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와 같은 부산사람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서민의아들임을 강조하는 그가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사실에 다시 절망하며.. 내가 그런 그를 직접 만난다고 하더라도 그를 설득할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또 한번 절망하고 그리고 이런 지지연설이 먹혀 들어가는 한국의 현재 상황에.....끝끝내 절망한다.

쟈칼, 최악의 지지연설이다. 중에서


0. 이영민씨의 이명박 후보 지지연설에 대해 난 뭐, 솔직히, 별 생각없다. ㅡㅡ; 그래서 굳이 포스팅해야 하나 싶었는데, 2007년 12월 어느 날,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의 풍경, 그 지극히 작은 일부를 스케치하는 의미에서, 그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겠다 싶어, 간단하게 포스팅한다.

특히 이 글은 위 쟈칼님의 절절한 분노에 힘 입은바 크다. 솔직히 나는 그다지 열받는 건 아니고, 그냥 담담하다고 해야 할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쟈칼님의 분노에는 깊이 깊이 공감한다.


1. 인터넷, 최소한 메타블로그를 둘러싼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찬 조소와 조롱이 대세다(아니나 다를까 ㅡㅡ; ). 이걸 비판하고 싶다는 건 아니고, 다만 이영민씨의 외모와 쌍꺼플이 어쨌다는 둥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인신공격하는 건 자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의견은 의견으로만 판단해야 할테다. (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솔직히... 뭐, 이영민씨를 선택한 한나라당 선거 참모의 안목에 대해선 안습이긴 하다).

1-1. 다만 내가 한나라당 전략 참모라면, 이영민씨를 '캐스팅'할 권한이 내게 있었다면, 이영민씨 안 세운다. 목소리와 눈빛 연기가 심하게 부담스럽다. 그 20분이 채 안되는 연설을 모두 시청하기란 정말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나는 비위가 약하단 말이다.

짧게 논평하자면,
된장임을 강변하는 빠다코코넛이랄까...
뭐 그런 느낌이다.
이건 그 이미지만 그렇다는 게 아니라, 연설 내용 전반이 그렇다는 거다.
도무지가 내용과 형식, 취지가 서로 따로 놀고 있는 판국이다.
이명박 지지한다면서 왜 IMF가 등장하고, 노무현 찍었다는 소리가 나오는지... ㅡㅡ;


2. 여담으로, 나는 이영민씨 전혀 모르고, 이영민씨를 앞으로 만날 일도 없을테지만, 디자인 진로보다는 '연기'쪽으로 진출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농담 아니다). 굉장히 부담스런 몸짓, 눈빛, 목소리이긴 하지만, 자신이 타겟으로 삼아야 하는 '관객'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같다.

이건 연기자에게 미덕이라면 미덕일테다.
물론 그 타겟이란 (주로 영남지역의) 지극히 '감성적인' 유권자들이다. 그 유권자들은 IMF의 원인이 한나라당이란 게 그다지 중요하지도, 기억나지도 않는, 노무현 찍었다는 취업준비생이 그냥 불쌍하고, 감정이입 이빠이 될 준비된 유권자들일테다.

아니라면 이런 엉터리 내용으로 연설할 리 없다.
신파극과 연설을 착각하는 걸 탓할 수야 없을테다.
이미 그렇게 연습 'X나게' 했을텐데 뭐.


3. 아무리 이미지가 판치는 세상이고, 효과적인 이미지 메이킹이 대선을 좌지우지하는 판이라도 이건 정말 아니다. 이영민씨의 이명박 지지선언은 최소한의 '팩트'에 대한 비판적인 반성과 검토가 없는 그야말로 신파극이다.

아무리 매니페스토(공약검증운동)을 외치면 뭐하나, 정치권이고 유권자고 오로지 실체와는 상관없는 피상적 이미지로만 승부 보겠다는 걸. 아직 보지 못했는데, 이명박 국밥집 광고도 이명박의 실체적인 정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다. 골프장이나, 명품 백화점이라면 모르겠지만... 웬 국밥?


4. 이미지를 붙잡는 자가 승리하리라.
하지만 관객 수준을 너무 졸로 보는 것 같다.
이 점은 몹시 유감이다.


* '이명박 지지연설 - 제발 좀 살려주이소' 는 여기서 봤다.
굳이 시청할 것을 권하진 않는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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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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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쟈칼 2007/12/03 20:02

    아마..제가 부산에 살아서..이영민씨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서민이면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노무현이 좌파라 생각하며,이명박이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편다고 여기는 사람들::)많이 봐아서 더욱 화가 난것 같습니다.체험적으로 많이 겪었기에 ㅡㅡ:비단 이영민씨뿐만 아니라..나이,성별등을 안 가리고 말이죠::

    한나라당은 노무현을 좌파로 생각하는 (이런 말도 안되는::) 그런 부류를
    정확히 조준했고 그리고 한나라당이 조준한 그 말도 안되는 타켓이 엄연
    히 존재 한다는 사실..이 모든게 화가 나더군요::

    아..근데..제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것인지..하하^^:

    암턴 트랙백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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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3 20:14

