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백 런치세트 / w호텔 숙박권까지!  T world에서 킹카&퀸카의 연애를 따라잡자~
한 통신사 홍보 메일 제목이다.

연애에 대한 상상력이 아우슈비츠의 앙상한 나신처럼 발가벗겨지고 있다. 점점 더 연애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W호텔로 치환된다. 그게 킹카/퀸가를 따라잡아야 하는 우리시대의 표준답안이다. 이제 가장 감미로운 사랑의 밀어는 홍보문구와 서로 몸을 바꾼다.  연애는 붕어빵 기계의 뚜껑 뒤집기 같은 것이 되고, 통신사 홍보문구가 되며, 연예인 뒷담화로 피어나는 관음적 상상력이 된다. 이런 붕어빵 같은 시대가 숨막힌다. 그러다가 문득....

너는?
금자씨 뛰쳐 나오시고, 나즈막히 대사 한방 날리시면...

나나 잘할게요, 쓰미마셍.
몇년째 연애도 못하고 있으면서 무슨... 

W호텔에서 붕가붕가하는게 발렌타인데이 킹카&퀸카의 최대 목적인거임? 그런거임?
아, 동의함! 아리가또!!


추.
가즈랑 2010/02/08 18:07
전 돈 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호텔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는 건 솔직히 부럽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저도 호텔에서 느긋하게 시간 보내보고도 싶고요. 민노씨가 화내는 것은 아마도 저같은 사람의 욕망을 비판한 건 아닐껍니다. 그런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를 가리킨 거겠죠? ㅎㅎ 전 저런 제목가진 메일오면 그냥 스팸인가보다 하는데 이렇게 글로도 적어보셨네요.

저도 애인이 있고, 돈이 넘치면 호텔에서 우아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죠.^ ^; 혹은 특별한 날이라면 호텔에서 낭만적인 영화 속 한장면을 재현(?)하고픈게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이상한 감수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화난(?) 이유는 이렇습니다. ^ ^; 솔직히 화가 난 건 아니고, 좀 어처구니가 없달까, 짜증이 난달까..

우선은 연애라는게 무슨 1. 햄버거집 2. 패밀리 레스토랑 3. 호텔... 이런 계단식 신분상승으로 규격화되는 듯한 저 촌스런 광고문구(와 그 내용..을 보면 단계별이네요... 제가 가끔 이런 이멜도 훑어보기도 합니다... ;;;)에 짜증이 났고요. 특히나 "킹과&퀸카의 연애를 따라잡자"는 문구에는 그 짜증이 치솟았더랍니다. 이노무 나라에선 연애도 무슨 누구 따라잡고, 흉내내는건가... 싶은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연애라는 사회현상(?)에 모방심리가 잠재되어 있다는 건 충분히 인정하지만, 킹카/퀸카라는 이 저렴한 상징조작의 대상이 되는 느낌이랄까... 좀더 인간적인 드라마(?)를 상상해내지 못하고, 이 시대의 욕망에 그저 기계적으로 충실한 저 문구들이 소름끼친달까... 뭐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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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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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ince 2010/02/08 16:25

    오빠 믿지...?

    ...가 메커니즘에 빠질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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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8 19:26

      누나 믿지...?
      ....요런건 없나요? ㅡㅡ;;;
      (본문의 메커니즘이라고 썼던 부분은 추고과정에서 했습니다. ^ ^;; )

  2. So.. 2010/02/08 16:28

    대기업 광고멘트가 참 저렴하네요 -_-;;;;;;;;;;;;
    작년 여름 <한겨레 21>에서 '88만원 세대의 사랑'이란 커버스토리를 다뤘던 게 문득 생각난다는. 연애도 결국 하나의 '소비'로 취급되는 세상은, 정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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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8 19:31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애란 특히나 소비와 불가분이죠. ^ ^;;
      소비를 부추기는 가장 매력적인 유혹기제가 연애를 둘러싼 다양한 상품친화적 에피소드들이고요.
      그것 자체가 전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양께서 적절하게 논평하신 것처럼 너무 "저렴"한 느낌이라서요.

