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히치하이커님께서 쓰신 블로그 세상과 현실세계에 대한 제 간단한 대답입니다.


1. 블로그 세상과 현실 세계의 괴리
블로그 세상의 주된 여론대로라면 지금 이 땅에서 떵떵거리는 대다수 정치인들은 당장 정치 생명이 끝나야 할 것이며 (... 중략 ... ) MS는 악의 축이고, 네이버는 바보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멍청한 회사에 불과해야 한다. 한데 현실은 전혀 다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단지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이 특정한 집단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사람들이 블로그와 같은 가상 세계에서 드러내는 자아와 현실 속에서 드러내는 자아가 다르기 때문인가.
- 히치하이커, 블로그 세상과 현실세계 중에서


2. "방구석 좌파"
위 하이커님의 글도 인상적이지만, 이에 논평을 주신 ZacobLee님의 댓글도 인상적이네요.
방구석 좌파근성이 있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잘못 된 것에 의한 반대의식은 좋지만, 잘 나가는거에 대한 반대의식은 에러입니다. 잘난척은 하고 싶으면 누구나 하죠. 하지만 그 잘난척을 정당하게 받쳐 줄 "행동" 이라는 걸 전혀 안합니다. 히치하이커님이 왈가왈가 하신 것들이 진정한 악이라면 벌써 민주화 항쟁처럼 일어났겠죠? 요즘은 진정 잘못된 사건이 일어나도 키보드 앞에서만 찌질하지, 직접 나서는 경우도 없죠.
- ZacobLee님의 논평

3. 온라인/오프라인, 혹은 글쓰기/행동이라는 이분법
온라인은 가짜이면서, 가상인가요?
글쓰기는 행동이 아니라 잘난척인가요?
저로선 우선 이런 이분법이 잘못된 전제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에게 위대한 정신적인 유산을 남긴 그 숱한 작가들은 '방구석'에서 행동하지 않고 '글만 쓴' 찌질이인지요? 물론 히치하이커님께서도, zacoblee께서도 그런 취지로 말씀하시진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론 블로거들 개개인이 무슨 그런 위대한 작가들도 아니겠지요. 하지만 집단으로서의 블로거들은 이미 위대한 작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걸 사람들은 집단지성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르죠. 물론 거기에 상업적인 과장이, 트랜드로서의 허풍이 없다는 말씀은 아니지만요.

우선 짧게 지적하자면, 블로거들이 모두 네이버를 바보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모든 정치인들이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오프라인에서처럼 다양한 인간군상들이고, 또 그 고립적 개인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욕망들이 꿈틀거리는 그저 모순에 찬 인간에 불과합니다.

히치하이커님께서 판단하는 자료들은 히치하이커님을 둘러싼 아주 미세한 우주, 그 관계망에서 생겨난 것들입니다. 그것으로 우리사회 전체를, 그리고 블로고스피어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좀더 직접적으로는 '올블'과 '이글루스'라는 소우주의 관계망과 그 관계망에서 생긴 자료들에 대한 판단이라는 것이지요. 제가 서툴게 예측하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온라인 실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현실에 대한 이야기면서, 또 블로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블로거는 블로그라는 온라인 근거지를 통해 자신의 온라인 실존을 형성해갑니다. 그런 블로거들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 곧 '행동'입니다. 온라인 실존이 적극적으로 투사되는 행위가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는 행동의 일부입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행동의 일부입니다. 글쓰기, 블로깅이 행동의 반대말은 아닙니다. 행동과 글쓰기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언젠가도 썼듯이, 그저 '삶'이 있을 뿐입니다. 온라인이라는 가짜 생활이 따로 존재하고, 오프라인이라는 진짜 생활이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그것은 온라인 실존의 잠재력을 스스로 고갈시키는 이분법적 사고이면서, 또 패배적이며 자조적인 사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누가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지, 누가 그렇게 생각하게끔 하는지를 떠올려보십시오. 오래된 권위와 관습의 목소리, 그게 지겹다고 하지 않았는지요? 그러면서 왜 그 오래된 관습과 가짜 권위에 스스로를 복종시키려 하는지요?


4. 아주 느린 혁명
온라인에서,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저는 혁명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혁명은 아주 느린 혁명입니다. 그 혁명은 일상과 함께 숨쉬는 혁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건 혁명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다만 모든 것을 근본에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원에서 저는 그것이 혁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고,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하고, 그렇게 관계적인 마인드를 형성하는 이 모든 것이 저는 경이롭습니다. 어떤 시대에 이것이 가능했습니까? 어떤 시대에 이렇게 일상적으로 정치적인 잠재력을 표출할 수 있었습니까?

