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도리 블로그에 기본적으로 관심과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이런 글도 쓰는 겁니다. 혹여라도 이게 무슨 감정적인 것으로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별로 그런 찌질한 감상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직관적 감상을 갖기 전에 수고스럽겠지만, 제 그동안의 블로깅을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괜한 사족 같아서 뻘쭘하지만, 혹여라도 있을지 모르는 불필요한 노이즈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해해주시고,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물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춘 적극적인 비판은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기업은 미디어 컴퍼니가 될 수 없는가? (미돌)
http://www.midorisweb.com/581

민노씨 2009/12/11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엽적 이견(가령, 여론의 "관리"라는 표현에서 은연중 드러나는 통제적 마인드. 최소한 수사적으로나마 이런 표현은 순화?해야 하지 않나, 혹은 적극적으로 좀더 다른 철학을 제시/반영할 수 있는 표현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이 없지 않지만 웹상 의견/정보 공개행위는 PR(단순한 홍보가 아닌, 아거님께서도 강조하는, 본래적 의미의 '대공중관계')활동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원론적으로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의미있는 시사점도 주는 것 같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일방적인 홍보 마인드'가 지배적이라고 느낍니다(이는 구체적인 재료들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서 그저 인상적으로 그렇게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PR 행위가 그저 감성적인 '포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자사 제품에 대한 과장이나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라, 좀더 발전할 수 있다는 '수정 가능성'(이 기업은 최소한 소비자의 의견을 귀기울이고, 지금은 좀 부족한 제품을 내놨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좋은 제품을 내놓겠군.. 하는 그 '기대감')의 영역에서 좀더 적극적인 혁신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미돌 2009/12/12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이 블로그에서 기본적으로는 블로그 관리가 아니라'릴레이션'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위 내용 중 위기의 내용은 매경 기사를 인용하다보니 '관리'라는 말이 들어갔네요. 저도 위기가 관리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구요, 오히려 예방이 더 중요하겠죠.

과거와 달리 PR 2.0시대에는 통제에서 관계의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개인의 말은 쉽게 의심없이 믿으면서 기업이 이야기를 하면 색안경을 끼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부터가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기업에 몸담아보지 않은 분들의 예상치에 근거한..) 기업도 솔직할 수 있는 한계를 점점 늘려나가야겠지만 말입니다. 민노씨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 위 댓글 대화를 위 해당 글이 있는 댓글창에서 이어가려다가 혹여라도 이 대화에 관심있는 제 블로그 독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글 자체로도 좀 길어져서 제 블로그에서 대화를 이어 갑니다.

1. 저는 "위기"는 당연히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것과 "여론을 관리"하는 것은 공통분모가 있을지언정, 그 관점과 철학은 대단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위 인용하신 매경 기사는 해외의 구체적 사례와 우리의 관행적 체험치에 따른 '인상들'을 대조시키면서, 좀더 솔직한 '관계'를 중시하는 해외사례(노키아)를 시사점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표현들에서 여전히 모순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그걸 인용한 미도리님의 글에서도 그런 모순의 흔적이 없지 않다 느꼈고요(이게 물론 지엽적 꼬투리 잡기라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요. ^ ^). 관리/통제적 마인드의 관성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해외의 '선진' 혹은 '유행'이라는 것만을 피상적으로 인용하는 것 같다는 그런 아쉬움이랄까, 균열감이랄까를 미세하게나마 느낀 것입니다.

