)는 블로고스피어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좀먹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들 간의 권위과 영향력의 위계, 쉽게 말해서 '순위시스템'이 갖는 (상업적인) 장점은 충분히 인정합니다. 이는 좀더 좋은 블로그를 좀더 많이 접하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좀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하는 효과적인 자극, 일종의 '게임'심리를 고취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다만 이런 '속물 근성' 자극하는 장치들이 갖는 부정적인 영향력입니다. 이 레벨이란게 블로그 간의 서열의식을 내면화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염려가 생겨요. 언젠가 prak님께서 미투로그로 남기신

"자신이 누구이건 웹은 flat한 곳이며, 웹에선, 특히 블로고스피어에선 누구나 평등(사실 이말도 적절치 않다..내가 의미하는 바는..non-hierarchical)하다는 또는 적어도 그렇길 원한다는 사실(... 후략...)" ( http://me2day.net/prak/2007/05/16#00:53:04 )


위 글이 물론 블로그의 현실적인 위계가 존재해선 안되고, 감상적인 차원에서의 '절대적인 평등'(이건 말그대로 관념에 불과하지요)을 말씀하신 취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프에서의 권위의식이 온라인에서 '행세'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즉 온라인에서는 그 의견과 담론의 실질적인 질적 대중적 역량으로만 평가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합니다. 다만 그런 기본적인 기대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블로고스피어의 평가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기엔 아직도 많은 난관들이 있다고 생각되네요.

쓰다보니 우울한 이야기만 계속 하게 되네는군요. ^ ^;
이상의 질문(?)과 우려에 대한 대한 prak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트랙백

트랙백 주소 :: http://minoci.net/trackback/92

  1. Subject : 첫눈과 블로그 레벨에 대해

    Tracked from PRAK's Blog: Versioning Up the Web! 2007/05/21 15:25 del.

    (이글은 민노씨의 트랙백에 대한 답글입니다. 이전에 트랙백을 보내주신 다른 분들께 써둔 글도 있는데,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해 비공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조만간 포스팅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어줍잖은 소개글에 민노씨께서 질문을 주셨습니다. 간략하게나마 답글을 적습니다. 1. 첫눈과 나루의 차별성 과 2. 첫눈에 대한 평가(?) 첫눈에 관한 이야기는 첫눈에 근무하셨던 분들은 물론이고, 첫눈에 관계되셨던 여러 분들께서 활발히 블로거로 ..

  2. Subject : [블로그 검색] 나루는 올블로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 크롤링 기반의 블로그 검색엔진 vs. 가입형 메타블로그

    Tracked from Read & Lead 2007/05/23 00:50 del.

    블로그 전문검색엔진을 표방하는 '나루'가 오픈한지 1주일이 지났다. 블로그 컨텐츠를 접하는 방법이 네이버/다음 블로그나 올블로그로 양분되어 있는 블로고스피어에 나루의 등장은 양질의 블로그 컨텐츠를 한 곳에서 검색하고자 하는 블로그 유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생각된다.올블로그가 가입형 메타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나루는 RSS 피드주소가 대부분 공개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RSS 공개 허용 블로그의 포스트를 수집/인덱싱한다는 아이디어에..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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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Jae 2007/05/21 06:25

    무플방지! 아침 일찍 출동했습니다.
    레벨이라는 것은 양질의 정보를 거르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서 도입된 개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난발하는 정보 속에서 사용자를 배려한다는 측면의 시스템이겠지요. 도입된 '레벨'의 개념이 바로 그 서비스의 브랜딩가치일 수도 있겠습니다. '계급화'를 염려하시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보의 방치는 오히려 유저를 혼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측면에서 정보에 대해서는 저는 어느정도의 레벨화는 필요한게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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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5/21 07:05

      무방위에서 출동하셨네요.
      고맙습니다.

      말씀 주신 취지에 대해서는 본문에도 지적했듯 인정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하기까지 합니다. 다만 페이지랭크 만큼은 아니더라도 뭔가 객관적인 표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은 여전히 들어요. 합리적이고, (가능한 한) 투명한, 그리고 객관적인 평가표준의 정립, 그런 기술적인 방법론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

  2. 제다이기사 2007/05/21 10:58

    나루 총괄하고 있는 제다이기사입니다. 나루의 레벨산정 기준은 나름 복합한 로직을 가지고 잇습니다.
    기회가 되면 공개를 하도록 할것 입니다 . 그러나 객관성이라는 잣대에는 한계가 잇습니다 . 올블의 인기 블록 , 이글루 인기 블로그, 네이버 인기 블로그 등이 다 다르지만 각각 자신만의 "계' 에서의 원칙이 있고 사용자는 그 게의 원칙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가 측정하는 "계"가 현재 Fish 라는 한정된 수집 도구라는 한계를 가지고 잇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계"의 확대를 시도할 거것이라는 약속을 드릴 수 빡에는 없습니다. 그게 실패하면 나루도 별반 다르없는 검색이 되고 시장에서 퇴출 되겟지요.
    현재로서는 일단 초기으 게획대로 실천에 몲기는 단계로 생각 해주세요. 블로그 스피어 전체에 걸친 객관적인 인기도 측정에 대한 골든 Standard는 없다고 봅니다. 각 서비스 사업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고객들에게 이해 될때 그게 시장에서 살아 남을 뿐이지요. Pagerank 도 마찬 가지라고 봅니다. 곧 나루 레벨 서비스는 오픈 합니다. 초기엔 좀 너그럽게 다양한 시도의 일부로 봐주세요... ( 제 개인적으로는 올해안에 몇몇 업체가 참여하는 통합 블로그 어워드를 해보고 싶은 것이 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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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5/21 17:04

      말씀 주신 중에서

      1. 전체 블로고스피어 전체에 걸친 객관적인 인기도(중요도) 측정에 관한 골든 스탠다드는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감합니다만.. ^ ^;; 저로선 최소한으로 전제되어야 하는 객관성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런데 말씀을 듣고 보니 그 최소한의 폭과 너비 역시 꽤나 상대적이고,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2. '계'
      "각각 자신만의 '계' 에서의 원칙이 있고 사용자는 그 게의 원칙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다고 생각"하신다는 말씀은 깊이 공감합니다.

      개성있는 서비스로, 나루에 가면 나루만의 관점을 발견할 수 있는 매력적인 검색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

  3. PRAK 2007/05/21 15:26

    어이쿠 제 답글이 늦었더니 무방위에서도 출동해 주셨군요.^^ 죄송합니다.
    트랙백 보내드립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5/21 17:06

      죄송하다뇨. 별말씀을요.
      제가 괜한 부담을 드린 것은 아닌지 염려되네요.
      주신 답글을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역시나 좋은 글을 읽으면 그 글에 대해 또 다른 의문이 생겨서.. ^ ^;; 또 글을 쓰고 싶게 하더군요.

      깊이있는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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