어떤 드라마틱한 '액션'만이, 거대한 뼈와 거대한 근육이 움직이는 '운동'만이 행동은 아닙니다. 자기를 둘러싼 관계망, 그 관계들 속에 있는 사람들, 사물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넓혀가는 그 모든 시선들, 그리고 그 시선들이 만드는 단상들을 잡아 기록하고, 그 기록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조금씩 그 내면의 관계망에 속한 사람들과의 공동체적인 희망을 키워가는 이 모든 것은, 비록 으쌰으쌰 시위하거나, 전투적인 정치운동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일상 속에서 정치적인 가능성과 잠재력을 키워가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평등과 정의가, 사랑과 희망이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그건 혁명이 아니라 마술입니다.
아니 그건 마술이 아니라 사기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에게는 드디어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과 타인을 만나게 해줄 웹과 블로그가 있습니다. 온라인, 무한에 가까운 공간 속을 여행할 수 있고, 그 여행하는 동안에 길동무를 해줄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블로그는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발아점
히치하이커, 블로그 세상과 현실세계

* 확장점 
가즈랑, 키보드 앞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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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블로그 세상과 현실 세계

    Tracked from Delusion Laboratory™ 2007/07/03 15:56 del.

    내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실 세계와 어느새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블로그를 주로 하는 가상 세계의 모습을 비교하는 것은 꽤나 우습고 서글픈 일이다. 블로그 세상의 주된 여론대로라면 지금 이 땅에서 떵떵거리는 대다수 정치인들은 당장 정치 생명이 끝나야 할 것이며, ㅁㅁㅁ씨의 삐리리 운하 같은 것은 희대의 '삽질'로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또, 남이 만든 작품을 그대로 차용해 자기 노래를 홍보하기 위한(영리를 위한) 뮤직비디오를 만든 이들은 조...

  2. Subject : 키보드 앞의 블로거

    Tracked from {가즈랑집} 2007/07/04 21:44 del.

    히치하이커님의 ‘블로그 세상과 현실 세계’, 그리고 민노씨의 ‘무력한 블로그 - ‘방구석 좌파’에 대한 단상’를 읽고 현실과 블로깅에 대해 조금 생각해본 것을 적었...

  3. Subject : 블로거와 메타블로거, 그 주와 객의 변증법

    Tracked from 하민혁의 통신보안 2008/03/22 15:55 del.

    어떤 일(어느 일이 아니다)부터 처리할 것인가? 컴터 앞에 앉을 때마다 거듭하게 되는 고민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쳐내도 쳐내도 할 일은 늘 저만큼 밀려있다. 우선 성능이 떨어진 서버 교체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고, 준비 중인 서비스를 위한 사이트를 띄워야 하고, 민생고와 직결되는 고객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 그런데, 대체 어쩌자고 나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인가? 리장님이 트랙백해준 "블로거(그)에게 비판적 사고는 생명이다!" 는 글을 읽었...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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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로스 2007/07/03 12:14

    '방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이라는 표현을 간혹 쓰는 저로서 '방구석 좌파'라는 표현이 무척 와닿네요.
    무력감 때문이든, 비겁함 때문이든 방구석 좌파라며 자조하는 동지들을 격려하고, 등을 두드리고,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우려는 민노씨의 열정과 애정, 선동가적 자질이 엿보이는 좋은 글입니다.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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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4 01:25

      필로스님께서도 그 표현이 인상적이었군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냥 가벼운 단상에 불과하구요.. ^ ^;
      격려 고맙습니다.

  2. 히치하이커 2007/07/03 15:56

    민노씨의 지적이 맞습니다. 제가 본 것들은 올블이나 이글루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일들입니다. 허나 단편적이고,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무리가 있을지라도 미세한 수준은 아니지 않나 생각합니다. 뭐, 사실 이런 기준은 무 자르듯 딱하고 경계를 나누기 힘든 일이겠지만요.

