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블로그 / 인기 블로그

2007/02/06 09:02

#. 요즘 종종 생각(?)하는 주제인데요. 아거님의 글을 읽다가 삘받아서 썼던 글을 이제야 등록합니다. 두서 없구요. 이 글은 약간 긴 글입니다.





좋은 블로그 / 인기 블로그






1.
몽양부활님의 글에 다음과 같은 인용이 있다.

Steve Adler : “프로 저널리스트들은 UGC의 확산으로 직업을 잃게 될 것으로 보는가?”

Tom Glocer : “나는 오직 한 가지 저널리즘의 유형만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좋은 저널리즘이다. 나는 터무니없는 글을 쓰는 몇몇 전문 저널리스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산문체의 글을 쓰는 아마추어도 알고 있다.”

- 몽향부활님, UGC로 기자는 직업을 잃게 될까?

http://blog.ohmynews.com/dangun76/135056

이 글의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내가 굳이 인용한 건 "좋은 저널리즘"이라는 표현 때문이다. 탐 글로서의 낙관주의에 대해서, 그 바람은 물론 함께 하지만, 나는 탐 글로서처럼 낭만적인 혹은 낙관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다. 좋은 저널리즘만 살아남는다... 그랬으면 참 좋겠지만.. 과연?

최소한 우리나라의 블로그계(블로그 저널리즘)를 돌아보면 그런 염려가 종종 생긴다.
좋은 블로그(저널리즘)만 살아남을까?



2.
블로거들은 나르시즘적 성향을 갖는다.
내가 관찰한 바로, 내 제한적인 경험치로 한정해서, 혹은 내가 나를 들여다보면, 대체로 그렇다.

나?
나도 물론이다.
내 글이 좀더 많이 각광받았으면 좋겠고, 좀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고, 좀더 큰 의미로 퍼져가기를 원한다.

그걸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없다면, 왜 굳이, 자기시간을 쪼개가면서, '공개' 포스팅하는가?
그 바람의 정도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2-1.
다만 읽히길 원하다면, 읽어야 한다.
자신만 읽히길 원한다면, 누가 읽나?
블로깅의 가치는 쓰기만큼 읽기도 중요하다.
좋은 글을 읽고, 거기에 논평하고, 거기에 적극적으로 트랙백 보내고, 또 링크로 인용하고, 그게 정말 블로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블로그의 육체들이 괜히 있는 건 아닐테다.

참고로 '불친절한'(본인 표현을 빌자면 ^ ^;;) 블로거인 eouia님의 글 [소중한 방문자]에는 eouia님이 좋아하는 방문자의 그룹의 선호 레벨(?)이 있는데

1. 링크
2. RSS 혹은 북마커
3. 검색엔진
4. 메타블로그 순이다.

나로선 적극 공감한다.



3.
블로그를 통해서 돈을 벌고 싶은가?
그걸 상징하는 장치는 '구글  애드센스'다.
나는 구글 애센에 대해서 어떤 거부감도 없다.
다만 구글 애센의 미래, 혹은 구글 애센으로 상징되는 블로그 상업주의의 경향(쉽게 말해서 자극이 강한 미끼글)에 대해선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아거님의 지적을, 좀 길지만, 인용한다.

기회있을 때마다 나는 블로그의 두가지 필수 요건으로 1. "게이트키핑이나 편집을 거치지 않는 아마추어들의 글"이라는 점과  2. "개성과 의견(관점)이 담긴 명확히 구분되는 사람의 목소리(discernible human voice)"를 꼽아왔다. 이런 점에서 유명 매체에 몸담고 있는 기자라도 편집국에 넘기는 기사가 아니고 자신의 블로그에 누군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글을 올릴 때는 '어느 블로거'가 된다. 그리고 그 아마추어 정신의 요체는 바로 "진실의 추구"이다. Lessig의 말을 들어보자.

아마추어의 덕목이 진실 혹은 진리의 추구라면, 그 덕목은 광고 수입을 벌기 위한 욕구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레식).

(... 중략 ... )

영국식 타블로이드가 신문을 팔기 위해 진실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듯이, 상업적 블로그-로이드1 역시 시선을 잡기 위한 노력 과정에서 진실은 신경쓰지 않는다(레식).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아니 누가 와서 보란 것도 아니고 누구나 말할 자유가 있는데, 하드코어를 팔든, 레이싱 걸을 올리건, 연예인 가쉽을 팔든 어떠하리? 안보면 될 것 아닌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악정보가 양질의 정보를 구축해버린 디지털 그레샴 법칙 (주 : 나쁜 돈이 좋은 돈을 쫓아낸다. "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의 시대에 블로그계 마저 타블로그가 진짜 블로그를 대체하는 날이 온다면 우리가 얻는 손실은 여간 큰게 아닐 것이다. 지금이나 몇 십년 후에나 블로그가 타블로이드적 가치에 밀리지 않고 건재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다.