2. "기업에 몸담아보지 않은 분들의 예상치"라는 지적(표현)은 PR하시는 분으로선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업이 이야기하면 색안경 끼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부터가 편견"이라구요? 판단 기준은 '소박한 소비자'이지 해당 기업의 종사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떤 취지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한편으론 이해가 되지만, "기업이 이야기를 하면 색안경 끼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건 평범한 소비자들의 당연한 체험적 관성이라고 해야지(그러니 그 책임이 지금까지의  기업의 일방적 홍보 관행에 존재한다고 해야지), 그런 현상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리거나, 혹은 너희들은 전문가가 아니라서 몰라, 이런 식으로 반문, 혹은 아쉬움을 표한다면, 저로선 그 관점에 대해선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그간의 사정(단순히 블로그 매개 마케팅의 조악한 풍경을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니지요)을 뻔히 알만한 분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정말 의아합니다. 이런 보편적 인식의 평균치를 제공한 것이 정말 소비자의 억지스런 의심/편견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그동안 일방적으로 축적되고, 관성화된 기업의 계몽적/현혹적/통제적 홍보방식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당연히 후자에 훨씬 더 큰 책임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최근 저질 광고의 극악치를 보여준 "T옴니아2 광고. http://journalog.net/coolpint/21231 "는 우리나라의 PR 현주소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요? 이런 광고들은 당연히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의심('억지스런 편견'이 아닌)을 형성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추.
1. 매경 기사 짤방은 지우셨나요? 분명히 제가 처음 본문을 접했을 때는 그 기사에 수록된 간단한 표양식의 짤방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혹여라도 그러셨다면, 제 나름의 적극적 토론 상황에서의 블로그 수정 원칙에서는 아쉬움이 있네요.
2. 우클릭 제한 설정하셔서 제가 쓴 댓글 긁어가는 것도 쉽지 않네요. 저 개인적으론, 이건 그저 주관적인 견해인 것만은 아니지요(그러니 편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CCL + 우클릭 제한 설정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관계"의 PR을 이야기하시는 분께서 이런 설정을 유지하고 계신 점은 아쉽네요.
 

* 관련추천
블로거 아거가 말하는 블로그와 PR : http://www.minoci.net/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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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f (@emailer) 2009/12/13 02:44

    민노씨의 지적에 적극 공감합니다. PR 담당자 분들의 여러 블로그를 보면서 훌륭한 내용과 그 식견(insight)에 감탄하게 되지만, 간혹 일반 소비자를 "우매한 대중" 혹은 "설득 해야만 하는 (피동적) 객체"로만 보는 시선에 불편함을 감추기 어렵더군요.

    뭐, 좀 다른 이야기긴 합니다만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새로운 형태의 SNS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의 감정이란 바로 이런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덧말 / 12.13 02:35) 제가 공감을 표현한 부분은 "기업이 이야기하면 색안경 끼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부터가 편견"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달린 댓글들을 읽고 다시 본문을 읽으면서 (처음에 읽을 때는 스쳐 지나가다시피 했는데, 정말 글을 정독하는 버릇을 빨리 들여야겠습니다) "1번" 문단에 대해서는 약간 이견이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제 어줍잖은 생각에서 보면 "위기관리"라는 말 자체가 "여론관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여론관리"라는 말 자체만 떼어놓고 보면 말씀처럼 강제적 혹은 일방적인 여론조작의 인상이 들지만, 위기관리와 여론관리의 "관리(management)"라는 단어에 "영향을 주는 (to influence)"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고해 본다면, "여론에게 악화된 이미지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해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제가 PR 전문가로 "기업에 몸담아보지 못한" 일반 소비자이니 "일개 루저"의 발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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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15 07:31

      답글이 늦어져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오랜만에 제프님 댓글을 접하니 반갑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 )

      추가해주신 말씀의 취지에도 공감합니다.
      다만 어떤 사람이 '자연스런 용어'로 쓰는 그 말에는 그 화자의 문제의식이 은연중 반영되기 마련이라는 당연한 추론과 함께, 그 용어가 담고 있는 세계관에 대해 고민을 갖는 화자라면 당연히 다른 표현/용어를 고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서, 저로선 미도리님에 대한 동료적 애정의 차원에서 쓴 글입니다.

  2. 김원철 2009/12/12 20:34

    CCL + 펌방지 해놓은 1인 -_-;;
    옛날에 쓴 몇몇 글을 블로그로 옮겨오면서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요, 일반 저작권법을 따르는 글을 보호하려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나중에 시간 내서 CCL/정보공유라이선스 적용한 게시물을 개별적으로 펌 방지 설정한 다음 전체 펌 방지는 풀어야 할 텐데, 일단은 펌 방지 상태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좀 무책임하지만 어차피 능력자는 알아서 퍼간다능..;;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12/15 07:34

      그런데 정말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원철씨 글이 정말 맘에 들고, 아주 호의적인 취지로 그 글 전부 혹은 일부를 (하다못해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보관하고 싶어서) 복사하려고 해도 그러지 못할 수 있잖아요? 물론 저 같은 별로 능력자도 아닌 사람도 우회하는 방법을 알지만, 의외로 웹 초보자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3. 미도리 2009/12/12 21:12