      (... http://minoci.net/1068 )

  3. leopord 2010/02/08 16:33

    여전히 연애는 조건과 스펙의 문제만은 아닐 거라고 믿고 있지만, 그게 자본주의와 엮이면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는 종종 절감하게 됩니다.

    http://leopord.egloos.com/4322783

    예전에 썼던 글이 하나 떠올라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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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8 19:34

      물론 (연애를 둘러싼 매개)상품의 가격(?)이 가장 본질적인 국면이겠지만, 이건 상품의 '포장'도 개차반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리...;;;;

  4. Hwoarang 2010/02/08 16:43

    스펙이 받쳐주지 않으면 연애도 할 수 없다는 진리를 몸으로 체감 중인 사람들은 이제 서서히 연애에 대한 마음 자체를 접게 되지요... 자본주의가 낳는 아이가 없는 세상 그 악순환의 시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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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8 19:36

      저는 여전히 공짜 연애/공짜 섹스주의자라서리....;;;;
      (... http://minoci.net/1068 )
      아직 희망을 갖고 살고 있스무니다. ㅡ.ㅡ;

  5. 가즈랑 2010/02/08 18:07

    전 돈 있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호텔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는 건 솔직히 부럽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저도 호텔에서 느긋하게 시간 보내보고도 싶고요. 민노씨가 화내는 것은 아마도 저같은 사람의 욕망을 비판한 건 아닐껍니다. 그런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를 가리킨 거겠죠? ㅎㅎ 전 저런 제목가진 메일오면 그냥 스팸인가보다 하는데 이렇게 글로도 적어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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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8 19:36

      가즈랑님의 솔직담백한 논평에 대해선 본문에 가필했습니다. ^ ^;;

  6. Carrot 2010/02/08 19:32

    사실 가장 멋진 데이트는 도서관 데이트라고 생... (이 덕후 기질은 어디서도 안 없어지는구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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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8 19:38

      도서관 데이트 좋죠!
      저는, 이름은 들어보셨나 몰라, 보건데이트라고....ㅎㅎㅎ
      이게 저희 아버지/어머니세대(박정희 시대)에 유행했던거라는데, 산책하는 걸 참 좋아합니다.

  7. 민노씨 2010/02/08 19:38

    추. 부분 본문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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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nassol 2010/02/09 08:11

    글을 읽으면서 웃음이 키득 났는데요, 생각해보니 무척! 씁쓸하네요. 공감이 많이 갑니다. 연애도 관계도 결국은 이렇게 이용당하네요. 많은 분들이 이런 게 연애에 대한, 관계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누가 회사에 대해서 얘기했는데요, 이번에 뭔일이 잘 안되면 자기 자리가 위험한데 혼자 나가지는 않겠다, 뭐 이렇게 은근 협박을 하더래요. 잘하면 돈 더주겠다, 못하면 자르겠다, 사람에게 동기부여하는 방법이 이 두가지밖에 없다고 믿는 그 회사에 과연 어떤 미래가 있나 싶었어요.

    이 글을 보고 왜 그 회사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아마도 사람, 사랑, 관계 이런 복잡다단한 것들을 너무 단순하게 퉁쳐버리는 게 공통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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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9 18:03

      나솔님의 댓글은 그야말로 블로깅하는 보람을 일깨워주는 고맙고, 반가운 댓글이네요. : )

      극도의 소비사회에서 연애라는 매혹적인 테마가 그 상품의 매개로 소비되고, 재가공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방식이 너무 짜증스럽달까요? 소비도 문화일수 있다면, 아니 그래야 한다면... 이런 저렴한 방식보다는 좀더 고양된, 폼나고, 낭만적인 방식이 고민되면 좋겠어요.

      "퉁쳐버리는"이라는 표현이 참 재밌네요. ㅎㅎ.

  9. ㅋㅇ 2010/02/09 08:54

    "그래, 연애가 마지막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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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2/09 18:05

      큰 따옴표를 쓰신 걸로 보면 누가 그런 말을 하셨나보죠? : )

  10. silent man 2010/02/15 03:39

    언제쯤 애인과 호텔에서 느긋하고 질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인가...으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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