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글 정책 (류동협)

생각이나 느낌이라는 것은 어느 날 문득 그저 홀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이의 생각과 느낌들이라는 맥락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창작도 어떤 텍스트에 대한 비평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 텍스트는 가장 넓게 보면 세계 일테고, 안으로 들어오면 자기 자신이겠죠. 그리고 때론, 아니 자주 타인의 글, 그 글에 담겨 있는 사고와 사유의 편린들, 그 편린들의 다채로운 조합일 수도 있겠구요.

이렇게 글 속에서 그 생각과 느낌이 어떤 맥락들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기록하는 것은 사유와 느낌들의 풍경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 나누고, 또 의지하며, 기대고 있다는 관계의 철학을 실천하는, 더 나아가 독자와 저자 스스로를 존중하는  방법론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피인용대상이나 참고대상이 되는 사유의 주인공들에게는 더더욱 그럴테고요. 이것은 그 참고대상, 피인용대상을 상찬하기 위한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만, 그를 비판하기 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나 웹 상의 텍스트가 서로 의지하고, 또 서로 보완하는 거대한 하이퍼텍스트 링크들의 무수히 다양한 연결들, 그 분산화된 민주적인 네트워크들의 총체라고 할 때 링크와 인용의 문화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론 '링크'가 없는 블로그들, 링크는 많지만, 거의 모두가 '자신으로만 향하는' 욕심쟁이들의 블로그들은 그 자체로 '단팥 없는 찐빵' 같은 블로그라고 생각합니다.
류동협씨의 블로그 정책에 전폭적인 공감과 함께 응원을 보냅니다. : )


* 이 글은 원래 댓글로 작성한 것인데 류동협씨의 블로그에서는 자꾸 오류가 생겨서요. 댓글이 입력되지 않네요... 물론 그다지 대단한 글도 아니고, 사라져도 그만인 짧은 생각이긴 하지만, 그 취지에 기꺼운 공감을 보내는 의미에서 굳이 이렇게 짧게 포스팅합니다.

* 관련
링크와 인용 : 블로그에서 마지막까지 남겨야 하는 두 가지
링크와 인용 : 기억이 시작된 곳


* 발아점
참고글 정책 (류동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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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트랙백, 세상의 블로거여 소통하라

    Tracked from 하민혁의 민주통신 2009/04/06 03:33 del.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죠." 오늘 Zerald .J 님이 이곳에 남긴 댓글입니다 트랙백을 좇아 오긴 왔는데 의견을 달리 하는 글이어서 살짝 거시기했던 모양입니다(아니라면 미안합니다 그냥 그런 기미가 읽혀서요) 몇 마디 한 다음 마지막에 걸어두고 있는 게 저 말입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고맙습니다 아쉬움이라면 트랙백을 아니 남겨주셨다는 건데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지만 어느 블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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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非틀 2009/04/03 09:13

    아, 제 블로그의 포스트들이 왜 그리 허전한지를 조금은 알겠습니다.
    워낙 독백 같은 글이 많아 그렇기도 하지만 사회적 이슈에 관한 글을 쓸 때도 민노씨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참 소홀했네요. 블로고스피어의 글들이 위력을 갖는 건 링크/인용 등에 의한 '연대'에 있을 텐데 말이죠. 공감하고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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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4 09:16

      비틀님께서야 워낙에 링크로 표현할 수 없는 체험에 바탕한 순수 창작물을 올리시니.. ^ ^;; 앞으로 그 외의 글들에서는 비틀님께서 경유한 링크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

  2. gostopgo90 2009/04/03 09:20

    제목이 참 가슴 속에 와 닿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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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4 09:16

      고맙습니다. : )

  3. 시퍼렁어 2009/04/03 10:03

    찐빵없는 단팥은 안될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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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4 09:16

      네, 안됩니다. ㅎㅎ

  4. leopord 2009/04/04 00:20

    류동민 님의 글을 읽고, 이 글을 읽고, 두번째 링크 글을 읽었습니다(첫번째 글은 제가 지금 졸려서 읽을 엄두가 안 나는군요;;).