- 아거, [타블로이드 블로그 (타블로그)에 대한 우려] 중에서
http://gatorlog.com/mt/archives/002284.htm

사람들의 호기심은 자극적인 소재와 방식에 길들여져 있다. 정치/사회/문화/철학... 고전적인 주제들에 대한 고민과 관심의 밀도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느낀다. 정치에 관한 글이 올블을 지배한다고 일부 블로거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정말 심각한 지경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엄밀하게 말해서, 올블 유저는 전체 블로고스피어에서 갖는 상징성이나 위상은 별론으로, 그 숫자로만 본다면, 정말 한줌도 안된다. 이건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바깥의 풍경이 그렇게 조화로운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 바깥엔 거대한 육식동물과도 같은 포털이 떡~하니 아가리를 벌리고 버티고 서있다. 



3-1.
구글애드센스 이야기 그만하자, 질렸다, 이런 글을 봤다.
거기에 관심이 많으면, 어쩔 수 없이 글은 많아지기 마련이다.


일상 이야기에 관심 갖자~!! 이거랑
정치 이야기에 관심 끄자 혹은 갖자~!! 이거랑
구글 애드센스에 관심 끄자 혹은 갖자~~!! 이거랑 모두 쌤쌤이다(관심을 그만 갖자,도 당연히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은 어떤 글이 좀더 힘을 갖는가이다.
좀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어떤 의견과 주장이 좀더 설득력이 있는가, 좀더 강한 근거들에 의해 지지되는가이다.


그런데 그건 글의 가치(주장의 무게와 비례한 근거의 무게)로 판단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감정에 호소하고, 자신의 당파적 이익(이런 거창한 말은 좀 그렇고, 암튼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쪽에 동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4.
맥, 구글, 파폭, 마소, C2, 네이버 등등의 이야기와 정치이야기, 사회이야기, 문화이야기, 철학이야기,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일상의 상처와 개인적 실존이 개입된 '어떤 이야기'들은 모두 동등하게 가치있다. 다만 어떤 이야기 하나가 다른 모든 이야기들을 '잡아 먹는다면' 그게 불만이라면, 짜증을 내선 안되고, 유혹해야 하고, 설득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당신이 읽고 싶은 글을 당신 스스로 '매력적으로' 쓰면 된다.

거기에 '불평'하는 것 보다는 '좀더 매력적인' (다른 이슈의) 글을 쓰는게 훨씬 더 생산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5. 올블
올블이 갖는 긍정적인 역할은 앞으로도 나는 기대하는 바다.
다만 올블은 점차로 (나쁜 의미에서의) 대중주의와 감상주의, 감정적 호소에 치우친 글들이 잠식해갈 것으로 예견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제까지와 같이 웹, 블로그, IT 전반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에서 앞서 있는 블로그들이 나머지 영역을 수성(?)하게 될 것 같다.

그러니 올블의 분류, 추천 시스템은 (물론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좀더 구체화되고, 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다양한 유저들의 성향을 만족하기 보다는, 까다로운 올블 유저의 이탈을 가속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건데, 나처럼 복수블로그를 운영하는 유저를 위해서 복수블로그를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이전에 이런 장치가 없었을 때 혹은 뭣 모르고 아이디를 서너개나 만들었었다. 그걸 삭제-해지-하려고 했더니, 올블 측에 그 사유를 적어 보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절차인 것 같다. 쉽게 말해서 탈퇴절차가 너무 까다롭다. 이런 탈퇴절차는 재고해주시길 바란다).

전체적으로 나는 그 방향이 '선택과 배제' 시스템의 구현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유저의 체험치가 전체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평가 모델'의 수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이런 쪽으론 너무도 무식해서 그 기술적인 구현에 대해선 어떤 조언도 할 수 없긴 하다. 다만 현재와 같이 전체를 획일적으로 '인기글' 혹은 '추천글'로 줄세우는 순위 시스템은 (나쁜 의미의) 대중주의로 치닫을 위험이 크다.

이에 대해선 eouia님의 지적에 대해 올블측에서 어떤 반응도 없다는 점이(최소한 내 관찰에 의한다면) 나로선 의아스럽다.

기술적인 이해도가 부족해서 eouia님의 지적을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eouia님께서 다음과 같은 글을 통해 올블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물론 이 글의 주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글도 있다).

특히 올블과 관련해서 내가 가장 주목한 글은 다음 글이다.
그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문제는, Reputation이 정보에 대한 질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점. 모집단이 커지고 모집단의 수준이 평준화될 수록 특정 정보에 대한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즉, 모집단이 커질 수록 Reputation은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모집단이 커질 수록, 취급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고, 그 많아진 정보 중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 - ‘모두가 원하는 정보’말고 - 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정보의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일인 셈이다.

Reputation이 높은 정보를 선택하면 되지 않겠냐고?
표준분포에 가까워질 수록, Reputation이 높은 정보란, 더 노출되기 쉽고, 더 많은 사람에게 그럭저럭 통용되는 수준이 되기 쉽다. 즉, 그것이 ‘내가 콕찝어 원하는 정보’일 가능성은 더 멀어지게 된다.

allblog나, digg 등이 점점 덩치가 커지면서 메인에 노출되는 정보들이 예전보다 ‘나’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험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 eouia님, 평판과 신뢰 [1월 17th, 2007]
http://dnzin.com/cunningweb/2007/01/17/ ··· ility%2F

물론 올블도 먹고 살아야 하고(대중화해야 하고, 그 덩치를 키워야겠지, 찬성이고, 환영이다), 소수의 유저만들을 위해 자선사업하거나, 동호회 수준으로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올블의 대중화가 올블에 대한 '신뢰'를 희석시키는 방향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eouia님과 같은 소위 '알파블로거 '의 (거듭된) 지적이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않는 블로고스피어의 풍경이 나로선 참 신기할 지경이다.

