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읽으실 neo님 글은 어떤 인용하고 싶지 않은 글에서 읽은, 정말 인용하고 싶은 글이라서 여기에 옮겨옵니다. 그런데 인용하려면 제가 뭔가 의견을, 다른 논평을 남겨야 할텐데, neo님의 글 자체가 그 자체로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스스로 온전한 형태를 갖는 글이라서 따로 논평을 하고 말고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스크랩이라도 하고 싶어지네요. : )

neo님께서 블로그를 운영하시거나, 혹은 홈페이지를 운영하신다면, 자주 찾아뵙고 글을 읽고 싶은데요. 아래 쓰여진 글 가운데 인상적인 한 구절, "패찰 안 달면 돌 못 줍는 나라"을 떼어 구글링을 해봐도 관련 블로그나 게시판은 찾아지지 않아서요. 다만 벗님께서 neo님을 인용한 글이 발견됩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아무튼 다른 분의 블로그에 있던 댓글 논평이기는 하지만, 그대로 댓글창에 '썰렁한 대답'만을 받은 채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커서 제 누추한 블로그에 옮겨옵니다.

혹 여라도 neo님 글을 스크랩하는 일이 neo님께 실례가 되는 것이라면, 또는 neo님께서 운영하시는 블로그가 따로 있는데, 제가 그걸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면 모쪼록 neo님, 혹은 neo님을 아시는 지인께서 저에게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이 글을 발견하실지나 모르겠지만요... 제목은 그래서 글 중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표현이었던 "패찰 안 달면 돌 못 줍는 나라"를 포함해 (임의로) 지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래에 읽으실 글은 neo님께서 어떤 글에 남기신 논평입니다.
그 글에 대한 (링크) 인용은 불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즉, 그 글에 대한 노출도나 접근성을 확보할 필요는 크지 않다고 판단해요. 그런 이유로 neo님 글만 옮겨옵니다. 굵은 글씨 부분은, 제가 읽고 인상적으로 느낀 부분을 강조한 표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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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2009/04/13 20:18

1. 구글은 한국법을 무시한 게 아니라 준수한 것
# 구글이 한국법을 무시한 것이 되려면, 제한적 본인 확인제 도입 없이 예전처럼 계정 프로필에서 사용자 국가를 한국으로 세팅하거나, 국가 필터를 한국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동영상/댓글 등록이 되도록 방치해야 무시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방식으로 무시했다면 물론 한국법 위반에 대해 벌금 등의 조치가 따랐겠지만요. 요컨대, 패찰 안 달면 돌 못 줍는 법이 있는 나라라고 하니, 패찰 안 달고 돌 안 줍는 서비스로 바꿨는데 무엇이 문제인지요.

# 중국에선 정부와 현지법의 탄압에 굴하던 업체가 한국에 와선 탄압에 굴하지 않는다고 하여 한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성토하는 건 난감한 전개다 싶네요.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는 실명제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겠죠. 실명제는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법이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간 지켜온 절차이고, MSN과 야후가 진작에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도입했을 때에는 별다른 반발이 없더니, 왜 이명박정부 들어 이렇게 크게 반발하고 나서는 걸까요?

실명제라는 큰 칼을 사서 창고에 넣어놓고 우리 집안엔 이런 칼이 있으니 다들 나쁜 짓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요~ 했던 것과, 족쇄 수갑 그 비슷한 류를 자꾸만 사들이려 드는 와중에 툭하면 큰 칼 꺼내 눈 앞에서 휘두르는 것. 그 차이가 문제다 싶습니다. 그간 다들 지켜오던 법이고, 참여정부 때 만든 법이고, 상당수가 수긍했던 법이니 지금와서 반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할 일이 아니라는 거죠.

요컨대, 예전엔 잘 몰랐는데 이런 저런 사례들을 겪다 보니 실명제가 좋은 점 보다 나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불편부당함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니 반대하고 반발하는 것이고, 사람이 살자고 정한 법이지 법 지키자고 사람 사는 것이 아니니 당연 법제도도 그에 맞춰 개선되는 것이 순리다 싶고 그렇습니다.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일련의 사건과 MB악법-언론악법-미디어악법 입법을 위한 움직임이 없었다면, 그 위에 덧붙여 정직한 언론, 성역없는 비판, 내부고발자의 보호 등이 잘 이루어지는 선진 사회였다면, 정부 차원에서 전 인터넷 영역에 실명제를 도입하려 한다고 해도 오히려 지금과는 반대로 국민들 대다수가 하거나 말거나 하려므나 했을 거 같기도 하고요.

# 사실, 정작 나쁜 짓 할 사람은 명의도용을 할 것이고 인터넷 범죄의 대부분은 IP 추적을 통해 검거 가능한 상황에서 뱅킹과 일부 전자상거래의 경우를 제외한 인터넷 서비스에 실명제를 강요한다는 건 다른 의도이거나 명백한 오버이니까요.