    조목조목 대응하고 싶지는 않고 몇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불편함이 매경 기사로 기인한 것 같고 그 기사는 사실 저도 100% 동의하는 내용은 아닌데 기업의 관점에서 정리가 된것 같아 인용한 것입니다. 수정 및 삭제에 대해 제 블로그에서는 민노씨 님만큼 완벽한 가이드는 없는지라...제 판단으로 흐름상 오해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아 삭제했습니다. (급히 발행한 포스팅은 역시나 미세한 균열이 -,.- ) 블로그에 대해서 기업과 개인의 관점은 접근 방식과 해석이 다를수밖에 없고 그부분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긴 토론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PR과 광고는 본질이 다른 걸 아실텐데..이 이슈에 옴니아2를 이 포스팅에 끼워넣으신 의도가 참..궁금해지는군요..언급하신대로 저와 민노씨님의 오랜 우정에 원치 않는 오해가 생길까 우려됩니다. 언급하신 부분은 잘 곱씹어보겠습니다.
    [덧]직접 작성하신 댓글은 수정 버튼을 누르면 복사가 가능합니다. 제 블로그를 통채로 퍼간 분이 있어서 금지를 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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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12/15 07:46

      저로선 위 제프님 댓글에 답글로도 썼지만, 이 글은 미도리님에 대한 동료적 애정의 차원에서 쓴 글입니다.

      조목조목 대응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시니 좀 서운한 마음도 들지만, 저 역시 너무 깐깐하게 글 전체의 취지가 아닌 댓글 대화상의 꼬투리(?)를 글감으로 삼은 것 같아 소소한 이견에 대해선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미도리님과의 긴 토론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고요. : )
      (혹시 스카이프 쓰시나요? 스카이프를 통해서 아주 경제적으로 공간 제약 덜 받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다만, PR와 광고의 '학술적 의미와 그런 문자적 세계에서의 접근방식상 차이'를 양자의 "본질"이 다르다고 말씀하신 부분은 아래 이슬뤼님께서 (저 대신?) 답하신 그 해당 댓글 취지에 저 역시 대체로 공감하고, 또 미도리님께서 이슬뤼님 댓글에 공감을 표한 바(이것이 'PR'와 '광고'에 대한 이슬뤼님 설명에 대한 공감까지 포함하는지는 미지수이지만요), 저로선 처음에는 이 부분에 대해 제 입장을 상술하고 싶었지만 이것 역시 략할까 싶습니다.

      추.
      언젠가 댓글대화 중에 제가 TNM에 대해 적대적 편견을 갖고 있다는 어조로 말씀하신 적 계신데요. 그 해당 답글에 다시 댓글을 달까 싶다가 관뒀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어떤 블로깅의 자료를 갖고 그런 인상을 형성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그것이 아주 잘못된 인상형성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만(ㅎㅎ), 저는 대체로 TNM 정도면 '양반'이라고 생각하고, 또 산업적으로도 TNM의 시도가 성공하길 바라는 입장입니다. : ) 물론 TNM의 한영 대표가 블산협 대표이자 핵심 주최자로 참여한 듯한 최근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는 아주 심하게 '개판'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요.