    그리고 전에 민노씨의 다른 글에 덧글로도 남긴 것 같은데, 저도 온라인 가짜이거나 가상의 것으로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실체의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제 눈에는 이 땅의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드러내는 의식이 180도 다르지 않은가 싶을 만큼 뒤틀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단,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아있는가 아니면 반밖에 안 남아있는가를 판단하는 것과 같은 문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에, 그리고 글쓰기도 행동이죠. 글만으로도 얼마든지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다고 믿고요. 허나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고, 저는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 생각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언젠가 제가 니체나 쇼팬하우어 같은 이를 싫어한다고 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것도 그와 같은 까닭입니다. 그의 생각이나 글은 무척이나 재미있지만 그 뿐이 아닌가 싶어서요. 스스로 떠들어댄 말조차 제대로 지켜내며 살아내지 못한 그런 '세계적 지성'의 삶보다는 이름 없이 묵묵히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다간 '무명씨'들의 삶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 ^;) 여튼 제 생각은 간단(?)합니다. 온라인을 통해서든 아니든 글쓰기, 건전한 비판 좋습니다. 아니,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지요. 하지만 적어도 자기가 내뱉는 말 만큼은 그대로 행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 위에 글을 쓴 동기입니다.

    민노씨의 좋은 지적 고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락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길고 지난한 싸움이 되겠지만 블로그와 같은 공간(?)을 통해 언젠가는 변화가 일어나길 바랍니다.
    : )

    덧_원래 글보다 이 덧글이 더 긴 듯 합니다. ㅡ0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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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4 01:28

      맞습니다.
      관점과 시각에 따라 그리고 그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어떤 의견도 전적으로 옳을 수는 없고, 모두가 조금씩 옳고, 또 자신의 강조점을 달리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공통분모로서의 '희망'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구요.
      블로깅이 현실적이지 않은 어떤 신기루를 쫓는 가상의 어떤 것이 되는 것인양 바라보는 태도는 블로거들 스스로의 자존감을 버리는 일이 되지 않을까 약간은 우려가 생긴달까.. ^ ^;; 그랬습니다.

      정말 본문보다 댓글이 긴 것 같네요. ㅎㅎ
      하이커님과의 대화는 항상 즐겁네요.
      앞으로도 즐거운 대화 기대합니다.

      : )

  3. nova 2007/07/03 15:59

    필로스님 말 그대로 열정과 애정, 선동이 넘치네요. ;-)

    방구석 좌파라는 용어가 재미 있어서 그것에 대해서만 약간 더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일단, 잘 나가는 녀석들에 대한 반감은 인류 공통의 감정일테니 거기에 좌파라는 딱지를 붙이면 우파가 섭섭해할 것 같네요(노무현씨를 씹는 사람이 좌파가 많은지 우파가 많은지 생각해보면 쉬울듯). 그러니까 하고 많은 '방구석 xxx' 중에서 '좌파'를 선택한 그 심리가 전 더 재미 있는 것 같습니다. 학업을 버리고 위장취업을 선택했던 세대에 속하는 김규항씨가 현장에서 운동한 경험이 없는 자신을, 근본적으로 부도덕하다고 비하하며 말했던 B급좌파와 일맥상통하는 말일 것 같은 방구석 좌파(김규항씨의 책에도 방구석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가 어쩐지 다른 의도로 쓰인 것 같아서 F-급 좌파임을 자청하는 저는 조금 떨떠름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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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4 01:31

      노바님 댓글 찬찬히 읽으니 참 재밌고 절묘한 지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노바님께서는 A급 좌파 같은데요. 저는 그야말로 Z급 좌파네요. ㅋㅋ

  4. 여형사 2007/07/03 16:38

    아직 블로그가 대중화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적극적인 글을 생산하는 블로그 말입니다)

    정치이야기 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포털(네이버와 구글)에 대한 태도로만 한정한다면
    적극적인 블로거와 일반 이용자의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그들은 소위 말하는 Heavy User들인
    것이지요.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불만을 느끼며 자신이 느끼는 것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블로깅을 합니다.

    반면 일반 이용자들은 (예를 들어) 구글의 검색 결과가 지저분하다고 느끼고, 지나치게 '잘' 검색되는
    것을 무서워하기도 합니다. 네이버는 '잘 정리가 되어 있고 깔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블로깅 하지는 않지요. 가끔 뉴스기사를 퍼오거나 재밌는 꺼리를 모아두는
    정도입니다.