2. 유튜브의 국가/국적 관련 설정

# ① 권장 국가 필터 설정, ② 언어 설정, ③ 계정 프로필의 국가 설정.
이중 동영상/댓글의 등록이 차단되는 경우는 ① 권장 국가 필터 설정이 한국인 경우인데요.

[ 권장 국가 필터 ] 란, 많이 본 동영상 및 검색결과 등에서 선택한 국가에서 인기있는 동영상을 리스팅해서 보여주는, 말 그대로 내가 보고 싶은 관심 국가를 정하는 설정입니다. 내가 미국 쪽 동영상에 관심이 많으면 미국으로 설정하고, 독일 쪽 동영상이 보고 싶으면 독일로 설정하는 거죠. 동영상 등록과 배포에 관한 국가 설정이 아닙니다. 등록과 배포에 따른 국가 구분은 계정 프로필의 국적 설정에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 회원 가입 후 글작성시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실시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 MSN, 야후를 살펴보면, 댓글 등 글작성 안 할 거면 본인확인 안 거쳐도 되고요. 안 거친 그 상태 그대로 한국어/한국판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야후 영국 야후 일본 등 다른 나라 버전의 서비스에 한글로/영어로/일어로/해당 국가어로 댓글 쓰고 게시판 쓰고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로 보시면 됩니다. 단, 권장 국가 필터를 한국으로 설정한 회원에게 동영상 등록, 댓글쓰기를 자발적으로 비활성화함으로써 해당 기능의 서비스를 포기하고 그로써 제한적 본인확인제 적용의 근본 사유를 원천적으로 제거한 것 뿐이고요.

# 구글도 장사하는 기업이고 기업의 이익을 최상의 가치로 삼으리라는 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구글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이익을 위해 무엇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지, 무엇이 사용자를 감동시킬 지, 무엇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해줄지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겠죠. 여타 기업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세계적 공익이라는 가치, 인권, 자유, 평등 등의 가치를 (실제로도 그 가치들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고 지키려 하는 지는 논외로 하고) 장사에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 정도이려나요.

# 한국 시장이 중국 시장에 비해 규모나 성장가능성에서 너무도 보잘 것 없기에, 그 와중에 남는 장사를 한 것으로 보는 시각에 일정 부분 공감도 하지만, 중국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와 몇몇 후진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실명제를 강요하는 현행법 그리고 이를 더욱 강화하려는 정부 여당의 움직임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더욱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관련
구글의 인터넷실명제 거부와 블로그계 십인십색 : 실명제는 예외고, 익명성은 원칙이다
인터넷실명제와 정치적 당파성 : 노나, MB나, 방구나 뽕이나?


* 관련 추천
써머즈, 어쿠스틱 데일리 링크 #3 (구글, 통제, 정부)
Krang, 청와대의 유투브 국가설정에 대한 해괴한 논리

주제로는 약간 먼 글이긴 하지만 유튜브 관련 글이고, 꽤 흥미로운 글이라서 소개.
강정수, 유튜브(YouTube)의 적자행진이 주는 교훈 : 상업용 콘텐츠와 UCC의 광고주 선호도 차이... 여전히 상업용(프로페셔널)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광고주에게 호응을 받는다는 뭐 그런 ...

* 무조건 추천
capcold, 그분들의 문제해결법 : 책임회피편 (2009. 02. 26)
그분들의 문제해결법 2 : 상황평정편 (2009.03.02)
그분들의 문제해결법3: 그분들을 해결하기 (2009.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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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구글-노무현 깐 파워블로거의 정체는 '재수없는' 청와대 행정관!!

    Tracked from Green Monkey Blog** 2009/04/15 19:19 del.

    구글-노무현 깐 파워블로거의 정체는 '재수없는' 청와대 행정관!! 구글 유튜브의 인터넷실명제 불복종을 '얌체짓'이라하고 놈현탓한 찌질이의 정체!! 작년말 블로고스피어를 뜨겁게 달궜던 태터앤미디어와 소속 파워블로거의 기만적인 블로그마케팅 논란을 기억하는가?? 당시 태터앤미디어 소속 파워블로거들의 이중적이고 파렴치한 행각(천박한 삼성자본의 돈을 받아 챙기고 대가성 리뷰 아니 눈속임용 블로그 광고를 해댔다는...)이 몇몇 양심적이고 날카로운 블로거들의 끈..

  2. Subject : 표현의 자유, 실명제, 블로거 그리고 어린양 미네르바

    Tracked from j4blog 2009/04/16 11:08 del.