  4. icelui 2009/12/13 01:48

    '관리'라는 단어에 대해선 얼마든지 이견이 존재해도 되는데 미도리 님께서 너무 방어적으로 반응하신 게 아닌가 싶네요(제 주관적인 판단이지, 잘못 대응했다는 평가 같은 건 아닙니다). 저는 현실적으로 여론을, 그리고 위기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생각되고 그것이 관성적으로 ─ 위기를 은폐하고, 대중의 인식 경로를 통제하는 관행(? )으로─ 존재하는 것 못지 않게, 기업 경영의 한 방편으로 ─ 위기를 분석하고, 대응법을 찾아 실행하는 ─ 존재하기도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민노 씨가 읽어낸 맥락에 담긴 부정적 요소를 뚜렷하게 인식하면서도, 그러나 다른 단어로 일부러 바꿔 표현했을 때 그런 태도가 수사적 제스처로 이해될 수 있는 가능성 못지 않게 본질을 흐리는 정치적인, 그리고 우회적인 태도로 비판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관리'라는 단어의 사용을 그렇게까지 비난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기업이란 이윤을 최대의 목표로 하는 조직이고, 적은 비용으로 많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걸 뻔히 아는데도 대단히 의식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이슈의 파생과 유행에 의도적으로 간섭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건, 뭐랄까, 제 관점에서 보자면 '이뤄지길 바라지만 그러나 이루어질 수 없는,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엔 이런 변화가 세상의 다른 요소들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정말 바람직하게 성립되었는지를 오히려 경계해야 할' 그런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사회적기업 같은 부류라면 또 모를까, 일반적인 기업이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전 아마도 아직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곧 종말이 다가오려나 보다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기업의 소비계층의 보다 의식화되고 작위적인 이슈의 유통을 자발적으로 ─ 그리고 그런 자발적 움직임들에 기업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조직화되어 ─ 거부하는 단계에 이른다면 그런 '관리'는 스스로 자멸할 것이고 저로서도 별로 놀랍게 여기지 않겠지만, 당장의 입장은 그렇습니다. 부정적인 어휘 사용에 담긴 부정성을 일깨우려는 의도로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요구는 어쩌면 강요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다른 경우긴 하지만 이런 예를 들어보죠. '낭만(浪漫)'이란 단어는 본디 불어의 Romantisme을 일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roman과 발음이 유사한 '로우망'이라는 음차를 통해 '로우망'이라는 발음을 가진 한자어를 끼워넣은 게 기원입니다. 그것이 그대로 한국에 도입되어, 그 한자를 발음나는 대로 읽어버려 원어와의 관련성은 완전히 상실해버린 '낭만'이란 단어가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고 이 사실을 아는 저는 되도록 그 단어의 사용을 지양하고자 하지만 그러나 완벽하게 그러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가령 '낭만고양이'란 노래 제목을 '로망고양이'로 바꾼다면 그 어감이 동등하게 전달될까요? 혹은 '낭만적이다'란 말로 표현되는 많은 상황이 '로맨틱하다'는 식으로 바뀐다면 그 뉘앙스가 동일하게 유지될까요? 관용적으로 사용된 데다가 나름의 역사가 쌓이면서 독특한 뉘앙스를 갖게 된 단어이니만큼 위에서 제시된 '관리'라는 단어의 문제점과는 경우가 다소 다르긴 하겠습니다만, 경계할 건 경계하되 가장 부정적인 의미로라도 그 말이 갖는 실효성은 인정해야 하고, 그런 관행을 바꾸기 위해선 말을 바꾸는 게 먼저이기보단 그 말을 둘러싼 현실을 바꾸는 게 옳다는 제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예시로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편견'이란 단어에 대해선 두 분 주장이 모순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신뢰를 주지 못한 건 주지의 사실이고 그를 바탕으로 형성된 선입견은 기업이 먼저 나서서 바꾸어야 할 일이지, 소비자에게 그 안경부터 벗으라고 요구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을 만나서도 못 알아보는 일이 없게 하려면, 자신이 쓰고 있는 안경이 너무 짙은 색을 띠고 있진 않은지 때로 고민해보기도 해야 할 겁니다. 근거 없는 편견이 아니라든지, 그리 합리적인 관점은 아니지 않느냐는 식으로 누가 먼저 양보할 것인지만 따져서는 변화를 만들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 진정성부터 의심하는 편견을 걷으라는 말을 바꿔 진정성 있게 다가설 때는 부디 안경을 벗고 지켜봐 달라는 표현으로 고치는 게 좋을 것 같고, 아직도 이렇게나 저질스러운 광고/홍보가 ─ PR과 광고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은 원론적으로는 옳은데, 국내 홍보환경이 소비자에게나 그리고 때로는 기업 입장에서도 (PR이라기보단 PR을 홍보에 포함시켜버리는 조직구조를 고려했을 때) 홍보/광고를 그렇게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기 때문에(특히 저질스러운 광고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PR의 일종인 위기대응을 은폐와 무시로 일관하는 저질스러운 경우가 워낙 빈번한 점에서), 옴니아2 광고를 여기에서 언급하는 것은 그런 현실의 반영으로서는 유효한 것 같습니다 ─ 존재하는 게 한국의 PR 현주소가 아닌가 하는 질문도 차라리 그런 사례를 반증할 수 있는 긍정적 예를 제시해달라는 온건한 요청으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어떤 기업들은 좀 더 나은 PR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그 실례를 제시하는 것으로 미도리님의 의견은 호소력을 가질 수 있으며 민노 씨 역시 국내 PR 환경에 대한 좀 더 균형 잡힌 ─ 지금의 관점이 너무 한쪽으로 쏠렸다는 평가는 아닙니다, 개연적으로 그럴 수 있다는 가정일 수는 있지만서도 ─ '인상'을 갖게 될 테니까요.