6.
물론 어떤 메타블로그 시스템 하나가 블로고스피어의 풍경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위상과 책임에 대해선, 지금도 물론 깊이있는 고민이 있을줄로 믿지만, 좀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다.

'좋은 블로그(저널리즘 블로기즘)' 문화, 가치있는 블로고스피어를 만들어가는 건 소수의 '알파블로거'만의 선견지명이나 힘만도 아니고, 훌륭한 메타블로그 시스템의 조력만으로도 곤란하고, 블로고스피어를 관통하는 그 보이지 않는 '문화'가 가장 큰 궁극의 원동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덧.] 물론 그 문화의 얼개들은 거대한 시스템에 의해 조정되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또 그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블로기즘은 스스로의 존재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다시 반복하지만, 블로깅은 쓰기만 갖고는 곤란하다. 내 블로그가 의미있는 독자를 원한다면, 우선은 내가 의미있는 독자로서 블로그들을 방문하고, 또 논평 남기고,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걸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읽히기만 원하는 블로거만이 남는다면, 블로고스피어의 풍경은 정말 사막처럼 황량해질 거다.

의미있는 블로고스피어는 좋은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1. '읽고', 2. '인용하면서 링크'(홍보)하고, 3. 궁극적으론 '비평'하는 과정을 통해서 살려질 수 있다는 믿는다. 궁극적으로 블로거 각자가 서로 서로에게 블로그 비평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자발적인 노력과 관심, 아니 그런 '즐거운' 블로깅이야말로 블로거의 특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상이다.



p.s.
이 글은 [  http://wnetwork.hani.co.kr/skymap21/5763 ]에 동시등록합니다.
동시등록은 앞으론 좀 자제할까 싶은 생각도 있지만.. 아직 복수블로그 운영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요. (물론) 메타블로그에 동일한 글이 등록되지는 않습니다. 이 글은 올블에선 비공개로 돌렸습니다.


덧. 위 필넷(현재는 '한겨레블로그')에 등록했던 글은 지웁니다.
한겨레블로그의 정책에 대한 제 나름의 정책이구요. 한겨레 블로그에 있던 글들은 원칙적으로 모두 여기 혹은 http://kino21.com 로 옮겨올까 합니다.

Footnote.
  1. 타블로이드에 견주어 blogloid라고 함> 개인적으로는 타블로그로 부르고 싶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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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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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미 2007/02/23 00:29

    트랙백 감사합니다.

    그리고 읽어보니, 블로고스피어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도해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2/23 07:36

      방문 고맙습니다.

      p.s.
      여기에 입력하신 주소로 잠깐 다녀왔는데요.
      굉장히 젊으시네요.
      고등학교 시절.. 저는 죽어도 다시는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요.

      : )

  2. enboys 2007/04/07 20:02

    간만에 정말 좋은 글 읽었네요.. 시야가 팍 트이고 넓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광고를 싣는 블로거인데, 어느새 저도 양질의 컨텐츠와 블로그만의 풋풋함을 잃어버리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거님의 지적이 머릿속에서 계속 멤도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4/08 17:11

      과찬이십니다.
      블로그의 대중성에 대한 고려와 배려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해요.
      다만 그 배려가 너무 지나친다면 그것도 좋지는 않겠지요.

      과한 격려지만 기분은 좋네요.
      고맙습니다. : )

      종종 교류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 ^

  3. 가즈랑 2007/04/22 23:36

    다른 블로그 볼 시간도 부족한데 민노씨의 글때문에 나가질 못하겠습니다.^^;
    블로깅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민노씨를 통해 여러 번 얻네요. 감사합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4/23 07:47

      가즈랑님 덕분에 본문 살짝 추고할 수 있는 기회를 얻네요. ^ ^
      격려 고맙습니다.

  4. EXIFEEDI 2007/10/04 13:20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양질의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떨 때는 지식과 소양의 부족함을 한탄하며 글을 중단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무런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만 만들어내게 되더군요.
    좀더 노력해야 겠습니다 ^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0/04 20:53

      긍정적으로 해석해주시니 반갑네요. : )
      종종 비판적인 의견도 기대하겠습니다.
      건필하시구요. ^ ^

  5. KILL우익FIRE좌익ANTI미들 2009/10/16 14:01

    심심해서 돌아다 들어왔어요
    좋은 글이네요
    개성이 죽지 않았어요

    블로그 디자인만 바뀌면 더 좋아요

    perm. |  mod/del. |  reply.
  6. 송지훈 2010/05/27 22:06

    01054320161 01038233155

    perm. |  mod/del. |  reply.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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