    지나치게 단순화 한 것 같긴 한데, 블로그스피어의 '여론'과 실제 여론이 다른 것은 이런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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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4 01:37

      냉정하고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는 논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블로그 파워라는 것의 실체가 과연 어떤 과정과 메카니즘을 갖고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어떤 조사도 없는 상태이고, 제 개인적으론 블로그는 아직 '탄생기'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은 그 블로그를 어떤 것으로 '쓸 것'인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그것은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 '진화'과정을 거치겠지요. 여기서 결정적인 변수가 정치와 상업자본의 논리(쉽게 말하면 포털)이 될 것으로 저는 생각하는데요. 이 힘을 블로거들이 어떻게 방어(?)하고, 또 스스로 자율성과 독립성을 견지하면서 '활용'할 것인지가 문제될 것 같습니다. (쓰고 보니 좀 논지에서 벗어난 것도 같네요. ^ ^;; )

      여형사께서 일반 이용자로 표현한 계층을 좀더 적극적인 '참여적 블로깅'의 테두리에 '자연스럽게' 끌어안으려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세상을 바꾸는 건 그런 '일반인'들이라고 믿습니다.

  5. Zet 2007/07/03 16:54

    헉 링크 추가하려는데 RSS주소가 안먹힌다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7/04 01:37

      무슨 말씀이신지요? ^ ^;;

  6. 그만 2007/07/03 18:09

    저도 인용하신 글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정리할 기회를 찾고 있었으나 타이밍도 놓쳤고 나름 따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만 있습니다. 민노씨의 글이나 참조한 글을 쓰신 분들의 글이나 일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시론 양비론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때와 이슈에 따른 이야기입니다. 어쩔 때는 특정한 행동을 취해야 할 때가 있고 어쩔 땐 기다리고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사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안도 있죠. 그런데 때와 사안에 부딪혔을 때 '행동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지금 처럼 블로고스피어의 주목받는 모습들은 몇 년 전까지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지금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모든 것을 얻을 것이란 것도 무리가 있겠죠.

    히치하이커님/ 비관적이고 행동 없고 비겁한 블로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적으로 그들이 많다고 블로고스피어가 다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행동하고 사색하고 즐길줄 아는 블로거들 많습니다. 너무 한쪽 면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천.. 말씀인데요.. 오프로 뛰쳐나오는 블로거들 있습니다. 왜 없습니까? 그리고 오프에서 온라인 블로고스피어로 뛰어들오는 분도 있습니다. 왜 없다고 보시나요? 제 주변에 세상을 바꿔보려는 사람 많이 봤습니다. 세미나 하러, 또는 들으러 뛰어다니고, 정치 모임도 갖고, 블로깅도 하고 자작 영화도 만들고, 음악하면서 팀블로깅하고, 영화 보면서 서로 의견 교환하고.. 다만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다고 그들이 방구석맨으로 싸잡히는 것을 경계하고 싶습니다.
    블로그,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 생활의 일부여야 하지 않을까요? 지나친 단순화와 이분법에는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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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4 01:40

      역시나 적절한 논평이신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상황마다 요구하는 운동의 방식, 어떤 액션의 구체성이 연동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구요. 다만 일상의 차원에서 '참여적 마인드'랄까.. 그런 것들을 직접적이든(어떤 정치적인 이슈, 사회적인 이슈에 참여하는 것), 간접적이든(블로깅한다는 그 자체로) 학습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서의 블로그를 저는 높게 평가합니다.

      나중에 시간되시면 관련주제에 관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 )

  7. 람반장 2007/07/04 02:22

    전에 어떤 책(아마 촘스키의 인터뷰를 모은)에서 읽었던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신문 스크랩을 해서 주위에 알리고 자신의 친구들도 그렇게 해준다. 그것이 활동의 전부이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비슷한 뉘앙스일겁니다.) 라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블로그스피어상에서 포스팅을 만나 관련된 의견을 쉽게 주고 받으면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블로그가 가진 엄청난 힘을 증명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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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4 02:49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블로깅하는 것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한 의미가 있고, 그 잠재력은 비록 가시적이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의미로 표출되리라 생각합니다.
      논평 고맙습니다. : )

  8. 가즈랑 2007/07/04 21:43

    민노씨의 글을 보고서, 참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답글 대신 글을 이었습니다. 저같은 무기력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글이 위안이 된다고나 할까요;;; 설명을 위해 저는 이분법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것이 칼로 뚝 자르듯 동떨어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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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5 00:35

      고맙습니다. : )
      가즈랑님 글은 좀전에 읽었는데요.
      글쓰는 보람과 즐거움을 주는 멋진 트랙백이네요.