    (여기서 논의된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는 자연히 '양치기 소년'을 떠올리게 하네요. 소년의 말에 사람들이 다시 귀를 기울일 때까지는 소년도 불평 않고 노력해야 할 것이고, 주민들도 다시 양을 잃지 않으려면 소년을 다시 신뢰할 필요가 있지요. 비유를 하는 중이므로, 더 튼튼한 울타리를 지으라든지 다른 양치기를 데려오라든지 아니면 양을 키우는 대신 다른 생산체계를 갖추라는 등의 애매한 언급은 배제하겠습니다. 양이 가리키는 건 소비자의 신뢰가 되겠지만, 늑대는 글쎄요……. 애초에, 늑대가 나타났다고 줄곧 거짓말을 한 양치기 소년을 놓고, 정직한 홍보 대신 기업이 과대포장에만 전념해왔다는 점에서 동일시해도 좋다는 전제에 동의한 다음에야 이 비유가 흥미로울 수 있는 거니까, 중요하지도 않은 늑대야 아무려나, 뭐.)

    이 정도를 짚고, 이제 기업 블로그/PR, 그리고 좀 더 널리 쓰이는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생각을 얘기해야겠습니다. 노키아 사례는 블로그 마케팅의 긍정적 사례로 워낙 자주 제시되는데, 반대로 ─ 제가 관심이 없는 까닭도 큽니다만 ─ 노키아 외에 사례는 거의 들어보지 못한 게 기업 블로깅의 현주소인 것 같습니다. 노키아가 보여주고 있는 개방적이고 즉각적인 소통은, 기업 블로깅의 이상적인 형태임에도 대다수 기업들은 거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그런 전면적인 태도 전환을 꺼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기업은 시장에 민첩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건 상싱적으로 생각해도 당연한 일이지만. 현실은 이론과 다른 여러 배경 요인으로 인해 시장 반응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경우가 더 빈번한 것 같습니다). 보편적으로 인정될 만큼 기업 블로깅의 바람직한 확장이 전개되지 않는 한, 한국 기업들의 미적지근한 웹 소통 방식으로 '대중과의 관계가 개선되기는(Public Relation)' 어렵지 않을는지요. 블로그가 또 다른 광고의 틀이라는 생각으로만 접근해서는 아마 영영 바뀌지 않을 겁니다. 보도자료를 찾아볼 소비자의 수치는 결코 유의미한 정도에 이르지 못할 것이고, 흥미로운 기업의 일화나 뒷얘기들도 대단히 한정적인 소비자 그룹에서만 유통될 것입니다(경품 이벤트로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는다면). 또 기업 블로그에 올려진 포스트가 대중매체에서 재이용되는 것은 보기에 따라선 저널리즘의 게으름에 절망감을 느껴야 할 대목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절망은 우려에 그치지 않고 현실로 나타나는 게 한국 언론의 현실이지요. 그럼에도, 게이트키핑과 같은 장벽을 넘어 기업이 소비자에게 말을 걸 통로가 생겨난다는 건 대단히 중요하고, 그런 스토리가 언론의 주목을 끌어 매스미디어에서 부활하는 것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일인 건 사실입니다. 단지, 그것이 또 다른 ─ 기업의 임원진 등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 게이트키핑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순환론적 문제가 여전히 남습니다. 기업은, 기업이기 때문에 그 나름의 편집과 검열을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슈의 강력한 통제가 있을 수도 있죠. 그 모든 점을 고려해도 언론에서 자유로운 소통채널의 가치 자체는 부인할 수 없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선 기업이 좀 더 솔직했으면 하는 게 사실이고, 기업이 솔직하게 말을 걸어올 때 그것이 정말 가감 없는 진심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근거도 제시되길 바랄 겁니다. 거기까지 나아갔을 때 비로소 기업 블로깅이 '포장'이 아니냐는 의심은 스스로 걷어질 테지요.

