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인터뷰.
2010-09-20 오후 5시 ~ 7시.

저는 인터뷰어로서 전화 내용을 정리한 것 뿐이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 인터뷰의 인터뷰이는 더나은씨 (@naeun0318)입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싶다고 해서요... 심심한 김에 내용도 메모장에서 정리해서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왜?" 라고 묻는다면, 글쎄, 재미로? ㅡ.ㅡ; 트위터 메모는 '여기에서  ~ 요기까지'

누군가에게 이 소박한 대화와 고백의 기록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모두들 추석 잘 보내십시오~!


0.계기
요즘 너무 힘들었다. 내 마음과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치유하기 위해 용서를 구하고, 나에게 상처준 사람들도 용서하기로 했다.

1.이기심
용서 구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내가 착한 아이라서 그런게 아니다. 내가 미워하고, 나를 미워하는 하는 그 마음이 나에게 어떻게든 돌아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2. 하늘에게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에 하늘을 보며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는거야!!' 울기고 하고, 욕도 했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까지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야속했다. 내가 세상을, 사람들을 미워하는 마음을 누군가는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세상 모두가 밉고, 정말 힘들었지만 나만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늘이 나에게 시련을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다면, 하늘을 감동시키는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다.

3. 용서 구하기
1) 구애자들
먼저 내가 마음을 받아주지 못한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했다(전화와 문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내 마음은 '한 사람'을 향해 있었다. 그래서 결국 구애자들 마음을 너무 냉정하게 거절했다. 자존심 상했단 사람도 있다. 나에겐 그런 경험이 없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참 아프다는 걸 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았을까? 지금도 고민이 되지만, 되돌려 보면 너무 내 마음만 생각한 것 같다. 아직 풀리지 않는 어려운 숙제다.

2) 친구들
질투심을 느꼈던 친구에게도 그 질투심 때문에 너에게 넓은 마음으로 대하지 못했다고 미안했다고 용서를 구했다.

3)후배들

고등학교 시절 후배. 더 잘 해줬어야 했는데... 그 아이는 이미 잊고 있다고, 잘 해준 것만 기억난다고 고맙다고 했다.

4) 에필로그
사람들이 "나은이는 자기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아이" 이렇게 기억해주면 좋겠다. 자기 잘못을 먼저 이야기하는 게 쉬운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처음이 어렵지, 용서를 구하고, 관계했던 소중한 사람들 행복을 빌어주면서, 지금 내 슬픔과 고통이 한결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4. 용서 하기
살면서 나에게 잘못한 사람들도 많다. 치열한 삶의 과정에서 그런 행동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앞으론 그런 실수 하지 않길 바라며, 행복을 빈다. 정말 용서하기 싫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니 연민을 느끼게 됐다. 결국 내 마음의 응어리도 풀어지는 걸 느꼈다.

5. 에필로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내 말 한마디로 누군가는 크게 상처받았을 수 있으니까. 그들에게도 진심으로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연락이 닿으면 그 모든 사람들에게도 용서를 구하고, 또 용서 해주고 싶다. 이런 시간들을 통과하면서 조금은 더 성숙해진 것 같아서 스스로 대견하고, 뿌듯하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용서 구하고, 용서 해줄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용서할 수 없는 행동도 있을테니까. 하지만 그런 환경을 만든 우리들에게도 잘못은 있다. 무조건 용서하자는 게 아니다. 나를 위해, 사회를 위해 용서는 필요하다. 마음을 독을 풀어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가장 먼저 용서를 구해야 하는 사람들은 기득권들이다. 끝으로, 억울한 수감생활 동안 세상을 원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껴안고 자기를 수련했던 넬슨 만넬라나 신영복 같은 분들을 우리는 진심으로 존경한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계신가요? 그 사람을 깊이 생각하고, 용서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위로가 되고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민노씨는 이 말이 싫다고 하는데요. 저는 사랑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김나은입니다. 우리 용서하고, 사랑해요! ㅋㅋ"

* 사진은 '더나은씨의 쿠'에 수록된 문패 사진입니다. 사실 이 인터뷰(?)는 나중에 정리하려고 했는데요. 뭐, 그러다가 블로그에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긴 하지만... 나은씨가 편집하지 않고 '쿠~'에 그대로 올리는 바람에 여기에도 정리해서 부랴부랴 올립니다. ㅡ.ㅡ; 제가 정리되지 않은 글에 대한 강박 비슷한게 있어서리...

그런데 다른 밀린 글들이 너무 많군요! 인터넷 주인찾기 시즌2. '해적이 온다'의 준비모임 회의내용도 어서 올리겠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은 물론이고, 지지난 주 목요일 것도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네요. 지송. ㅡ..ㅡ;; 다시한번 추석 잘 보내시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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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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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왕 2010/09/20 22:09

    정말 살면서 꼭 필요한게 용서인데.
    쉽게 못하고 지나가죠.

    더나은씨 대단하십니다.

    더나은씨의 행복을 빌어봅니다
    화이팅!!!

    perm. |  mod/del. |  reply.
    • THE나은 2010/09/23 03:48

      와우, 고맙습니다.

      제 행복을 빌어주시다니, 덕분에 힘이 마구 납니다.마구마구.

      왠지, 이번 가을 너무 행복할 것 같아서 기쁩니다^-^

  2. 물어 2010/09/21 00:09

    민노씨 더나은시 추석잘보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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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나은 2010/09/23 03:47

      여긴 제 블로그가 아닌데,
      제가 왜 이러고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제 이름 나왔으니까..
      답글 달고 가야징.ㅋㅋ
      고맙습니다~ 추석 잘 보낼게요.

      달님,별님,햇님께 소원 비시고 항상행복하세염
      전 무진장 빌었어요.ㅋㅋ

  3. 아거 2010/09/21 01:16

    맨 밑의 사진속의 나은님은 참이슬처럼 영롱하시네요. ^^
    이야기 즐거웠어요. 행복한 추석 보내시고 보름달만큼 큰 행복품으시길..

    perm. |  mod/del. |  reply.
    • THE나은 2010/09/23 03:46

      고맙습니다. 헤헤.
      저 사진 찍은 때가 겨울이었는데,
      다시 겨울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이번 추석엔 달님에게 무진장 소원을 빌어대서,
      달님이 지겨워하시는 듯 해요.ㅎㅎ이렇게 소원을 열심히빌어본게 언젠지, 아마 처음인것 같네요.ㅎㅎ

      저도 대화 무척 즐거웠어요.
      아거님도 아름다운 추석, 행복한 2010년 아니 그 이상 보내세요.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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