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재밌는 글을 읽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그 재밌는 글의 '주제'에 대해선 따로 글을 쓰고 싶을 정도다)

너무 헷갈린다.
(참고로 헛갈린다가 아니라, '헷갈린다'가 맞는 표현. 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보다. '헛갈리다'도 이제 표준어가 된건가? 아니면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건가. 각설하고, 맞춤법에 대해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일단 눈에 들어오면 신경이 쓰이긴 한다. 물론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파괴하는 경우, 그러니 일종의 개성 표현, 수사인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않지만. 그리고 맞춤법을 지적하는 댓글은 가급적 비밀글로 쓰면 좋겠다. 그건 글의 주제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거니까, 그게 작은 배려가 아닐까 싶다)


0. 사전 정의

A. 중개 [仲介] [명사] 제삼자로서 두 당사자 사이에 서서 일을 주선함.
intermediation;mediation(조정)
―하다 mediate;intermediate 《between two parties》;act as go-between;intercede

B. 중계 [中繼] [명사]
1 중간에서 이어 줌.
2 <언론>=중계방송.
relay;hook-up《미》 ―하다 relay


1. 구별 표준 : 매개의 주체성. 제삼자.

A. 중개는 매개의 주체성이랄까 활동성을 요구한다. 여기에는 제삼자(사람)을 개념 필요적으로 요구한다.

B. 중계는 매개의 주체성이나 활동성에 주목한 표현이 아니라, 어떤 단순히 물리적인 '연결(잇다)'에 주목한다. 따라서 여기에는 '제삼자'가 개념필요적 요소가 아니다. 물론 매개하는 것(가령 '위성을 통해 중계한다'고 했을 때의 그 '위성')은 필요하다.

이 차이가 '중계무역'과 '중개무역'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하다.


2.  좀더 생각하기

A. 중개 : A인 내가 B와 중개하는건 불가능하다. 가령, 마봉춘이 야구경기를 중계할 수 있도록 C가 프로야구 사무국과의 사이를 중개한다는 가능하지만, 마봉춘이 야구경기 자체를 자신에게 중개할 수는 없다. 야구경기는 매개자가 필요한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마봉춘은 제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B. 중계 : A인 내가 B를 중계하는게 가능하다. 가령, 마봉춘이 야구경기를 중계를 한다고 했을 여기에는 제삼자가 필요없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야구경기를 위성이든, 뭐든을 통해 TV 단말기 브라운관 상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잇기'만 하면 그 '중계'의 의미를 모두 소진한 것이기 때문이다.


3. 문제

그렇다면 문제.
마봉춘은 야구경기를 시청자에게 (방송 기자재를 통해) 중계방송 한다.
야구경기(갑) - 마봉춘(을) - 시청자(병) 이라는 삼각형 구도에서 생각해보자.

마봉춘은 야구경기를 시청자에게 중계하는 것일까, 중개하는 것일까?   


4. 외우기?  

위 전제가 맞다면 이렇게 외우면 헷갈리지 않을 것 같다.

마봉춘은 야구'중계'를 시청자에게 '중개'한다.

나는 처음에는 마봉춘은 야구'중계'를 시청자에게 '중개'한다.라고 이 헷갈리는 걸 외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확신했는데, 지금은 또 헷갈린다. 확신이 안선다.


5. S0S

이상은 물론 개인적인 추론이다.
이럴 땐 이렇게 외치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엔디님 도와줘요!"




추.
구글링했더니 중앙일보에서 이 차이를 설명한 작은 우리말 칼럼이 있더라(링크는 그 칼럼을 스크랩한 글).
그런데 그걸 읽고도 명확하게 정리가 안되서 한번 써봤다.

적고 봤더니, 이런 생각이 뒷통수를 때린다.
뭘, 이런 걸 다...
쓰다만 글이나 마무리하지..
그리고 이게 맞는다는 확신도 없고...  
암튼...
궁금해서...




* 발아점
어떤 재밌는 글 : 앞으론 종종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러면 아무래도 궁금해져서 한 명이라도 더 클릭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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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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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로스 2008/11/06 21:37

    저 '재밌는 글'에서는 중개가 맞는 것 같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11/06 21:48

      거기서 필로스님 댓글도 읽었는데 말이죠. ^ ^;

  2. 해맑은탱쟈 2008/11/06 23:06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중개와 중계.....
    참 기계적으로 방송에서 하면 중계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중개라는 말은 그다지 쓸 일이 많지 않아서...

    읽다가 되돌아가서 다시 읽고 다시 읽고....
    아 헷갈립니다 ㄱ-;;

    그래요....솔직하게 말씀드릴께요...
    저 국어 잘 못합니다 ㅋㅋㅋ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11/06 23:11

      저도 헷갈려서 포스팅하게 되었다능.. ^ ^;;
      그러니까 저도 국어는 (물론 시험에선 국어성적이 가장 좋은 경우가 많았지만..) 잘한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ㅎㅎ

  3. 엔디 2008/11/07 17:10

    자세히는 잘 모르겠네요. 옥편을 찾아보면 개介는 '끼일 개'라고 되어 있고, 계繼는 물론 '이을 계'라고 되어 있어요. 그런데 개介에는 '소개하다', '양자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다', '돕다' 등의 뜻이 있다고 하네요. 반면 계繼는 '이어붙이다', '이어지다' 등의 뜻이 있고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중개는 좀더 적극적인 '소개'나 '도움' 등이 필요한 것이고, 중계는 물리적 연결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상 '동아백년옥편'에서)

    한편,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중계'의 뜻을 "중간에서 이어 줌"이라고 풀이하고선 예문으로 "산간 지대에서는 사단과 대대, 대대와 중대 사이의 교신이 잘 안되니까 중계 역할을 하는 곳이 필요하다."라고 달아놓았네요. 즉, 여기서의 중계도 어떤 하나와 다른 하나의 물리적인 연결을 뜻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특히 '중계'의 두 번째, 세 번째 뜻으로는 아예 "중계방송"의 준말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방송사의 '중계방송'은 '중계'라는 것을 좀더 명확하게 해주고 있네요.

    그러나 "MBC가 야구'중계'를 시청자에게 '중개'한다."가 성립하는지는 모르겠네요. MBC가 중계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보라고 뭔가 '주선'하거나 '소개'한 것은 없으니 '중개'를 쓰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그냥 MBC는 야구경기를 중계한다, 라고만 쓰면 될 듯합니다.
    다만 "'MINOCI 에이전시'는 미국 MLB의 박찬호 야구 경기를 MBC가 한국에 중계할 수 있는 중계권 계약을 중개했다."라고는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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