    이게 노키아의 사례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한 기업 블로그는 고객이 제시한 의견이나 의문에 대해 기업 내 해당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답변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반응이 대단히 좋았다고 합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고객과 또 동종업계의 다른 전문가들과 토론이나 토의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블로그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결국 떨어지긴 했는데 모 카드회사의 취업을 준비할 때, 네이버의 신용카드 관련 카페와 DC인사이드의 신용카드 갤러리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 보며, 고객들은 신용카드를 발급하면서 어떤 사전지식을 갖고 있고, 어떤 사람의 도움을 원하며, 어떤 서비스에 주목하고 어떤 지출에 ─ 수수료? 연회비? ─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어떤 상품은 왜 낚시카드로 지탄받고 반대로 어떤 카드는 명품카드로 추천되는지 등, 생각할 거리가 아주 많았습니다. 고객을 교묘하게 현혹해서 더 많은 지출을 하면서도 더 많은 이득을 거두리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낚시카드 같은 방식을 취하지 않으면서, 체리피커들(최소한의 대금만을 지불하여 충족요건을 채운 뒤 다양한 혜택을 누리는, 기업의 수익구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용자를 지칭)의 증가로 기업에 수익 대비 많은 지출을 부담케 하는 이른바 명품카드를 개선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공간으로 기업 블로그를 이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카드에 대한 이해가 높은 체리피커들은 오히려 소비자와 기업이 서로 만족할 만한 카드 상품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사실 많은 소비자는 그렇게까지 공을 들여가며 카드를 만들지 않고(네이버 카페 회원수나 신용카드 갤러리의 장점적 이용자 수치가 전체 카드 소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주 미미할 겁니다), 소비자가 그런 태도를 유지하는 한 기업 역시 애써 소비자 친화적인 대화 공간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체리피커는 언제까지나 기업의 골칫덩이로만 남을 거고, 한번 재미를 본 기업들은 더욱 정교한 낚시카드를 만드는 데 기업 블로깅에 투자할 수도 있었을 여력을 돌리겠지요. 제가 도달한 상황인식은 그렇습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변하려고 하지 않겠지만, 소비자가 더욱 귀찮음을 무릅쓰고 번거로움을 감수하지 않으면 변하려는 기업조차 의지를 잃을 겁니다. 그런 제 편견을 깨고, 제가 바랐던 기업 블로깅이 결과적으로는 옳았다고 증명된다면 좋겠는데, 그게 옳은지도 모르겠고 만에 하나 옳다고 쳐도 현실화하기나 할지 의문스럽네요.

    덧. 깜빡 적지 않아 적을 공간을 놓쳤는데, 위에 언급한 기업의 전문가들이 블로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은, 인적 자원의 활용 흐름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또 블로깅의 주체가 여러 사람으로 나뉘어질 경우, 논점의 혼란, 기업의 블로깅 원칙에 반하는 의견 도출(블로깅에 대한 감각이 없는 엔지니어가 기업에 불리한 정보를 무심코 답변할 가능성) 등의 문제도 생깁니다. 이런 점도 기업에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모든 요소를 감안하면서도 그런 시도를 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건 감히 제가 답할 수 없는 문제네요. 어쨌든 이런 난점에도 불구하고 기업 블로깅을 하려면, 우선 블로그 관리자를 제한된 대상으로 한정하라는 ─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할 때도, 자문을 구하되 최종적인 글 작성자는 그 한정된 사람의 손을 통해 자체적인 블로깅 원칙을 준수하면서 이루어지게 하라는 ─ 조언을 읽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아마 PR 업계에서 일하는 분의 블로그에서 본 글 같은데, 잘 기억이…….)

    덧2. 일전의 글을 히로시마에 투척된 원폭급으로 비유하셨는데, 오늘 제가 일본 열도 하나는 날리고도 남았겠다 싶습니다. 써놓고 다시 읽어보는데 제가 다 질리려는 참이니, 원. 트랙백으로 바꾸려다가, 처음의 두 문단이 본문과 너무 밀착해 있기 때문에 트랙백을 하면서 그 부분들을 다시 인용하면 더욱 무지막지한 길이가 되버리겠다 싶어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ㅇ_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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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도리 2009/12/13 07:19

      댓글을 몇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저와 민노씨님 사이의 깊은 인식의 골을 잘 설명해주신 것 같군요.
      기업의 현실도 사실 말씀하신 많은 부분 사실이고 그 사이에 기업 블로그로 불신에 찬 고객과 대화한다는 것이 정말 무모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기업 블로그가 '관리'가 아닌 '대화'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고 그런 진심이 과연 얼마나 잘 전달될지 한번 실험해볼 생각입니다. 멋진 댓글 감사합니다.