    4월 13일 미네르바로 활동해온 박대성씨가 정식 구형을 받았습니다. 죄목은 무려! 인터넷을 통한 허위 사실 유포 혐의(전기통신 기본법 위반)이며 구형은 무려!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습니다. 판사는 공판에서 '국가와 국민에 끼친 해악이 분명히 있었고, 국민의 불안심리를 노골적으로 자극했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제 표현의 자유 운운은 닥쳐야 하는 암울한 시기를 살아야할 것 같습니다. 뭐...이 정도..

  3. Subject : 법을 거부한 얌체 같은 구글?

    Tracked from Free Mind Free Web by Mindfree 2009/04/17 09:07 del.

    블로거 '두호리'의 포스트 '한국법 안지키려는 얌체 유튜브'를 읽고 쓰는 글.유튜브가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그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청와대 블로그로부터 트랙백을 받고, 다시 트랙백을 보내는 글을 끝으로 이 일에 대한 포스팅은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근데, 그럴 수가 없네그랴. 아마도 많은 블로거들이 앞서 언급한 글을 읽었을테니, 혹 내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는 분들 중 이번 일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이 없는 분들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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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이 2009/04/15 18:25

    일단 일등하고 잠시 기뻐하고.....ㅎㅎ;;;;
    오늘 하루 유투브와 청와대에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보게 되네요.
    구글이 훌륭한 기업이어서라기 보다는 그들의 이윤추구에 맞는 결정을 내렸겠죠.
    한국의 실정법을 존중해서 말이죠..^^;
    그리고 그 법이 언제 시작된것이든, 지금 악용할라고 한다는 사실이 중요한것일텐데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끝내주는 떠넘기기 전법은 역시나..!

    민노행님, 벌써 저녁입니다. 맛난 저녁은 드실라나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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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15 21:54

      이룬 오늘은 자주 찾아주셔서 반갑고, 기분이 좋습니당. : )
      일등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무플면해주셔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ㅎㅎ

      명이행님께선 저녁 맛나게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냥저냥 대충 먹었습니당. ㅡ.ㅡ;

  2. neo 2009/04/16 03:19

    아앗, 감사합니다:) 즐겨찾는 민노씨님 블로그에 스크랩되다니 기쁘기 그지 없네요. 운영중인 블로그는 없습니다만 블로그를 하게 되면 신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4/16 03:52

      넉넉하게 양해해주시고, 또 반겨주시니 저야말로 반갑고,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

      앞으로 블로깅을 하실 생각이 계시다니 더욱 반갑고, 기쁘네요.
      하신다면 어떤 툴을 사용하실 생각이신지요? 제가 참여하고 있는 블로그래픽에서는 정말 역량있는 분들, 정말 블로그 활동을 꼭 해주셨으면 하는 분들의 블로그 지원사업(이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니지만요..;;;)을 기획, 논의(ㅡ.ㅡ;)하고 있는데요. 네오님께서 혹여라도 마음이 계시다면, 그 기획이 실현되든 실현되지 않든 간에, 저로선 제가 부족하나마 조력할 수 있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입니다. : )

    • 벗님 2009/04/16 08:23

      오, 즐거운 소식이네요.
      블로그 운영하시면 종종 방문하겠습니다. ^^

    • 민노씨 2009/04/16 10:45

      앗, 벗님께서도 찾아주셨군요. : )

    • 비밀방문자 2009/04/16 18:4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JNine 2009/04/16 08:16

    지금까지 봤던 구글 유튜브 관련 글 가운데 가장 잘 짜여진 글 가운데 하나군요.
    법이라는 것이 사람살이를 도우려고 만들어도(요즘은 그렇지도 않아서 더 좌절이지만) 집행이 잘못되고 있으면 법안 발의에 찬성했던 사람조차 반대할 명분은 충분히 있지요.

    하물며, 의도를 가지고 마음대로 집행하고자 만든 법들이야...

    요즘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가는 느낌입니다.
    인터넷이라는 가치중립적인 도구를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번갈아가며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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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16 10:46

      "지금까지 봤던 구글 유튜브 관련 글 가운데 가장 잘 짜여진 글"

      크게 공감합니다.
      특히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적절한 비유들은 글의 큰 미덕인 것 같습니다.

  4. j준 2009/04/16 11:07

    JNine님 말씀대로 잘 짜여진 글이군요. 언제 저런 글을 써보나(먼산)

    실명제에 관련해서 쓴 글 트랙백으로 걸어두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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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rince 2009/04/16 11:14

    좋은 글 추천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민노님 건강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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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의리 2009/04/17 12:42

    세계인의 구글.. 한국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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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pbkbmnpm 2009/06/13 17:50

    우리나라 포탈은 인권을 아는지 모르겠네요

    perm. |  mod/del. |  reply.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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