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소녀와 뻥구라닷컴

2008/10/24 07:14
댓글 소녀는 뻥구라닷컴 사이드바 맨 꼭대기에 있다.
댓글 소녀는 눈과 얼굴이 대따 크다.
댓글 소녀는 그 커다란 눈망울을 글썽거리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리플 하나 쓰는게 그렇게 어려워?"

댓글 소녀는 이렇게 생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은 어제 뻥구라닷컴에서 댓글 소녀를 업어와 사이드바에 달려고 했었다.
두 가지 목적.
ㄱ. 하나는 댓글 소녀 본연의 목적인, 댓글 좀 달아주소. 이런 거랑.
ㄴ. 거기에 뻥구라닷컴 주소를 경로로 심어서 추천 블로그 홍보(?)랄까 뭐 그런 걸 하려는 목적.

그래서 영화블로그로 쓰는 티스토리에 그림 저장하고 그림 주소 따와서 경로는 뻥구라닷컴으로 해서 사이드바에 잠시 설정했었는데, 계속 '엑막'(엑스마크. 맞나?)이 생기는 바람에 지워버리고 말았다. 이 엑막은 왜 생기는 건지.. 컴사양이 떨어져서 그런건가?

뻥구라닷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블로그 가운데 하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진보의 엿같은 어려움에 대해 썰을 풀었던 글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소위 '국개론'적 상황의 어려움, 그 딜레마다.
나는 이 말 굉장히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감정이 들 때는 많다, 솔직히.

지금 궁금해서 찾아봤다.
내가 '계몽 혹은 소통의 딜레마'란 글에 인용했던 글이구나.
그 글은 진보의 재구성? 이란 글이다.

폐지를 주워 하루를 먹고 살면서도 투표에서는 한나라당을 찍고 나중에 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다고 하는 그 사람들이 이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면, 그들조차도 우리의 한 일부이고 같이 잘 먹고 잘 살아야 할 사람들임을 인정하는 것은 우리의 이상이다. 진보가 그래서 어려운 거다.

- 행인,
진보의 재구성?



* 발아점
진보의 간지에 대한 단상 (capcold)
 : 원래는 이 글(과 허지웅의 글)에 대해 나도 아주 짧은 단상 하나 쓰려다가 뻥구라닷컴이 연상되서리 뻥구라닷컴의 댓글소녀를 불러오게 된 것 같다. 아주 작은 단위의 의미 공동체들의 총체로서의 진보 모델을 나는 떠올렸다. '간지 모델'은 굉장히 현실적인 모델이면서 위태로운 모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성공이라는 '이데올로기'(이건 정말 하나의 이데올로기인데)에 대한 재구성(혹은 발전적인 해체)과는 어울리지 않는 편승, 순응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성공한 놈들의 속성은 어쩔 수 없이 '보수적'이다. 그것은 그저 스타일이 아니라, 권력이 작용하는 운동원리 같은 거.. 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생각이 꼬이니까 이건 나중에 써야겠당.

* 또 다른 발아점
두고두고 읽고 싶은 블로그_1.소개 (J준)
 : 진보 간지에 대한 글이 물론 발아점은 맞는 것 같은데, 그 직전에 J준의 위 글을 다시 한번 읽었다. J준은 적극적으로 동료 블로그들의 글을 읽고 또 소개하는데, 이런 역할은 정말 의미있는 것이다. 블로그가 자기 발전적 동력을 만들어가는 이상적인 방법은 스스로 서로에게 비평가 역할을 수행하는 길이다. 좀 식상(까지는 아니겠지만)할 정도로 강조해왔지만, 블로거는 블로그 리뷰어가 되어야 한다. 이건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이 리뷰를 통해서 좋은 블로그들이 시스템 종속적인 '거대 중심'으로 휩쓸려버리거나 소외되지 않고, 살아남게 된다.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블로그는 그저 구모델의 중심지향적인 유통모델이 되어 버리고 만다. 그리고 이 리뷰들을 통해서 상호 의미있는 교류와 토론이, 궁극적으론 대화가 활성화된다. 블로그는 관계적인 모델인 거다. 물론 이건 블로그를 일기장용도로 쓰더라도 변하지 않는다.

*  추천 블로그 : 뻥구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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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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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ylene 2008/10/24 11:21

    저 이미지를 보고 있자니
    도대체
    댓글을 안달수가...;;;;;;;;;
    죄책감이 느껴집니다..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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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0:48

      고맙습니닷.. 죄책감을 느끼시라고 포스팅한 건 전혀 아닌데 말이죠. ^ ^;

  2. 댕글댕글파파 2008/10/24 11:53

    gif 이미지가 제대로 안 나타날 때가 있던데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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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0:49

      파일 포맷을 변환하면 좀 나아지려나요?

  3. isss 2008/10/24 12:53

    RSS로 구독하다보면, 댓글까지 잘 안가지는 단점이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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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0:50

      아무래도 그런 속성이 강하긴 하죠.
      그래도 장기적으론 RSS가 주는 효용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4. 구루마루 2008/10/24 13:46

    ㅎㅎ 댓글 소녀라...