    • icelui 2009/12/13 11:29

      분량도 많고, 구성도 흐트러져 읽기가 지루한 글이었을 텐데 끈기 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업 블로깅이 뭐 많은 비용이 드는 일도 아닌데(비용보단 태도의 문제에 가까울 텐데), 보다 개방적이고 소비자와 완전히 다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실험적 기업 블로그가 나오는 걸 꼭 보고 싶네요. 그 실험이 새로운 파장을 낳으면 좋겠습니다.

      덧. 역시 리플이 달린 관계로 제 리플을 수정하면 선후관계가 바뀌기 때문에, 여기에 보충합니다. 중간에 '기업의 소비계층[의] 보다 의식화되고 작위적인 ……'은 '기업의 소비계층[이] 보다 의식화되고 작위적인 이슈의 유통을 자발적으로 거부하는 단계에 이른다면'으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또, '상싱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이 '상식적으로'로 바뀌어야 합니다.

    • 너바나나 2009/12/13 13:37

      =>진정성 있게 다가설 때는 부디 안경을 벗고 지켜봐 달라는 표현으로 고치는 게 좋을 것 같고,

      명쾌하구만요!

    • 필로스 2009/12/14 21:01

      트랙백을 거론하신 걸로 봐서는 블로그를 갖고 계신 것 같은데, 댓글 다실 때 링크 좀 걸어주시면 안될까요?
      요즘 민노씨네 블로그에 icelui님 댓글 구경하러 오는 재미도 쏠쏠하단 말입니다^^

    • 민노씨 2009/12/15 08:17

      icelui /

      1. "다른 단어로 일부러 바꿔 표현했을 때 그런 태도가 수사적 제스처로 이해될 수 있는 가능성 못지 않게 본질을 흐리는 정치적인, 그리고 우회적인 태도로 비판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점을 고려" ㅎㅎ.

      아주 예리한 지적이십니다. 다만 제 지적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층위의 기대를 표명한다고 내심 스스로 생각합니다. 1. 하나는 적어도 전문 PR인이라면 용어 사용에 신중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그 하나라면, 2. 전체로서의 PR업계의 행보가 좀더 적극적인 철학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다소 이상적인 관점에서의 기대였죠.

      그것을 "강요"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다소 양가적 감상을 갖게 되는데, 그런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적어도 현 블로그계를 그 장으로 한정하자면요) 이런 '이상적인 목소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론 진정한 관계의 PR을 추구한다면, 쓴소리, 혹은 억지소리마저도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랄까, '지혜'(?)랄까가 필요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물론 이것이 그저 형식적인 접대멘트를 구사하는 것이라면 정말 빵점 PR이겠지만요).


      2. "진정성부터 의심하는 편견을 걷으라는 말을 바꿔 진정성 있게 다가설 때는 부디 안경을 벗고 지켜봐 달라는 표현으로 고치는 게 좋을 것 같고"

      저 역시 아래 너바님의 간략한 논평처럼 대단히 공감하는 지적이신데요. 다만 "진정성"의 객관적 재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실질이 없는 그저 수사학의 차원에서 한정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PR이 상당부분 '말'로 이뤄진 것이긴 하지만, 그것의 물리적/객관적 뼈대가 되는 정책/원칙/입장 따위를 가시적인 차원에서 '소비자/독자/잠재적 시장의 대중'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게을러서 그런지 몰라도 별다른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런 차원의 아쉬움을 어필한 것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이슬뤼님께서 "기업 블로그/PR, 그리고 좀 더 널리 쓰이는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생각" 문단에 말씀하신 바에 대해 아주 공감하고, 저 역시 그런 취지를 표한 것입니다. "근거"라는 것이요.

