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Love Blog :: 미투데이 인수가 얻게된 거대한 사회적인 그래프


안쓰면 허전할 것 같아서...
잡스런 단상들.


1. 미투 네이버에서 인수

요 열흘 동안 세상소식과 인연을 끊다시피해서 며칠 전에야 술자리에서 알았다. 그 자리에서 잠깐 나온 이야기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만박님이 인간관계가 좋아서 별 나쁜 소리는 없다' 뭐 이런 이야기. ㅎㅎ.

암튼, 이제야 호기심이 땡겨서 이런 저런 포스트들을 읽어보는데, BK님 포스트가 그 중 인상적이다.


그동안 나는 미투를 어떻게 써왔나 생각해봤다. 내 미투는 지극히 일방적인 파편화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래서 (네이버측의 보도자료인가에서) '로얄티'라고 표현된 정서적 유대가 그다지 깊지 못하다.
그래도 이렇게 감정이 이리저리 뒤숭숭한데, 열혈 미친들은(뭐 대개는 불안해하는 가운데 '만박님 홧팅' '미투 홧팅'을 외치는 분위기인 것 같지만)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나는 일종의 소셜북마크 용도를 겸해서, 혹은 내 블로그 글 홍보용으로 미투를 써왔다. 처음에는 그 때 그 때의 단상들도 적고, 정말 말 그대로 미시적이고, 순발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세'는 이미 이런 '진지' 모드는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민노씨.네'라는 블로그가 주고, 미투데이는 종이었기 때문이다.


2. 싸이월드化 : 멋대로의 불길한 예감

네이버가 입김을 불어넣는 앞으로의 미투데이는 그야말로 '아이들을 위한' 자뻑 스타일이 판치는 싸이월드풍의 '연애질'을 위한 서비스가 될 것 같단 불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서… 뭐랄까 그런 기미가 오면 미련없이 정리 수순을 밟을 것 같다. 물론 그게 전적으로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덧. 이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문화라면 별 불만 없는데, 서비스가 인위적으로 이런 걸 의도한다면... 좀 짜증이 날 것 같다는 의미다) 막연한 연애에 대한 기대심리에 바탕해서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허영끼를 키우는 유사 미팅 사이트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다.

BK의 분석은 관련 리서치의 도움을 받은 꽤 성실하고 인상적인 분석이긴 하지만 뭐랄까 좀 지나치게 학술적(?)인 느낌이다. 좀 붕 뜬 느낌이랄까? BK가 이야기하는 사회적 공론의 풍경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부피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어떤 풍경으로, 어떤 색과 향기인지는 더욱 중요하다. 뭐… 게으른 유저로서 그다지 큰 감흥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양가적인 감정…이 생긴다.

3. 블로그

좀더 이기적으로 끄적거려보면, 미투데이가 가장 불길한 시나리오대로 아이들(10대, 20대)의 자뻑 연애질 사이트로 싸이월드화 되면 그거야 뭐 나랑 큰 상관이 있겠나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처럼 '지루한 블로그'들, 혹은 좀 스스로 너그럽게 표현해서 '진지한 블로그'들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든다. 물론 근거 희박한 기우이긴 하지만, 뭐... 그렇다는 거다.

미투데이의 캐치프레이즈는 '바쁜 블로거들을 위해 태어났다'였다.
하지만 많은 블로거들이 느끼고 있는 것처럼 미투데이라는 '마이크로 블로그'는 블로그와 보완, 혹은 상생관계에 있다기 보다는 경쟁관계에 있다. 적어도 내 체험으로는 그렇다. 미투데이는 진지한 대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과는 극단적으로 친하지 않고, 그걸 위해서 만들어진 툴도 아니다. 하지만 정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가 보면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전적으로' 미투데이에 '시간을 빼앗겨야 한다'. 그럼 '바쁜 블로거를 위해 태어났다'는 건 뭐가 되나... 싶은 생각이 드는거다.

물론 유저에 따라서는 미투데이와 블로그를 효율적으로 양립시키는 것도 가능할 수 있으리라.
혹은 블로그로 진입하기 위한 '초급 단계'로 특히 10대 아해들이나 3, 40대 전업주부들은 미투데이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는 일본처럼 모바일을 이용한 마이크로 블로그가 중흥기를 맞이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이런 저런 긍정적인 순기능(?)들을 떠올려봄에 불구하고, 여전히 씁쓸한 느낌과 예감이 좀더 강한 건 어쩔 수 없다.

뭐, '인수기업'이 하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네이버라서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물론 다음이나 SK, 혹은 다른 이통사에서 인수했다고 해도 뭐 별 좋은 느낌이기야 했겠냐만....
많은 블로거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벤처가 그 스스로 자생하기 어려운,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시피한 한국적 상황, 공룡 제국주의는 쓸쓸한 여운으로 남는다.



추.
네이버 보도 자료 속의 아주 짧은 인터뷰 인용은, 물론 피인수 기업의 수장으로서 어쩔 수 없는 외교적 발언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지만… 네이버가 대한민국 대표 검색기업인듯 언급하는 대목에서… 뭐랄까, 네이버가 무슨 검색을 하나…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네이버는 검색기업이 아니다. 네이버는 그냥 미디어고, 마켓이다.





* 본문 링크
http://offree.net/entry/Goodbye-Me2day
http://sadgagman.tistory.com/78



* 발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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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겨미겨미의 생각

    Tracked from tenshi's me2DAY 2008/12/29 17:56 del.