    관계가 사람을 살리듯이, 링크가 블로그를 살리겠지요.ㅎ 지극히 공감가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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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4 09:17

      아이코, leopord님께서 많이 피곤하시긴 한 것 같습니다.
      류동민씨가 아니고요, 류동협씨입니다.
      푹 주무시고, 충전만빵하시길.. : )

    • leopord 2009/04/06 23:47

      아이쿠;; 류동협 님인데 제가 실수를 했네요;;; 역시 졸음은 난독의 친구로군요;;; 그래도 말씀해주신 덕분에 잘 쉬었습니다.ㅎㅎ;

    • 민노씨 2009/04/08 00:28

      별말씀을요. ㅎㅎ
      저는 오타/누기.. 일상다반삽니다.
      요며칠 정신이 없어서 답글이 늦었고만요..;;;

  5. 진사야 2009/04/04 20:06

    인용의 중요성... 정말 큰 것 같습니다. 마침 오늘 아는 분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나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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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8 00:28

      공감해주시니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 )
      답글이 늦어져서 죄송.. ^ ^;;

  6. koreasoul 2009/04/05 09:00

    답변이 좀 늦었군요....대답안해주셨던 분들도 꽤 있었지만....민노씨님?처럼 자세하게 방문까지 해주셔서 답해주신분이 없더군요. ㅎ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정보 됐고요......링크에 관한 질문껀이 ................쩝...너무 질문만하네?ㅎㅎ 아직 확고한 대답을 못 얻어서...잠시 한번 들려주시면 ^^; ㅋ

    http://koreasoul.tistory.com/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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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8 00:29

      별말씀을요.
      곧 들르겠습니다. : )
      다만 제 의견은 그저 참조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7. MissFlash 2009/04/05 21:19

    볼때마다 공감하는 글입니다. 하지만, 역시 실천이 중요한 거겠죠~

    요즘, 민노씨 영향으로 좀 더 확실하게 지키려고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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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8 00:29

      답글이 늦어져서 지송.. ^ ^;
      말씀만이라도 고맙고, 반갑네용. ㅎㅎ

  8. 류동협 2009/04/06 10:54

    최근에 제 블로그 리퍼러에 민노씨 블로그가 최상위에 있습니다.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글에 이렇게 많은 방문자를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링크를 더욱 많이 활용해서 웹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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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08 00:31

      별말씀을요.
      그동안 눈팅은 꽤 많이 했는데 이렇게 댓글로나마나 직접 대화를 나누게 되니 반갑습니다. : ) 요 며칠 경황이 없어서 답글이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9. 미도리 2009/04/21 01:11

    간만에 블로거로서 공감이 가는 포스팅 ^^ 댓글로 피어나는 우정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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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4/21 07:15

      본문에서 강조한 건 '링크와 인용'인데요.. ^ ^;;;
      물론 댓글도 무척 중요하죠, 특히나 정서적인 교감으로선 댓글이 꽤나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 )

    • 미도리 2009/04/21 19:45

      네~ 링크도 좋지만 전 댓글이 조아요 ~
      전 또 민노씨님 링크로 인용했어요~ ㅋ
      http://www.midorisweb.com/444

    • 민노씨 2009/04/21 20:45

      아이코, 알려주신 글은 아까 통독했던 글인데요.
      다시 찬찬히 읽고 왔습니다. : )
      정말 멋진 글입니다!

      추.
      다만... 옥의 티...라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해당 글에 대한 댓글로는 쓰지 않았지만, 이 답글은 '댓글알리미'로 보실 것 같아서리...;; '파워블로거'라는 표현이 너무 강조되고 있다는 느낌인데요... 아주 사소한 아쉬움입니다만, 파워가 있건 없건, 좋은 블로그는 좋은 블로그이고, 별로인 블로그는 별로인 블로그인데.. 너무 '파워블로거'란 표현이 습관처럼 쓰여지고 있는 것 같아서(물론 미도리님께서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지만요) 좀 아쉬움을 갖고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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