      3. 최근 블로그에 읽은 글인데, 삼성/SK가 아이폰 출시 뒤에 T옴니아2 가격을 갑자기 다운시킨 사례에서 보여준 위기관리 방식과 거의 동일한 사례에서 애플 사례는 큰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삼성/SK는 콧방귀를 뀌었고,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직접 나서서(우리나라로 치면 이건희가 직접 나서서)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아주 현실적이고, 현명한 절충안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했죠.
      ( http://www.journalog.net/coolpint/20795 )
      왜 그토록 도도한 애플, 혹은 애플 이미지 그 자체인 카리스마 넘치는 스티브 잡스가 PR이 뭔지 아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런 세련된 PR 모습을 여기에서도 좀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그런 날이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지만요.

      4. 덧.1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럴 위험이 당연히 존재하지만, 그런 자유로운 '사람의 목소리'가 표현하신 "블로깅원칙"과 긴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게 일장일단이 있는 것이지만, 새로운 가치는 어떤 하나의 편향에서 생기지 않고, 그 모순되는 갈등하는 경계들에 존재하는 현실적합성을 갖는 창조적 에너지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5. 아래 필로스님처럼 제 블로그에 깊이있는 논평을 주시는 이슬뤼님 댓글을 보깅 위해 오시는 분도 계시니(ㅎㅎ), 일단 제 블로그에 논평을 계속 주시면 저야 고맙겠습니다....만, 그 댓글을 다시 이슬뤼님 블로그에 가져가서 포스팅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뒤에 트랙백 쏴주시면 되고요.

    • 민노씨 2009/12/15 08:21

      너바나나 /
      저 언제 전화 한번 해주시죠! ^ ^

      필로스 /
      필로스님 블로그에 진작 알려드렸습니다만, 필로스님과 같은 궁금증을 갖는 독자가 있을까 싶어 여기에서도 다시 이슬뤼님 블로그 주소를 알려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Le mneme de 'Teardrop'
      http://icelui.egloos.com

    • icelui 2009/12/19 10:38

      이만큼 덧글이 달릴 정도면 트랙백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다음부터는 댓글의 내용과 분량을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댓글에 적힌 글을 보니 과연 아주 유사한 상황에서 애플과 SK(/삼성)의 대응방식이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세련된 PR 기획을 만들 수 없어서라기보단, 그런 구상을 실행에 옮길 수 없는 구조가 더 문제일 것 같습니다(의사결정자들의 구태의연함). 그런데 그런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해 온 건 누가 뭐래도 소비자지요(사실 소비구조를 강력하게 통제하여 국내기업들을 보호해 온 정부가 그런 소비자들을 만들어 온 것이지만). 애플이 유난히 PR감각이 예민한 회사라서가 아니라, 고객의 충성도라는 게 브랜드 가치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잘 알고, 그 신뢰가 깨질 때 다른 대안을 찾아 떠나리란 것도 강하게 인식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국내의 경우 고객 충성도라는 게 관성적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 자동차로 치면 현대 자동차를 생각하면 그 현실이라는 게 좀 더 구체적으로 체감될 겁니다 ─ 이렇게 물러터진 PR정책들을 내놓는 것이겠죠. 그러니 소비자가 변하는 게 이상적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유일한 대안인 것 같습니다.

      소비자와 기업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가깝냐늘 두고 생각하면, 민노 씨는 제가 있는 것보다는 더 많이 소비자 쪽으로 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기업을 잘 알아서 그런 건 아니고, 막연히 기업생리를 추측해서 얘기를 하는 거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PR을 실행하는 입장인 기업에서의 일관된 통합홍보관리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제가 글을 썼다면 (가령, 음식에서 벌레가 나왔을 때 실무자가 '절대 그럴 수 없다, 소비자가 속인 거다!'라고 일갈하면 그게 120% 진실이라고 해도, 그게 소비자들의 신뢰로 이어질지 반발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지요. 그래서 홍보담당자는 '사실'보다도 소비자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하려고 할 겁니다. 이 때, 어떤 대답을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말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이 일관되게 진행되어야 기업 입장에선 가장 손해를 줄일 수 있겠지요.) 민노 씨의 댓글은 명확하게 소비자를 지향하는, 그 정도를 넘어서 일종의 (제 기준으로는) 예술적 관점을 향하는 느낌이 있네요. '모순하는 긴장의 창조적 소통'이라니, 우리는 삶이 그 자체로 예술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날이 오는 걸 ─ 작은 모임이나 운동이 아니라 가장 구체적이고 거대담론적인 경우에도 ─ 볼 수 있을지 어떨지. =)

  5. 비밀방문자 2009/12/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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