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1월 12일 유권자 자유 네트워크가 발족했다. 그동안 20여 차례 회의가 있었고, 유자넷에 참여하는 시민단체들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 그리고 특히 참여연대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많은 분들의 고민과 수고들이 있었다. 물론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반 년 넘게 준비하고, 회의하고, 어떻게 하면 이 악질적인 선거법을 고칠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그저께 겨우, 출발했을 뿐이니까. 나는 우연한 기회에 유자넷에 참여하게 되었고, 또 우연이라기 보다는 유머러스한 계기(박준우의 농담유골 덕분에)에 '공동집행위원장'이라는 뭔가 있어보이는 감투도 썼다.

그제 발족식을 겸해서 <93조 1항 '한정합헌' 판결의 의미>한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나는 내가 패널인줄 모르고 1시간이나 넘게 지각했다. 사회를 본 진보레슬러 김남훈 씨가 '후래자 삼배' 취지로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구체적인 쟁점에 관한 질문은 아니고, 하고 싶은 말 하라는 정도의 가벼운... 이제 몇 시간 뒤면 <인터넷 주인찾기 네 번째 컨퍼런스 : 심의를 심의한다>가 열린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갖는 가장 큰 속성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한 시스템 존속에 관한 본능이다. 그 시스템 유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이 '언어'와 한몸으로 묶인 그래서 그 언어라는 가장 거대한 정신의 함축들에 배어 있는 '의식'이다. 다른 말로 정신이다. 자본과 정치가 지배하고 싶은 건 물질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이다. 물질은 이미 그네들이 다 가져갔으니까. 그래서 물질을 완전히 장악한 그들은 이제 정신을 장악하려고 시도한다. 조중동이 그렇고, 삼성이 쏟아붇는 광고가 그렇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존재가 그렇고,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무의식적으로 조장하는 욕구에 대한 무비판적인 모방심리가 그렇다. (오늘 있을 컨퍼런스 발제용 박경신 교수 인터뷰 녹화본 편집하다가 인코딩하는 시간 동안 쓰려고 했는데, 일단 1차 인코딩이 마무리되어서... 아직 30분 분량을 더 편집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딱 10분만 더 써야겠다.)

권력의 전통적인 전략은 겁주기였다. 그리고 그 겁주기 효과를 만들어내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냈다. 국가보안법이 그렇고, 선거법이 그렇고, 학벌사회가 그렇고, 강남/강북, 서울/지방의 대립적인 비교강박의 시스템이 그렇다. 기준의 이쪽과 저쪽을 철저하게 배제하는 이 시스템에서 '농담'은 사라지고, '유머'는 사라진다. 그 농담과 유머가 없는 인간이 과연 인간이겠는가? 박정근의 사회당식 유머가 국가보안법의 기준으로 보면 '주적에 대한 고무, 찬양'이 된다. 선택과 배제의 메커니즘은 차이와 이율배반으로서의 실존을 지워버리고, "7급 공무원이 되겠다는 청년을 때렸다"는 한비야 류의 독선적 유사 자유주의를 만들어낸다. 그런 한편, 어떤 장면을 바라보는 관극틀로 한비야 해프닝을 생각해보면, 한비야와 청년이 선 '실존적인 맥락'을 거세시키는 피상화되고 도식화된 감정적인 반발심을 키운다.

이게 어째 똥누다 만 글이 되어버렸는데... 10분이 넘어서 어쩔 수 없다(실은 15분이 넘었다)> 주낙현 신부님 자주 쓰시는 표현처럼 잡감이구먼. 편집이나 해야겠다. ㅡ.ㅡ; 나중에 생각이 정리되면 다시 쓰든가 해야겠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앞으론 그냥 되는대로 서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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