    네이버, 미투데이, 싸이월드, 블로그 중 - “'아이들을 위한' 자뻑 스타일이 판치는 '연애질'을 위한 서비스”

  2. Subject : 미투데이 인수가 얻게된 거대한 사회적인 그래프

    Tracked from BKLove Blog 2008/12/30 17:48 del.

    이 글은 새롭게 NHN(네이버)에 100% 지분 인수가 된 미투데이(http://me2day.net)에 관한 글을 담고 있습니다. 관련된 기사 목록은 [이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얼마전 사내 세미나를 진행했었는데요. 제가 발표를 맡은 부분에 MIP(Mass Interpersonal Persuasion)라는 내용이 언급됐습니다. MIP는 스탠포드(Stanford) 대학의 설득 기술 연구소(Persuasive Technology Lab) B. J....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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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어필 2008/12/29 11:40

    민노씨도 스스로 진지하다고 자뻑하시는 건가요?
    간만의 포스팅이 반가워서 농담 한마디 던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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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29 17:32

      ㅎㅎ
      처음에는 '자백'이라고 생각했는데, '자뻑'이 맞군요.. ㅎㅎ (민망뻘쭘)
      자뻑이라기 보다는 종종 (제 생각과는 너무도 다르게) 그런 말을 듣기도 해서 말이죠. ㅎㅎ

  2. 여형사 2008/12/29 11:42

    우리나라처럼 다양성 없는 사회에서.. 웹 문화마저 획일화 되어가는 양상이 아닐까도 싶네요. 작은 기업들이 바글바글했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올해도 이틀밖에 안 남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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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29 17:34

      글게나 말입니다.
      좀 자생력을 갖춘 벤처들이 여기저기 생겨나면 좋을텐데 말이죠.

      많은 관련 포스트들이 벤처의 최종역은 'M&A'일 수 밖에 없나.. 뭐 그런 이야기를 하시면서 어떤 분은 긍정적인 전망을, 어떤 분들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던데요... 뭐랄까 저는 좀 아쉬움이 크네요...

  3. 제니 2008/12/29 20:34

    공부를 위해서 미투데이를 탈퇴한지 1년 반 이상 됐네요...;;
    아직까지 있었군요... 오랜만에 듣는 이름 미투데이;;
    다시 가입할 생각도 없지만 네이버라니 더더욱 꺼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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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29 22:27

      그러시고만요... ^ ^;;;

  4. 가즈랑 2008/12/30 00:27

    좀 이른 결정이긴 했지만, 그때 탈퇴하지 않았더라도 지금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같은 사람보다는 남는 분들이 훨씬 많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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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30 00:45

      앗, 야심한 시각에...반가운 벗이 와주셨고만요. ㅎㅎ

      저는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뭐랄까 좀더 관찰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말이죠.
      물론 관찰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시선을 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ㅎ

      추.
      아직 서울이신가요? 아님 내려가신건가요?

  5. BKLove 2008/12/30 17:58

    요즘은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으면, 잘 읽지도 않게 되서 오늘에야 보러왔습니다 ^^;;

    사실 그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이유는....
    소위 "벤쳐"라는 맨땅에서 헤딩을 하려니까 받게 되는 한가지 질문 때문이였습니다.


    상대방의 웹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것을 감안해도...
    "왜 다음/네이버/싸이월드 아이디로 쓸 수 없는거야?"라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하는데서 말이죠. ㅡㅡ;;

    그러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터넷=다음/네이버/싸이월드]이고..
    이런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는 깰 수 없는 한국 웹의 공식이 되고 있단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저런 질문 다음에 받는 질문이...
    "이거 다음/싸이월드/네이버 아이디로 쓸 수 있게 해주면 안돼? 그거 어려운거야?"라는 질문인데, 만약 정말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네이버의 미투데이 인수는 미투데이 입장에선 위의 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니 좋은 일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물론 이건 기존에 미투데이를 썼던 사람들에게는 좀 다른 이야기겠지만요.


    ps. 물론 그런데, 그 방법이 인수라는건 좀 안타깝긴하네요.. ㅡㅡ;; 사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방식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게... 예전에는 저는 포털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은 다른 벤쳐들이 해놓은걸 따라하는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적어도 그런점에서 인수가 따라하기 보다는 낫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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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1/02 07:38

      고맙습니닷. ^ ^

      말씀하신 현실적인 한계랄까 깊이 공감합니다.
      직접 벤처에 투신하고 계신 BK님만큼은 아니겠지만요....

      모쪼록 유저스토리랩이 그 한계를 멋지게 깨뜨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6. type4 2009/01/01 03:09

    한 때 구글에 팔릴 만한 벤쳐냐 아니냐가
    프로그래머가 밴쳐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에 들어갔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가 있죠.

    우리나라도 네이버나 다음에 서비스가 팔리게 되면
    커다란 이익을 가져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
    이런식의 인수가 기업 입장에서 나쁘다고 보긴 힘들겠죠.

    문제는 우리같은 이용자인건데,
    이상하게 구글과 달리 국내 포털들은
    서비스를 사고 나면 이상하게 변질 시키더군요...
    갑자기 폐쇄적이 되어버리거나요^^;

    돈을 쓰게 유도하는식의 변화야 이해하지만,
    그 정체성 자체가 변화지 않게만 해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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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1/02 07:48

      그게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라.. ;;;;
      거의 정설(혹은 대세?)인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 ^;;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인수든 뭐든 간에 서비스의 기본적인 철학이랄까, 방향이랄까... 가치랄까... 그것들을 좀더 꽃피울 수 방향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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