      노무현이 좌파라는 조중동류의 '정치적인 선동'(?)에 대해선...
      노무현이 좌파면 파리도 새다.
      뭐, 이런 농담 패러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ㅡㅡ;

      제가 오히려 고맙습니다. ^ ^

  2. Magicboy 2007/12/03 21:44

    ... 제가 나름대로 20년간 경남에서 살았지만....
    저건... 본토 사투리가 아니군요...-_-;;;
    아마.. 경남에서 좀 살다가 서울, 경기권에서 오랜시간 살아온 사람이... 다시 억지로 사투리 쓸려고 할 때 저런 억양이 나오죠..;; ...경상도의 억양은 중국의 5성조 보다 훨씬 풍부하고...다양하고..정확하다죠..-0-;;
    (... 제가 서울에 있다가 고향가면 저런 비슷한 억양을 써서 .. 친구들한테 무지하게 얻어맞죠..-0-;;;....)

    뭐..암튼 심히 부담스럽네요.... 무슨 앵벌이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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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4 03:27

      오, 그렇게 섬세하게 구별이 가능하군요!!
      좀 심하게 부담스럽긴 하죠.. ^ ^;;

  3. 댕글댕글파파 2007/12/03 22:06

    저도 저 영상 보다가 쓴웃음만 나더군요. 더욱이 비위도 약해서 끝까지 다 보지 못하고 내려버렸습니다. 무슨 지지 동영상을 감정을 분출하는 도구로 사용하는지 웃기지도 않더군요. 저도 경남에 살고 있지만 저런 사람보면 웃음만 납니다. 입닫고 있으면 욕이나 안먹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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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4 03:29

      이영민씨의 진정성이야 옆에서 지켜보지 못한 저로선 판단할 수 없겠지만...
      대선 후보 지지연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뭐랄까 지나치게 복고풍이랄까(좋게 보면요)..
      그런 느낌이네요.
      나쁘게 보면 이건 국민들을 졸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ㅡㅡ;

  4. 선인장 2007/12/03 23:24

    위의 Magicboy님의 앵벌이라는 표현이 정말 딱이군요-_-;;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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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4 03:30

      그러셨나요? ^ ^;;

  5. min 2007/12/03 23:30

    혹시 MB 선거캠프 홍보팀 내에서 잠입 활동중인 지능형 안티 MB의 작품이 아닐까요?....ㅋㅋ

    아마 곧 네티즌들이 이영민씨에 대한 뒷조사(그리고 이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에 들어갈지도 모르겠군요.

    여론의 뭇매가 3류 신파극 어릿광대로 출연한 이 사람에게만 쏟아지네요.
    이번 공연은 '배우'보다도 'PD와 작가'(한나라당) 문제가 더 심각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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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4 03:33

      ㅎㅎ
      예리하십니다. : )

      뒷조사는 없기를 바라면서, 또 한편으로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ㅡㅡ;
      인신공격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말씀처럼 배우보다는 연출과 작가에게 문제가 있으니 말이죠.
      적절한 지적이십니다.

  6. 히치하이커 2007/12/04 00:22

    노무현, 정동영이 좌파면 전 체 게바라라니깐요. (퍽-하앗-)

    저 친구는 정말 충격과 공포. ㅜ ㅜ

    아니, 이명박이 아무리 '잡놈(응 -_-? 인신공격인가요...)'이라지만 바보는 아닐진데, 또 참모들이 허수아비가 아니라면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전 국민이 본다는 공중파 티비 대선 지지 연설에 저런 친구에 저런 내용을 내보내다니. 이건 음모가 아닐까 싶어요(...). 저 사람이 정동영의 친척이라거나, 권영길의 사줄 받았다거나. 그렇지 않고서야. ㅡ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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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4 03:34

      이명박 캠프에서 자신들의 지지자들, 혹은 지지후보를 그렇게 타겟팅한 것이겠죠.
      신파극에 넘어갈만한 그런 어리버리한(ㅡㅡ;;)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전략이지 않나 싶네요.
      좀 심하게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7. 미고자라드  2007/12/04 01:12

    노무현이 좌파면 바나나맛우유는 생과일주스죠.
    예들은 아무래도 대국민 개그를 구사하는듯. 그러지 않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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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4 03:35

      꽤 진지한 것 같은데...
      그게 오히려 더 코믹한 요소이기도 하다는... ;;;;

  8. ARMA 2007/12/04 02:23

    이상하게도 한나라당이 하는 이미지 메이킹은 모두 반감만 사는것 같아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아니면 캠프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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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4 03:36

      저도 보면서 그런 생각 했습니다.
      권캠프나 문캠프, 백보양보해서 정캠프에서 제작했더라도 이랬을까...
      싶더군요.
      아무래도 전자와 후자가 서로 적절하게 짬뽕인 것 같습니다. ㅡㅡ;;

  9. 다크엔젤 2007/12/15 04:02

    저도 우연히 티비보다 씁쓸하고 보기거북하여 채널 돌렸더랬죠.
    초등학교 회장 지지연설도 그정도로 수준떨어지진 않을텐데..
    이건뭐... 국민을 캐무시해도 유분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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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6 03:18

      그러셨군요..
      신파극이 먹히는 선거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선거 생각했더니 우울하군요.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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