  9. inoo 2007/07/04 22:14

    안녕하세요. 제가 블로그를 만들었고, 전부터 재밌게 보던 민노씨의 블로그를 즐겨찾기 하려 합니다. 이게 그냥 해도 되는 일인지 물어보고 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냥 물어보고 즐겨찾기 걸고 동시에 합니다.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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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inoo 2007/07/04 22:16

    어.. 다음 블로그는 다른 블로그 즐겨찾기가 안되나봐요. 그럼 다음에 해야겠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7/05 00:36

      아, 그렇군요. ^ ^;
      마음만으로도 고맙습니다.
      박형준군 블로그 즐겨찾기 되어있네요? ㅎ

  11. 타브리스 2007/07/05 04:01

    이 글이나 가즈랑 님의 글을 몇번이고 읽으면서 자기의미를 부여하려 하지만 불안한 기분을 떨치기가 힘이 듭니다. 제가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문제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는 그런 문제도 계속 블로그에서 다뤄봤다가 최근에는 그쳐버렸답니다...) 그저 제가 적이 취미를 두고 있는 락 음악 같은 경우만 해도 블로거들 간의 교류니 음악 소개니 새로운 홍보의 발견이니 해도 해가 가면 갈수록 아래로 가속도를 붙이며 치내려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랍니다. 어떤 분이 자신이 가진 천여장의 앨범 같은 자산을 이용하며 카페까지 직업의 압박 속에 꾸려가도... 블로깅을 하는 음악 듣는다는 사람이 늘어나도 늘어나도 말이죠... 이런 현상유지도 아닌 현실을 겪고 있으면 건너편의 누군가가 정말 말하는 것처럼 "행" 하고 있는지 의심만이 들고. 제가 그러지 않았던 시간이 길었음을 제가 알고, 또 지금도 만족스러운가를 자문하면 그렇지 않거든요... 아, 이러다간 만성적 불신감에 젖어 곤란하게 되어버릴 것만도 같군요... 2000년도는 세기말을 벗어나 냉소의 세기로 접어들었다. 싸늘하게만 볼 뿐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라는 식의 표현도 어디선가(무슨 사회 평론이거나 미학 평론었는데...) 보았던 것이 최근에는 점점 더 머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만 갑니다. 진정 새로이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막막합니다...

    그래도 불빛에 누군가 보태준 것 같아 따뜻함에 감사할 뿐입니다. 이전부터 민노씨 블로그에는 종종 본의아니게 들러보곤 했습니다. 검색을 할 때 자주 보이시더라구요. 하하.

    perm. |  mod/del. |  reply.
    • 타브리스 2007/07/05 04:10

      생각해보니 제가 이런 덧글을 남기게 되는 것도 어쩌면 발전이고, 히치하이커 님 블로그에서 본 해비타트 참가 관련 글에 느낀 감정도 발전이겠군요. 과거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꾸릴 때 방송을 해보았던 것도 발전일테구요. 그러고보니 저도 가만 보면 조금씩 행동에 나서게 된 것 같네요. 민노씨가 말한 그런 일상의 혁명이란 건 이런 게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해오지 않은 것은 아닌데, 지금은 이런 모습을 보이는 자신을 보면 많이 약해진 것 같아요. 불씨 고맙게 받습니다.

    • 민노씨 2007/07/05 04:46

      블로그에서 자신이 잘하는 이야기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참여'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참여에 임하는 태도는 존중에 바탕한 것이기를 바라구요. 잘 모르는 사람에겐 관용할 수 있지만, 무례한 사람에게는 그렇게 되기 힘든 것 같습니다. ^ ^;; 엉뚱한 이야기를 했네요.

      그러니까 제 말은.. 발언하고 싶은 이슈를 만나시면 언제든지 마음껏 발언하시길 바라는다는... 뭐 그런 말이었습니다.

      따뜻한 논평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저야말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12. 플랑 2007/07/06 01:04

    인터넷이라든지 블로그같은 기술의 발전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나누는데 기여한 점은 정말 큰 것 같아요.
    이런게 아니었다면 제가 이렇게 민노씨 블로그에서 글을 보는 일도 없었겠네요. :)
    저도 민노씨 생각에 많은 부분 동의해요. 정말 어떤 시대에 이런게 가능할 수 있었겠어요.

    그렇지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포스팅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건,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포스팅까지 했으니 많이 노력한거다. 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과 생각으로 생겨날지도 모를 어떤 행동)을 멈춰버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요. 그래서 그런지 히치하이커님의 댓글이 좀 더 와닿네요.