    아즈망가 대왕의 치요군요. 나름 천재 소녀랍니다.

    덕분에 위키 찾아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 이렇게 정리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http://ko.wikipedia.org/wiki/%EB%AF%B8%ED%95%98%EB%A7%88_%EC%B9%98%EC%9A%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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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0:52

      오, 그렇군요.
      저는 캐릭터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었는데 말이죠.

  5. 필로스 2008/10/24 16:12

    보통 엑박(엑스박스)이라고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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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0:55

      아, 그런가요? ^ ^;
      좀 이상하다 싶기는 했는데 말이죠.
      엑막이 아니라, 엑박이군요.

  6. 내가 내냐? 2008/10/25 07:36

    오래간만입니다. 민노씨

    항상 올리시는 글을 보곤 있는데 오늘 유난히 재미있는 포스팅이군요.
    사실 댓글소녀 아래에 있는 글은 집중해서 읽지 않았지만요.
    댓글 하나 다는건 절대 어렵지 않지만 글쓴이의 의도와 반응을 염두에 두고 심사숙고해서 댓글을 다는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건 한국인터넷 문화를 보면 너무 자명하지요.
    특히 특정사이트의 대문에 걸려있는 자칭 인기블로거의 댓글들을 보면 차라리 없으니만 못한
    의미없는 (글이란 단어를 붙이기조차 아까운) `글자들` 의 조합이 난무한데
    글쓴이가 과연 그 댓글들을 보고 그걸 칭찬이나 추천이라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또 그 대문에 걸려있는 블로그의 내용들이란 것들이 저작권법 싸그리 개무시하고
    퍼온 사진들의 나열뿐이라 제목만 보고 들어갔다다 낚시에 걸린 제 자신을 자책한 적이 수도 없이 많아서요...
    물론 민노씨야 블로그 문화를 선도하는 `진품` 블로거이시지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그 방면에 전설이 된 분이지요.) 아예 자신의 글에 댓글 차단 기능을 설정해서
    읽기만 가능하도록 한 분이 계신데 참 진정한 글쟁이란 생각을 합니다. 요즘 절필하신 것이 안타깝지만요.
    민노씨도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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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0:58

      내내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말씀하신 아쉬움에 대해선 저 역시 공감하는 바가 없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을 통한 순발력있는 소통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런 순발력있는 방식이 주는 '정감'이라는 차원에서는 댓글이 갖는 소통의 정서라는 부분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것이 다소 부족하고, 또 지나치게 평면적인 의견이라도 말이죠.

      추.
      말미에 말씀하신 그 분이 누구신지 호기심이 생기네요.
      종종 안부라도 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7. 행인 2008/10/25 21:46

    호곡... 저 이미지, 워낙 오래 전에 달아놨다가 저 이미지가 달려있는지 어쩐지 신경도 쓰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는데, 이런 호강을 하게 되네요. ㅎㅎㅎ 사실 행인이 치요짱 팬이라서요. ^^;;;

    너무 과한 평가를 해주시는 통에 민노씨를 믿는 다른 분들이 뻥구라닷컴에 찾아왔다가 실망이나 하시지 않을지 모르겠네요.
    덧글보다는 원래 트랙백에 관심이 많은데, 잘 안 되네요. 요전번 글을 당사자에게 트랙백 했는데 역시나 묵묵부답이구요.
    암튼 글쓰기가 더 두려워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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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1:01

      오, 치요짱 펜이셨군요.
      전 솔직히 치요짱이 누군지 잘 모르지만요..

      실망이라뇨, 겸손이 지나치십니다.
      뻥구라닷컴이야말로 제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기준이라면 기준인 '온라인 실존'의 구현 모델로서의 블로깅에 가장 충실하고, 또 그 고민가치가 높은 블로그라는 생각입니다.

      추.
      어디에 보낸 트랙백인지 궁금하네요.

  8. 명이 2008/10/25 22:17

    저 소녀를 보고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는 레이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전, 그냥 리플에 울고 웃고 그러는지라
    어디 일단 가면 꼭 발짜국 쾅 찍고 나오는 편이지요. (수다스럽기도 합니다. 네 -_-')
    근데 이게 자꾸자꾸 즐겁게 블로깅하게 되는 요인인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도 그렇지만, 어떨땐 제 블로그 댓글보다 답방을 더 먼저 하게 되니...ㅋㅋ

    아, 저 쪼꼴렛 이벤트 하고 있는데...드뎌 내일 만들러 갑니다.
    쿨한척해가며 착불로 보내긴 하지만, 괜찮으시면 주소 비댓으로 남겨주시면~ 맛없을지도 모르지만..ㅠ_ㅠ
    손으로 만든 쪼꼴렛, 보내드리고 싶어요~!! (좀 짤지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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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0/26 21:04

      명이님 댓글을 여기저기서 종종 접하게 됩니다.
      댓글의 정서적인 차원은 정말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 생기와 온기를 가져다주죠. 그런 의미에서 명이님께서는 그야말로 많은 블로거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는 고마운 블로거 벗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 너무 댓글에 소홀해서 좀 죄송스런 마음마저 들구요.

      초콜릿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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