    사실 제가 말하는 것 같은 블로거들은 많이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어쩐지 제 자신에 대한 비난인 것 같아요. ;;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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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6 05:14

      제가 오히려 고맙습니다. : )

      플랑님 말씀처럼 구체적인 '액션'으로 나아가야 하는 '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결정적인 '액션'들 역시 일상 속에서 블로거들이 블로깅하는 그 '액션'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블로깅하는 것, 포스팅하는 것이 마치 그저 가상세계에서 이리 저리 헤메이는 것으로 폄하되는, 마치 행동하지 않는 무가치한 부작위로 평가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것 자체로 잠재적 가능성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저 역시 하이커님께서 주신 논평에 깊이 공감합니다.
      솔직하고 따뜻한 논평 고맙습니다.

  13. 이스트라 2007/07/07 11:42

    너무 바빠서 오랜만에 rss를 보다가..역시 민노씨님 블로그에서 좋은 글을 또 보네요.. 평소에 제가 생각했던 부분과도 많이 연관되어 있는 부분같아요..^^

    다음주 지나면 좀 시간이 넉넉해지니..저도 비슷한 주제에 대해 의견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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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8 01:26

      많이 바쁘셨군요.
      평창에도 다녀오셨더군요. : )

      좋은 글 기다리겠습니다.

  14. 엘리야 2007/07/07 17:07

    행동하는 대로 글을 쓰고, 행동하기 때문에 글을 씁니다. 일기 쓰기를 초등학교때부터 선생님들이
    독려하는 이유는 글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수 있을 수 있기에, 그러므로 자신을 차근차근 변화시킬 수 있
    을 수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단순히 체벌을 피하기 위한 일기는 그런 역할을 전혀하지못하지만요)

    블로그에서 글이라는 다른 사람과의 매개체로 하는 의사소통은 적어도 직접적인 행동을 불러오지 않는다 해도 글이 주는 기억이란 요소와 계속성은 언제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생각으로 그져 지나쳤다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되고, 글을 통해 나의 삶이 과연 이렇게 글쓴 것처럼 당당하고 긍정적인지 다시 한번 반성할 수 있으니까요. 1cm는 1mm로부터 시작되니까요
    하지만 싸이는 해도 블로그를 하면 찌질이라는 통념은 아직까진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언제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위험한 것 같습니다.(방구석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언제나 겁쟁이인건 아닌데 말이죠)

    고1때 메탈을 듣게 되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기전에 이글루 눈팅도 많이 했었는데 인터넷 시간이 어쩔 수 없이 줄어들면서 네이버에만 신경을 쓰게 되네요
    이글루만이 진짜 블로그고, 네이버에서 깔작되는건 애들장난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 같아
    좀 우울합니다.. 거의 한달째 시험을 핑계로 방치해도 광고덧글은 무리 없이 달리고.. 좋아서 하는
    책감상문이나 음악야부리 포스팅도 점점 소모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내가 뭐하지? 이런거 써서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좀 그렇네요
    주님을 믿으면서도 이런 쓸데없고 소모적인 생각을 하는 건 좀 아닌데.. 하면서도 계속 그렇네요.
    정말 내가 좋아서 하는건지.. 인터넷을 하니까 하는건지.. 글을 쓰고 싶어서 하는건지.. 할게 없어서 하는 건지..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포스팅 막했을때의 시간빨리가던 그때가 살짝 그립습니다 ^^;

    계속 눈팅하던 고딩이 첫번째로 덧글 달아봅니다.. 이래저래 주절주절 떠들게되었군요.
    아, 언제나 포스팅이 흥미진진해서 잘 보고 있습니다 ^^ 덧글 나누시는 것도 참 재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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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08 01:30

      오, 정말 반갑습니다. : )

      제 글이 흥미진진이라는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ㅎㅎ
      솔직히 스스로도 너무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을 요즘 종종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논평 중간에

      "싸이는 해도 블로그를 하면 찌질이라는 통념"

      이라는 말씀은.. ^ ^;;
      좀 풀어주시면 좋겠는데요.
      정말 궁금증이 생겨서요.

      아무튼 정말 반갑고, 고맙습니다.
      고등학생이시라니.. 정말 부럽네요. ㅎㅎ
      건투하십시오!

  15. 로망롤랑 2008/03/03 12:09

    온라인 실존과 관련해, 아주 느린 혁명 부분이 굉장히 인상깊네요..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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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03 19:05

      고맙습니다. : )

  16. skating games 2011/08/24 19:49

    헉 링크 추가하려는데 RSS주소가 안먹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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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8/29 16:50

      지금 제가 해봤는데 잘 먹는데 말이죠..;;;
      무슨 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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